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의 진화, 시가전 그리고 민주주의
촛불집회의 진화, 시가전 그리고 민주주의
이명박 정부, '민주주의의 적'이 될 건가?
촛불집회의 진화, 시가전 그리고 민주주의
결국 시가전 양상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민의 비폭력과 권력이 휘두르는 폭력의 대결이다. 어느 것이 이길까? 물론 힘이 센 쪽이 이긴다. 누가 과연 힘이 센 것일까?
  
  보수언론은 집회의 불법성과 변질, 가두시위의 배후 논란, 은밀한 조직적 지휘의 문제를 지목하고 나선다. 10대가 주도했던 촛불 집회가 어찌해서 20대에서 40대를 주축으로 달라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없다. 또한 길바닥에 앉아 있던 촛불 집회가 왜 거리의 성난 물결로 이어지고 있는지, 그 원인제공자의 문제를 짚지 않는다.
  
  원인제공자가 없는 보도
  
  이들 보수 세력에게는, 모든 책임이 집회와 시위 참가자들에게만 있다. 원인제공자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이다. 가해자의 정체는 숨기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논리적 농간이 주도한다.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 감옥에 가두는 일과 다름이 없다. 그건 범죄다.
  
  조직 운동가나 활동가가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맹렬한 저항에 대해 경찰이 휘두른 폭력과 사법조처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합창 앞에서 초라해지고 있다. 시위자들은 "우리가 민주주의다"라고 외친다. 민주주의와 맞선 공권력은 그 순간 이미 불법적인 것이 된다. 어느 것이 불법이고 어느 것이 보이지 않는 배후가 있는지는 명확해진다. 공권력이 불법이 되고, 이 공권력을 불법적으로 보이지 않는 장막 뒤에서 행사하는 권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사실 시민과 경찰의 대치는 자칫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촉발된 이번 집회와 시위가 시민과 경찰의 문제로 좁혀질 위험이 있다. 그렇게 되면 될수록 이 문제의 원인제공 세력의 정체를 우리는 놓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달리 보자면 바로 이 대치가 보이는 양상이 곧 이 원인제공세력의 생각이자 자세요, 실체라는 점을 입증하는 사태다.
  
  따라서 평화시위에 대한 경찰의 폭력진압은 원인제공자, 즉 이명박 대통령과 그 정권이 시민들의 요구와 주장에 대해 어떻게 나오고 있는가를 만천하에 폭로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명박 정권은 폭력정권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고민하고 이것이 부족했던 것을 사과했던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소통을 요구하고 거리에서 모여 의사 전달하는 국민을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다.
  
  민주주의의 적
  
  폭력은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윽박지르기를 원한다. 소통이 아니라 명령을 즐긴다. 폭력은 자신이 곧 법이라고 여긴다. 권력이 이러한 폭력이 되면 민주주의는 질식하고 국가는 시민을 통제의 대상으로 볼 뿐, 경청과 섬김의 대상은 더 이상 아니게 된다. 민주주의의 위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이 이를 그대로 묵과하고 있다면 그것은 위기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힘을 과시하는 사건으로 이어진다. 공권력의 폭력은 민주주의와 공존하지 못한다. 민주주의와 공존하지 못하는 공권력은 그 지휘본부가 밀실에 있지만, 민주주의를 지키는 사람들은 광장에 모인다. 밀실의 음모는 광장의 함성을 끝내 이기지 못한다. 승리가 어느 편에 있게 될 것인지는 이로써 자명해진다.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민은 빛의 자녀이며, 권력은 어둠의 자식으로 갈라선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폭력은 거세지만 비폭력은 강인하다. 폭력은 위압적이지만 비폭력은 숭고하다. 폭력은 무기를 들지만 비폭력은 그 무기를 결국 내리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권력이 행사하는 폭력의 주체는 소수지만 비폭력의 주체는 시민이다. 그들은 다수다. 이제 누가 이기게 될 것인지는 명확해지지 않는가?
  
  이명박 정권은 민주주의의 적이 되는 자멸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 지금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시민의 비폭력 속에 있는 함성은 천심(天心)이다. 하늘의 뜻을 거역하는 자에게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 글은 [피디 저널]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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