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을 비단으로 덮어 본들…"
"똥을 비단으로 덮어 본들…"
[홍성태의 '세상 읽기'] 무능한 이명박, 부패한 한나라
"똥을 비단으로 덮어 본들…"
'나는 메사추세츠를 기억할 거야.' 비지스의 '메사추세츠'라는 감미로운 노래는 이런 노랫말의 합창으로 끝난다. 메사추세츠 주는 미국 동북부의 작은 주이다. 30여 년 전에 비지스는 메사추세츠 주를 아련한 추억의 장소로 노래했지만, 오늘날 우리는 메사추세츠 주를 무서운 장소로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다름 아니라 바로 인간광우병 때문이다.
  
  며칠 전에 또 다시 미국 메사추세츠 주에서 인간광우병 의심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발생해서 메사추세츠 주 보건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책임자인 알프레드 드마리아 박사에 따르면, 매년 평균 메사추세츠 주에서 약 6건, 미국 전역에서 약 300건 정도 인간광우병 의심 증세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인간광우병 의심 증세가 확진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광우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고, 일단 걸리면 비참하게 죽어야 한다. 미국은 '아름다운 나라'라는 뜻이지만, 실제의 미국은 '무섭고 더러운 나라'에 가깝다. 세계 최대의 무기 생산, 세계 최악의 비만, 세계 최고의 이산화탄소 배출 등 이미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미국이건만 여기에 인간광우병의 그림자까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정책에 따라 광우병 위험이 큰 30개월 이상 살코기와 30개월 미만 내장 등이 8월 중순쯤부터 시중에 유통될 것이다. 이때부터 한국은 본격적인 '광우병 룰렛 국가'가 된다. 심재철 의원을 비롯해서 최근에 여러 사람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잘 알다시피 이 사람들이 먹은 것은 노무현 정부 때 수입된 상당히 안전한 30개월 미만 살코기들이다. 심재철 의원 등이 그렇게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을 입증하고 싶다면, 8월 중순쯤부터 시중에 유통될 상당히 위험한 30개월 이상 살코기와 30개월 미만 내장을 열심히 먹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미국 축산업계에서 분명히 커다란 감사패를 줄 것이다.
  
  한때 미국은 '현대 사회의 모델'이었다. 그러나 이미 오래 전에 미국은 이런 지위를 잃었다. 내 책 <반미가 왜 문제인가>(당대, 2003)에서 지적했듯이, 미국은 세계 최대의 자원 낭비국이자 환경 오염국이며, 이 때문에 세계 유일의 전쟁국가가 되었다. 전체 인구 3억 명 중에서 빈곤층이 3000만 명을 넘고, 의료 빈곤층은 5000만 명을 넘는다. 미국은 세계 최악의 '승자독식 사회'이며 '양극화 사회'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미국화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이런 와중에 한국은 '광우병 룰렛'까지 미국화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우리가 미국에서 배워야 할 것도 많다. 그러나 광우병 위험이 큰 쇠고기를 전면 수입하는 것은 그것과 거리가 멀다.
  
  곧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5달이 된다.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에서 가장 명백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5달 동안 드러난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무능'인 것 같다. 그는 투기와 표절로 얼룩진 자들을 내각과 수석에 임명하면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자찬해서 세상을 뜨악하게 했다. 그리고 미국에 가서는 부시가 그토록 원하던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을 덜컥 결정해 버렸다. 이에 대해 국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고 주장해서 다시 한번 세상을 뜨악하게 했다. 일본에 가서는 일본 천황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더니 일본의 지배층이 그토록 원하던 '면죄부'를 발급해 주었다. 그러자 일본은 공식적으로 독도를 일본 땅으로 교육하기로 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서 국내에서도 친일파들이 발호하기 시작했다. 경기도 양평에서는 친일파의 후손들이 가난한 농민들의 땅을 빼앗기 위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법원에서는 친일파 후손들에게 땅을 돌려주라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대통령이 나서서 과거를 묻자고 외치니 친일파들이 얼마나 즐겁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부시와 후쿠다에게만 큰 선물을 안긴 것이 아니라 친일파에게도 그렇게 한 셈이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의 최대지지 세력인 '뉴라이트'는 최대 친일 세력이기도 하다. '뉴라이트'는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의 근대화를 이루었으며, '정신대'는 없고 '자발적 창녀'들만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을 없애고 '건국절'을 만들겠다고 한다. 이것은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이에 맞선 독립운동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대통령이 무능해서 국민이 생명의 위협에 처하고 일본 제국주의가 부활의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면, 마땅히 정당들이 나서서 대통령의 무능을 질타하고 잘못을 시정해야 한다. 이에 대해 '공룡여당' 한나라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을 보조할 뿐이다. 한나라당은 '공룡여당'으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명박 대통령의 부속물로서 잘못된 정책을 적극 옹호하고 방어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한나라당은 자기의 고질병인 부패조차 전혀 고치지 못한 상황이다. 한나라당 의회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의회의 뇌물사건은 그야말로 경악할 수준이다. 이런 한나라당에 정당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아마도 큰 잘못일 것이다.
  
  이 나라는 곧 '강부자'와 친일파와 광우병의 나라가 될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5달 동안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강행한 정책들을 살펴보면 이런 끔찍한 전망이 가장 정확한 예측일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어둠을 밝히고 있는 촛불을 끄기 위해 혈안이 된 조·중·동은 '노무현 죽이기'라는 전술을 적극 펼치고 있다.
  
  <조선일보> 2008년 7월 19일자에는 '노 정부 5년간 첨단 기술 유출 124건, 피해액 185조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그런데 실제 내용을 보면, 유출이 아니라 '적발'이며, 피해액이 아니라 '예상 피해액'이다. 노무현 정부가 일을 잘 했던 것이다. <중앙일보> 2008년 7월 22일자에는 '미국 쇠고기 월령 제한없이 수입 노 정부 말 관계 장관 회의서 결론'이라는 놀라운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그러나 이 제목은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었다.
  
  똥을 비단으로 덮는다고 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 뿐더러 냄새는 숨길 수도 없다. '개독'이 기독의 행세를 해 봤자 '개독'의 문제만 더욱 더 명확하게 드러날 뿐이다. 아무리 인터넷을 억압하고 방송을 장악해도 결국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떠받쳤던 성장에 대한 맹목적 기대도 '747 공약'의 추락과 함께 산산이 부서졌다. 그러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떠나간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기업에게 지역개발권을 주는 위헌적 개발 정책을 강행하려고 한다. 이런 개발정책으로는 전국의 투기장화가 더욱 악화되고 결국 '토건망국'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뿐이다. 더욱이 수도권과 지역의 '공생'을 주장하면서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구하면, 난개발과 투기의 광풍 속에서 지역의 '말살'만 진행될 뿐이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이 크게 강화되어야 한다. '강부자'와 친일파와 광우병의 나라는 1%에게는 천국이겠지만 대다수 시민들에게는 지옥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급히 대다수 시민들을 아우르는 '비상시국회의'를 구성하자. 그리고 재벌국가, 토건국가, 투기사회, 학벌사회, 양극화, 저성장 등의 문제를 넘어선 '생태복지사회'와 같은 '좋은 사회'의 전망과 계획을 세우자.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좋은 사회'를 향한 올바른 전망과 치밀한 계획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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