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이 가장 원하는 것은? 밥 먹을 곳!
92.5% "탈의실, 휴게실 너무 필요"…'따뜻한 밥한끼의 권리'를
2010.04.26 09:00:00
간병인이 가장 원하는 것은? 밥 먹을 곳!
"밥을 한끼씩 싸서 냉동실에 얼려놓고 끼니 때마다 꺼내서 전자렌지에 데워 먹지요. 그것도 눈치 봐야지 밥 먹을 장소가 없어요. 어디 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식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서서 먹어요. 창문 턱 같은 곳에 놓고 먹고. 환자 상태에 따라 밥 먹다가 열댓 번씩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밥 먹다가도 가래 나오면 가래 뽑아야 되고요. 환자가 대변보면 치워야하고…."

간병 노동자들은 근무환경 개선에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식사 시간과 식사 공간의 보장을 꼽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분과의 의뢰로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의 류임량 연구위원이 벌인 실태조사 결과다.

병실에서 자리비워줘야 할 때? 41%가 "병원 복도서 쉰다"

현재 노동조건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간병 노동자의 48%는 식사 공간 및 식사 시간을 꼽았다. 그 다음이 탈의실 설치로 20.4%였고, 휴식시간 보장이 16.4%로 3위였다. 이어 휴게실 설치(9.2%), 샤워실 설치(2.0%)로 나타났다.

식사나 휴식 등을 할 수 있는 휴게실 문제는 당사자들이 가장 심각성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무려 92.5%가 "탈의실이나 휴게공간이 없어 불편하다"고 대답했다. "불편하지 않다"는 대답은 4.8%에 그쳤다.

▲현재 노동조건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간병 노동자의 48%는 식사 공간 및 식사 시간을 꼽았다. ⓒ공공노조

휴게 공간이 없다 보니 환자가 병실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할 경우에도 쉴 곳이 없었다.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 등이 병문안을 오는 등 병실에서 자리를 비워줘야할 때, 간병 노동자의 41.2%는 "병원 복도에 있는다"고 답했다. 그 다음이 "배선실에서 쉰다"(25.7%)였다. 심지어 휴식 장소로 화장실을 꼽은 간병 노동자도 4.3%나 됐다. 반면 "간병사 휴게실에서 쉰다"는 답은 4.8%였다.

▲ ⓒ프레시안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것을 2개 꼽아보라는 질문에는 임금인상이 76.6%로 가장 많았고 휴식시간 및 휴게공간 보장이 45.8%로 2위였다. 이어 안정된 일자리 보장이 22.9%,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에 대한 보상이 16.7%였다. 간병인의 역할과 업무가 명확해졌으면 좋겠다는 답과 비인격적 대우 개선이 각각 7.8%로 나타났다.

이런 근무조건의 개선 주체로 간병 노동자의 81.4%는 병원을 꼽았다. 소개업체는 13.8%에 불과했다.

월평균 임금 150만 원 미만이 84%

임금 수준도 형편없었다. 한 달에 50만~100만 원을 받는 비율이 54.2%로 절반이 넘었다. 100만~150만 원은 39.8%였고 150만 원 이상을 받는 간병 노동자는 6.0%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간병 노동자의 대다수는 "나는 병원에서 일하는 필수인력"(82.2%)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간병 노동자가 따뜻한 밥 한끼를 먹을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노동계의 요구는 이처럼 "근무시간이 길고"(82.8%), "일이 육체적으로 힘든"(66.0%) 간병 노동자의 현실에서 비롯된다. 공공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따뜻한 밥 한끼의 권리' 캠페인을 벌인다.

공공노조는 "정부가 추진 중인 간병서비스 제도화가 건강보험 급여화와 함께 이뤄져 환자에게는 질 좋은 간병서비스가 제공되고 간병 노동자에게는 질 좋은 일자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 부산센텀병원의 간병 노동자 205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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