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창당 선언…"타협과 봉합은 악"
'진보신당' 창당 선언…"타협과 봉합은 악"
"총선 정면 돌파해야 신당 원동력 생긴다"
2008.03.02 18:00:00
'진보신당' 창당 선언…"타협과 봉합은 악"
심상정, 노회찬 의원이 주축이 된 진보정당 추진 세력은 2일 새 진보정당의 이름을 '진보신당'(가칭)으로 확정하고 총선 전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어 심, 노 의원과 김석준 부산대 교수, 이덕우 변호사, 박김영희 장애여성공감 대표 등으로 구성되는 5인의 공동대표체제를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이로써 채 40일이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두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간의 진보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양측이 공히 '주적은 이명박 정부'라고 밝히고 있으나, 상호 견제와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어 자칫 '진보 내전'에 매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심상정-노회찬 "낡은 틀은 과감히 벗자"
  
  이 자리에서 심상정 의원은 "낡은 틀 안에서 안주하고 타협하고 봉합하는 실천은 악이다. 과거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며 "오늘 이 길이 시대와 역사의 부름에 응답하며 민중의 희망을 만드는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독려했다. 민노당을 깨고 나온 데 대한 부담감, 민노당 잔류파로부터 날아오는 '분열주의' 화살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심 의원은 "87년 체제의 쇠퇴는 민주개혁만이 아니라 진보진영에도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낡은 틀을 과감히 벗어던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현재 진보의 위기는 주체의 위기"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어 총선 전 창당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짧은 시간에, 그것도 총선 전 창당은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당면한 정치적 요구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이명박 정권의 초기 리허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적극적으로 받아 희망의 중심이 되는 실천으로부터 신당 창당의 첫걸음을 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2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진보신당(가칭) 건설을 위한 원탁회의 및 창당준비위원회 결성대회'가 열린 가운데 노회찬 의원(왼쪽)과 심상정 의원(가운데)이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뉴시스

  노회찬 의원도 "현실 정치세력으로 참여하는 이상 총선을 없는 것처럼 피할 수는 없다"며 "진보신당은 시간이 걸리고 총선 전에 100% 불가능하지만 새로운 신당을 힘 있게 만들어 내기 위해서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총선을 정면 돌파해야 진보신당의 원동력을 가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당준비위는 총선 전 창당을 위한 기구이고 선거를 위한 임시적 기구를 갖추는 것이지 제대로 된 신당을 위한 절차를 밟아나가는 것은 아니다"며 실질적인 창당은 장기적인 과제로 돌렸다.
  
  노 의원은 이어 "민노당 탈당 후 여기까지 온 것은 민노당이 자신의 힘으로 당 내에서 지난 20년 간의 진보운동의 결과에 대한 반성, 성찰, 혁신을 스스로 해낼 수 없기 때문"이라며 민노당 분당의 불가피성을 적극 역설했다.
  
  그는 다만 "이 정당은 민노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만든 정당이어선 안 된다. 자주파니 평등파니 하는 낡은 정파질서의 한 쪽을 대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이 아니다"며 "최대한의 노력을 통해 가장 광범위한 세력들이 함께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홍세화 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은 "'진보의 위기'라는 표현보다 '진보의 미성숙'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어려운 속에서 이 자리의 출발은 일종의 성숙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평당원들이 당비나 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주체로 서는 데 나 자신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특히 재정문제부터 앞장서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진보신당은 이날 지역·부문을 기반으로 한 35명 이내의 최고의결기관인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를 설치키로 했다. 확운위는 4월 총선에 출마할 20명 이내의 비례대표 명단을 작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비례대표 신청은 12일까지이며 오는 16일로 예정된 창당대회에서 찬반투표로 결정된다.
  
  이날 대회에선 심재옥, 홍승하 민노당 전 최고위원, 김형탁 전 대변인, 조승수 전 의원, 이선근 전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 노옥희 전 울산광역시교육위원,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 장혜옥 전 전교조 위원장, 공선옥, 송경아 소설가, 변영주 영화감독, 이광호 <레디앙> 편집장, 노중기 한신대 교수, 우석훈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장상환 경상대 교수,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 비서관,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 이문옥 전 감사관, 진중권 시사평론가, 양경규 민주노총 전 공공연맹 위원장 등 지역과 부문별로 총 336명이 창당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민노 "당적 정리 빨리 하라"
  
  한편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이날 "진보신당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도 아직 민노당 당적을 보유한 인사들은 빨리 당적을 정리하길 바란다"면서 "그것이 상식과 정치 도의에 부합하는 행동"이라고 심, 노 의원을 겨냥했다.
  
  박 대변인은 "더 크게 하나가 되어 이명박 정부와 싸워도 부족할 이때에 당이 분열해 국민들게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분열은 씻기 어려운 아픔이지만 민노당은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보신당 역시 진보진영의 분열에 대해 뼈아픈 반성과 성찰을 통해 새로운 출발의 길에 들어서기를 바란다"며 "진보신당이 싸워야 할 상대는 이명박 정부임을 항상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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