인기 높은 헌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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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서 살아보니ㆍ<19>] 150년 된 주택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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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의 도심 가까이 외스터브로 대로 중간쯤에는 매우 특별한 주거단지가 있다. 담장에 붙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2층짜리 긴 연립주택 건물들과 바로 마주치는데 바깥의 잡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오래된 주거지가 주는 아늑한 분위기에 그만 사로잡히고 만다. 문 옆에 붙어있는 동판에는 그 주택단지에 대한 내력이 쓰여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853년 여름 코펜하겐에는 콜레라가 돌아 약 5000명이 죽었다. 그래서 엘름 호른느만(Emil Hornemann)이라는 의사가 주도하여 콜레라에서 살아남은 서민들을 위해 당시의 코펜하겐 시 외곽에 새 주거단지를 짓기 시작했다. 건축가 빈데스 뵐은 (Bindesboell) 불과 몇 주 만에 설계를 완성하여 그 해 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 후 4년간 240가구분을 지었다. 1866~72년에도 공사가 재개되어 전체가 550 가구로 늘어났다."
  
▲ 전염병의 온상이 되는 열악한 주거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150여 년전에 지어진 주거단지가 지금까지 잘 보존돼 있다. ⓒ김영희

  이 주거단지의 새로운 점은 그 이전까지 없었던 유치원, 목욕탕, 회의실, 그리고 코펜하겐 최초의 생협 가게 등의 공공시설이 갖추어졌다는 점이다.
  
  이 의료협회 주택은 인도주의적인 공익주택 분야에서 획기적이었고, 그 후에도 공익주택 건설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오랜 토론을 거친 후, 1959년 이 구역이 역사적 건축단지로 선언되었고 1990년 대대적인 개보수를 시작하여 1996년 완성됐다.
  
  코펜하겐 건축 안내서에 의하면, 당시의 이 주택단지 발주처는 '서민을 위한 건강하고 저렴한 주택을 짓는 협회(의료협회)'라고 돼 있다. 1853년 콜레라가 돌 당시 코펜하겐 서민들의 주거사정은 매우 열악한 수준으로 비위생적이었고 비좁았다. 역병의 온상이 되는 이러한 주거사정을 개선하기 위해, 의사가 주도하여 새 주거단지를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노후되어 슬럼화 하는 서민주택은 자칫 재개발이란 명목으로 없애버리기 쉬운데 150년이 지나도록 보존해 온 것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몇 차례 보수를 해 오다가 마지막으로 1995~1996년 대대적으로 보수를 했을 때, 543가구가 들어있던 비좁은 기존의 연립주택을 243가구분으로 변형시켜 크고 작은 다양한 크기가 들어있는 현대식 연립주택으로 변신을 했다. 정원 또한 놀이터와 벤치와 조각이 있는 쾌적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도심에 가까우면서도 매우 한적한 느낌이 드는 이 주택단지는 이제 인기가 높아서 쉽사리 들기 어렵다고 한다. 그곳의 주민들도 매달 한 번씩 모여서 같이 식사를 하는 등 이 역사적인 주거단지에 대한 자부심과 연대감이 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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