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교수, 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출
'범야권 2차 단일화'가 과제…"우열 대신 맞춤, 성적보다 적성"
2010.04.14 23:21:00
곽노현 교수, 진보교육감 단일후보로 선출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오는 6월 2일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나서게 됐다. '2010 서울시 민주진보 교육감·교육의원 후보 범시민 추대위원회(추대위)'는 14일 밤 9시께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서울시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 결과 곽노현 예비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단일 후보를 결정한 추대위는 곧 교육감 선거운동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추대위는 여론조사 결과 50%, 추대위 전원회의 소속 195개 단체 회원으로 구성된 '시민공천단' 투표 30%, 추대위 운영위원 24명의 투표 20%를 반영해 후보를 결정했다.

여론조사는 2개 기관이 13~14일 이틀 동안 서울시민 약 1500명을 상대로 조사했다. 시민공천단은 470명이었고, 14일 하루 투표를 진행한 결과 392명(83.4%)이 참여했다. 그러나 추대위는 후보별 최종 득표율은 발표하지 않았다. 곽 교수 외에 이부영 서울시 교육위원, 최홍이 서울시 교육위원 등이 참가한 이번 경선에서 각 후보들 사이의 득표율 차이는 크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 곽노현 예비후보.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결정된 직후, 곽 예비 후보는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을 탈출구 없는 경쟁의 트랙으로 내모는 한 줄 세우기 경쟁교육을 이젠 끝장내야 한다"며 "'한 줄' 세우는 우열경쟁 대신 '천 줄'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 교육, 성적보다는 적성을 우선하는 다양성 교육을 위해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곽 예비후보는 지난 2월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 교수단체의 추대로 서울시교육감 출마를 결정했다. 그는 국가인권위 사무총장을 지냈고, 최근에는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정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이끌었다. 삼성 에버랜드 CB 헐값 발행 사건을 고발한 일로도 유명하다. 경선 과정에서 곽 예비후보는 <프레시안>과 만나 "한국 사회 최고 권력인 이건희 삼성 회장과 싸웠던 것처럼 교육 부패와 싸우겠다"고 말했었다.

이번 경선을 통해 곽 예비후보는 '진보 진영 단일 후보'가 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범야권 단일 후보'가 되는 게 필수적인데, 이 작업이 험난하다. 추대위 경선에 참가했던 예비후보 가운데 두 명이 독자 행보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경선 불참 선언을 한 박명기 예비후보(서울시 교육위원)와 14일 불참 선언을 한 이삼열 예비후보(전 숭실대 철학과 교수)가 그들이다. 이들이 끝까지 독자 출마를 고집할 경우, 범야권 후보는 3명 이상이 된다. 촛불 정국이라는 유리한 조건에서도 야권이 패배했던 지난 2008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떠올리게 된다. 당시 야권 성향 표가 주경복 후보와 이인규 후보로 분산된 게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이런 학습 효과가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작용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보수 진영이 설정한 전교조 프레임을 극복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진보 교육감 후보는 결국 '전교조 후보'"라는 여론 몰이가 보수 진영이 그동안 해 왔던 전교조에 대한 색깔 공세와 맞물린다면, 곽 예비후보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곽 예비후보는 "전교조 대 반(反)전교조 구도는 가짜 프레임"이라며 '성적이냐, 적성이냐', '행정 능력 평가냐, 수업 능력 평가냐'와 같은 구도를 부각시켜서 전교조 프레임을 해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수 언론의 영향력 앞에서 이런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전교조 프레임 극복이 보수 성향 표를 당기기 위한 작업이라면, 곽 예비후보를 지지한 진보 진영을 더욱 단단하게 결집하는 일도 과제다. 학벌주의로 병든 교육을 고치겠다는 진보 교육감 후보로 굳이 경기고·서울대 출신 교수를 내세워야 하느냐라는 볼멘 소리는 경선 기간 내내 나왔었다. '교수 출신 후보'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던 최홍이 서울시 교육위원이 대표적이다. 이런 비판을 잠재우는 것은 온전히 곽 예비후보의 몫이다. 이력에서 묻어나는 '엘리트'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서는 '말'보다 '몸'으로 소외된 교육 현장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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