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횡포 대응에 공정위가 너무 안이하다"
이승희 의원 "대-중소기업 상생특위 결성할 것"
2006.11.01 19:25:00
"대기업 횡포 대응에 공정위가 너무 안이하다"
"계약서 써 줘가면서 개발시키는 게 어디 있어요."

지난해 11월경 포스코의 부탁으로 제품 개발을 위해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지만 포스코가 약속한 물량을 구매하지 않아 손실을 입은 한 중소업체 대표가 보상을 요구하자 포스코의 한 고위 관계자가 그에게 쏘아붙인 말이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이승희 의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공개하면서 "대기업들은 불공정거래를 숨기기 위해 계약서와 같은 증거자료를 남기지 않는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이날 국정감사에서 이 녹음테이프를 공개한 이유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나치게 증거물 존재 여부에만 관심을 쏟으면서 실제 기업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민주당 이승희 의원. ⓒ 연합뉴스

이승희 의원은 "대기업 횡포를 고발하는 사건이 공정위에 접수되더라도 '증거불충분'이라는 판정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대기업들은 (불공정거래를 하더라도)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치밀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정위가 너무 안이하게 상황을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거래는 중소기업이 대단히 불리한 입장에서 이뤄진다"면서 "공정위가 보다 중소기업인의 입장에 서서 사건을 조사하고 판결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피해자인 사건 진정인이 증거를 가져오도록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자세로 대기업의 횡포를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희 의원은 국회 내에 '(가칭) 상생특별위원회(B2B 특위)'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횡포를 공정위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국회도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B2B 특위가 구성되면 좀더 체계적으로 대기업의 불공정사례를 접수하고 분석할 수 있다. 사건에 따라 국회 차원에서 대기업의 횡포를 공론화해 나갈 것"이라며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음주부터 특위 구성을 위한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B2B 특위에는 이미 적지 않은 여야 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지난 6월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인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대·중소기업 상생협회(회장 조성구)의 고문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의 원희룡, 남경필, 김재경 의원과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은 이 특위에서 중심적 활동을 맡기로 했다.

이승희 의원은 "적지 않은 국회의원들이 대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최소 30명 수준의 특위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희 의원은 "흔히 대·중소기업 상생을 말하면서 나오는 아이디어들이 중소기업에 기술이나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소기업인들은 시혜적인 조처보다 기본적으로 공정한 시장질서가 자리 잡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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