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한국 잠재성장률 지속 하락…노동소득 높여야"
"2000년대 경제성장,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착시 현상"
2010.05.07 09:05:00
김광수 "한국 잠재성장률 지속 하락…노동소득 높여야"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이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졌다면서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동 소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공제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김광수경제연구소 창립 10주년 세미나에서 김 소장은 '한국 경제의 10년과 향후 전망'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노동 소득 떨어져 부동산 투기 매달려"

김 소장은 "한국의 국민소득(NI, 한 나라가 해마다 벌어들이는 경제활동 규모)에서 차지하는 노동의 상대적 보상률은 작년 기준 53.0%로 미국(63.4%), 일본(72.4%)에 비해 훨씬 낮다"며 "반면 자본에 대한 보상률은 33.8%에 달해 일본(24.0%), 미국(19.1%)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경제활동으로 생성되는 국민소득 보상이 기업 등에 집중되고, 노동력을 투입한 국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적게 배분된다는 말이다. 김 소장은 "한국은 재벌기업이 자본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후진적 지배구조를 가졌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현 상태가 지속되는 한 내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고, 자영업의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열심히 일해서는 먹고 살기 어려워 부족한 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국민들이 은행 빚으로 무리해서라도 부동산 투기에 매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내수 활성화로 새 성장 동력을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진단이다. 특히 잠재성장률이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함에 따라 내수 성장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김 소장은 지적했다.

▲김광수 소장. ⓒ김광수경제연구소 제공

한국, 10년간 빚으로 성장…MB정부들어 자생적 성장률 1.4%

김 소장은 한국의 잠재성장률 추이가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 사이 10%를 넘어선 후 9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며 "작년에는 2%대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이와 같은 잠재성장률마저도 민간부문의 자력에 의한 게 아니라 IMF 사태 후 가파르게 증가한 국가채무 및 공기업 채무에 크게 의존한 것"이라며 "현 세대가 미래 자식 세대의 호주머니에서 마구잡이로 돈을 빼내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광수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부터 올해까지 정부 총지출과 공기업 자산 증가분을 합한 공공부문 총지출은 약 230조 원으로, IMF 사태 이후 공적자금 투입액인 160조 원을 크게 넘어섰다.

김 소장은 "2008년 경제위기 이후로 자생적 성장률이 급감해, 국가채무 증가 기여도를 차감한 자생적 성장력은 연평균 1.4%에 불과하다"며 "지난 10년 동안 한국 경제는 대부분 빚에 의존한 성장을 해왔고, 자생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90년대 말부터는 환율 효과도 성장률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1999년부터 작년까지 원-달러 평균 환율은 1달러당 1157원으로, 1980년대 중반부터 IMF 직전까지의 평균 환율(달러당 783원)에 비해 50%가량 상승한 것"이라며 "지난 2000년 이후 한국 경제성장의 상당 부분은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화폐적 착시"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처럼 노동에 의한 소득 증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국가 경제가 빚에 의존하게 됨에 따라 김 소장은 가난의 대물림이 고착화되는 등 사회 문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버블 붕괴, 2007년부터 시작"

김 소장은 정부 정책, 환율효과가 나오기 전인 IMF 직전 경제성장에도 긍정적인 면 못지 않게 후유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 사례로 그는 주택시장 거품을 꼽았다.

김 소장은 "200만호 주택건설을 전후로 한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무려 25%에 달했다"며 "이로 인해 기업 설비투자 역시 1996년 GDP 대비 15%로 절정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90년대 후반 주택건설 종료 후 기업 설비투자 등 자본투자 과잉이 IMF 사태로 인해 빠르게 구조조정되면서 자본의 잠재성장률 기여도는 1%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구조조정기 이후에도 건설투자 규모는 연간 150조 원 수준을 유지했고, 설비투자 역시 2000년 이후 꾸준히 GDP 대비 10% 수준을 유지해 결과적으로 부동산 공급 과잉을 낳았다고 김 소장은 진단했다.

이와 관련, 작년 말 현재 한국의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16.4%로 미국(5.8%), 일본(6.2%)의 세 배가량에 달한다.

김 소장은 "공급과잉 압력은 주거용 건설수주 급감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미 공식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17만 호에 달한 2007년부터 심각한 공급과잉에 따라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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