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탄압? 학생들에게 '노동 3권' 뭐라 가르칠 텐가"
[청소년이 바라본 전교조 설립 취소 위기·②] 노동권, 말 뿐인가요?
"전교조 탄압? 학생들에게 '노동 3권' 뭐라 가르칠 텐가"
고용노동부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해직자의 조합 가입을 가능케 하는 규약을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10월 23일까지 시정하지 않으면 '법외 노조'가 된다고도 통보했다. 전교조는 '해직자가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제 기준과는 동떨어진 시대착오적 교원 노조 탄압이라는 비판도 많다. 새삼스러운 말이지만, 전교조는 교사들의 조직이다. 교사가 있으면 학생이 있는 법. 전교조 설립 취소 위기를 우려 섞인 눈으로 지켜 보고 있는 두 청소년이 글을 보내왔다. 한 편씩 나누어 소개한다. <편집자>

청소년이 바라본 전교조 설립 취소 위기
① "전교조 공격, 무한 경쟁 탈출하고픈 학생들 배신"

안녕하세요? 청소년 노동조합을 함께 준비하고 있는 청소년 노동자 이응이입니다. 먼저 이 글은 '기특한 청소년'으로서 선생님들을 위해 쓰는 탄원의 글이 아니라 교육 개혁의 동반자인 청소년으로서, 그리고 노동조합 운동을 함께하고 있는 노동자로서 쓰는 글임을 밝힙니다.

박근혜 정부는 오는 23일까지 해직자를 내쫓지 않으면 노조의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통보를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전교조 내의 해직 교사들은 학생 인권 보장을 위해 함께 투쟁하고, 노동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하고, 사학 재단의 비리를 폭로하는 등 전교조의 설립 정신을 기억하며 투쟁하다 해직된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을 노조에서 내쫓으라고 명령한 것은 전교조의 설립 정신을 버리고 전교조라는 이름에 부끄러운 사학 재단과 정권의 입맛에 맞는 노조로 전락하라는 뜻입니다.

만약 전교조가 노조 활동을 하다 해직된 조합원을 내쫓으면서 노조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단결권을 침해당하면, 전교조뿐만 아니라 해직자가 안에 있는 모든 노동조합이 차례차례 표적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적극적으로 노조 활동에 참여하는 조합원이 탄압성 해직을 당했는데 노조가 생계를 지원하기는커녕 조합원에서 배제한다면 노조를 믿고 부당한 억압이나 제도에 맞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은 사라질 것입니다.

청소년 노동조합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청소년 노동자들의 현실은 참으로 비참합니다. 청소년 노동자에게 부모 동의서를 요구하는 법이나, 청소년들의 노동은 '용돈 벌이'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사회, 그리고 너무나 잘 알려져 있듯이 최저임금이나 휴식 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비일비재함은 물론이고, 심지어 청소년 노동자에게 체벌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지금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나, 청소년 노동자들은 대개 노동자의 권리를 몰라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저는 다른 청소년 노동자들과 같이 청소년 노동조합을 만들어 청소년 노동자들의 권리를 신장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함께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할 권리, 그것은 정말 소중한 권리입니다.

학교에서도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이 자신의 권리인지 아는 사람만이 무엇이 부당한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노동에 관한 교육이 학교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에 관해 학생들에게,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교육할 수 있도록 교육 정책과 학교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교육해야 할 교사들부터 자신들의 노동3권을 지키지 못한다면, 교사들은 학교에서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무어라 가르칠 수 있을까요? 교사들의 노동권조차 보장하지 않는 나라에서, 노동에 관한 교육을 하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규약 개정에 관한 총투표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조합원 다수를 위해 소수의 해직자 배제는 어쩔 수 없다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름뿐인 노조가 아니라 전교조의 설립 이념인 참교육과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말뿐이 아니라 실천하며 전교조라는 이름 앞에, 교단 위에 부끄럽지 않은 노조가 되는 것은 총투표에서 압도적인 부결로 결정되어야 합니다.

우리 청소년 노동자들도 노동조합 전교조와, 노동자로서 평등한 연대로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hychoi@pressian.com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