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못한다고요?"
"여자라서 못한다고요?"
[한국에서 살아보니] 언제까지 남자 일, 여자 일 나눌 텐가
2009.04.24 11:09:00
"여자라서 못한다고요?"
학교에 다닐 때 남녀가 평등하다고 배웠고 그런 줄 알았다. 결혼 전까지는 비교적 평등해서 그렇게 믿어왔다. 결혼하고 나서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평등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출산을 하고 나니 절대로 불평등했다. 육아의 책임이 고스란히 여자에게 떨어지는 것이다. 잠시 외출하려해도 누군가가 아기를 봐주어야만 밖으로 나갈 수가 있었다. 더구나 출산 전에 하던 일을 다시 계속하려고 하자 아이를 맡길 데가 없었다. 사람을 쓰자니 비용이며, 사람 구하는 문제며 엄두가 안 나서 그저 제일 만만하게 믿을 곳이 친정어머니였다.

이런 사정은 한 세대가 흐른 지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지금도 직장여성들이 출산 후 복직을 하려면 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동원되기 일쑤다. 아이를 맡길 시설이 부족하기도 하려니와, 하루 종일 아이를 맡기기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임기의 직장 여성이 출산을 기피하는 것은 당연하다. 출산율이 떨어진다고 장려금 몇 푼을 줄 일이 아니라 제대로 된 어린이 집을 늘리는 일이 훨씬 시급하다. 어느 부모라도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어린이를 돌보는 보모의 수준도 높여야 하고 보수도 많아져야 한다.

또 어린이가 국가의 미래세대라고 생각하면 출산 휴가도 훨씬 늘려야 하리라. 건강한 아이의 출생과 성장을 위해서는 산모가 집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후 2년 정도는 부모가 직접 아기를 돌보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한다. 남성의 육아 휴가제도도 적극 실시해서 함께 육아에 참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없는 남녀평등이란 공염불이다. 남자가 육아휴가를 받아서 아내 대신 아기를 돌보는 것이 이상하지 않고, 직장에서도 불이익을 받지 않을 정도의 사회분위기가 되어야 비로소 남녀가 평등하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남녀평등을 주장할 때는 여성도 그에 걸맞게 남성과 대등한 의식을 가져야 공평하다. 여성은 연약한 존재, 남성의 힘에 의존하는 존재라는 인식은 걸림돌이다. 남성의 군복무 가산점에 대해서 여성계에서 논란이 많다. 그렇다면 왜 여성은 군복무를 하지 않을까.

꼭 군복무는 아니라도 그에 상응하는 의무를 어느 정도는 동등하게 치러내야 가산점에 대해서 말할 여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군대나 군복무를 찬양할 생각은 절대로 없지만, 남녀 차별 없이 똑같이 소집해서 군복무를 시행하는 나라들이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에 있을 때 관계하던 단체에서 캠핌을 간 적이 있다. 누구나 자신의 텐트를 가져와서 쳐야 했다. 나는 집에서 몇 번이고 연습을 해서야 간신히 혼자 텐트 치는 법을 익혀 가지고 갔다. 캠핑장에 도착하자 먼저 온 사람들 중에는 60대 후반의 여성도 있었는데 어둑해지는 속에서 혼자 텐트를 치고 있었다. 아무도 도와주려는 사람이 없고 그이도 당연하다는 듯 척척 혼자 텐트를 치는 모습이 내 눈에는 사뭇 당당하게 보였다.

그 직후 한국에서 환경단체 회원들과 동강에 가게 되었다. 역시 각자 텐트를 지참해야 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텐트는 남자들이 도맡아서 쳤다. 같이 갔던 몇 여성들은 당연한 듯 보고만 있었다.

내가 텐트를 치려고 하자 무슨 여자가 텐트를 치냐며 남자들이 달려들어서 쳐주었던 기억이 있다.

호주의 유기농가에서 잠시 일하며 지냈던 한국 젊은 여성의 경험담을 <오마이뉴스>에서 읽은 적이 있다.

맨 처음 하게 된 일이 큰 정원가위와 톱으로 거대한 울타리를 자르는 일이었다고 한다. 일이 너무 힘들고 험해서 한국이었으면 아예 여자라고 그런 일은 시키지 않았을 것이고, 그 역시 못한다고 했을 텐데 그곳에서는 해냈다고 했다.

그 후 손수레에 벽돌 나르기 등, 힘이 많이 드는 일을 하면서 힘든 일도 계속하니까 늘더라고, 남자일 여자일 하고 나누는 것이 얼마나 편견이었는지 깨달았다는 말을 했다.

○ "한국에서 살아보니"

<1> 고생도 훈장
<2> 피곤한 사람들
<3> 불우 이웃을 도웁시다?
<4> 청계산이여, 안녕
<5> "석유 안 나는 나라에서 기차를 홀대해서야…"
<6> "기억 속 푸른 하늘, 다시 볼 날은 언제쯤?"
<7> "침 뱉을 일 많아도, 길에서는 참읍시다"
<8> "아빠, 빨리 들어오세요"
<9> 메뉴판을 하나만 주는 식당
<10> 어른도 교복 입는 나라?
○ "덴마크에서 살아보니"

- 직업과 학벌에 따른 차별이 없다

"명문대? 우리 애가 대학에 갈까봐 걱정"
의사와 벽돌공이 비슷한 대접을 받는 사회
"덴마크도 40년 전에는 '서열 의식'이 견고했다"
모두가 승리자 되는 복지제도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 임금보다 더 많은 나라

- '암기가 아닌 창의, 통제가 아닌 자율'을 장려하는 교육

"아이들은 숲 속에서 뛰노는 게 원칙"
"노는 게 공부다"
"충분히 놀아야 다부진 어른으로 자란다"
1등도, 꼴찌도 없는 교실
"왜?"라는 물음에 익숙한 사회
"19살 넘으면, 부모가 간섭할 수 없다"

- "아기 돌보기, 사회가 책임진다"

"출산율? 왜 떨어집니까"
"직장인의 육아? 걱정 없어요"

- "덜 소비하는 풍요"

"에너지 덜 쓰니, 삶의 질은 더 높아져"
"개인주의를 보장하는 공동체 생활"
'빚과 쓰레기'로부터의 자유
"장관이 자전거로 출근하는 나라"
"우리는 언제 '덴마크의 1979년'에 도달하려나"

- "낡고 초라한 아름다움"

"수도 한 복판에 있는 300년 전 해군 병영"
인기 높은 헌 집
"코펜하겐에 가면, 감자줄 주택에 들르세요"
도서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 덴마크 사회, 이모저모

한국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사람들
"크리스마스' 대신 '율'이라고 불러요"
아이와 노인이 함께 즐기는 놀이공원, 티볼리
"저 아름다운 건물을 보세요"
구름과 바람과 비의 왕국
"체면 안 따져서 행복해요"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사람이 만나면
잘난 체하지 마라, "옌틀로운"
"긴 겨울 밤, '휘계'로 버텨요"

- 덴마크 사회의 그늘

"덴마크는 천국이 아니다"
"덴마크 사회의 '관용'은 유럽인을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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