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근 '가만히 있으라' 참가자 수십 명 연행
경찰 1200명, 청와대 인근 인도 봉쇄…마을버스도 통제
2014.06.11 01:58:18
청와대 인근 '가만히 있으라' 참가자 수십 명 연행
경찰이 10일 '세월호 추모 6.10 청와대 만인대회'를 원천 봉쇄하자, 청와대 인근 곳곳에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은 격렬한 충돌 끝에 11일 오전 1시 15분께 청와대 근처 삼청동에서 기습 시위를 하던 '가만히 있으라' 추모 행진 참가자 70여 명(주최측 추산)을 연행했다.

'가만히 있으라' 추모 행진 참가자  50여 명은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청와대 인근 삼청동주민센터 앞에서 '이윤보다 인간을'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기습 시위를 했다. 오후 11시께까지 100여 명으로 늘어난 참가자들은 '6.10 청와대 만인대회'를 열었다.

경찰 수백 명은 오후 10시 20분께부터 이들을 둘러쌌고, 오전 1시 15분께까지 '가만히 있으라' 행진을 최초로 제안한 용혜인(25) 씨 등 총 70여 명을 연행했다. 연행자 가운데 미성년자 한 명은 훈방 조치했다.

오후 11시께 집회 참가자들은 100여 명으로 늘었다. 일부는 경찰에 막혔다. 경찰에 둘러싸인 참가자들은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라. 이윤보다 생명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20대 남성 두 명이 경찰 방송 조명 차량에 올라가 '이윤보다 인간을', '가만히 있으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섰다가 오후 11시 40분께 경찰 손에 끌려 차에서 떨어졌다.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대학생 최모 씨는 화단에 머리를 다치고 실신해 11시 45분께 119 구급차에 실려 갔다.

▲ 경찰이 10일 삼청동주민센터 인근에서 '6.10 청와대 만인대회' 참가자를 연행하고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손문상)


용혜인 씨는 "여기서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또 사람이 죽어도 박근혜 대통령은 가만히 있을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300명의 죽음을 똑바로 마주하고 가야 하는 곳이 마지막에 경찰서라면 경찰서로 가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 씨를 끌어내려 연행했다.

11시 50분께 한 20대 남성이 "청와대로 가겠다고 왔지만, 아쉽게도 여기서 그만하려고 한다"며 "시민에게 호소한다. 87년 6월 10일이 있었기에 우리가 조금 더 인간답게 살 권리를 쟁취했다. 계속 이곳으로 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은 참가자들이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자리에 남아 11일 오전 1시 15분께까지 수십 명이 추가로 연행되면서 끝났다.

▲ 10일 삼청동주민센터에서 경찰 방송 조명 차량에 올라가 '가만히 있으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섰다가 경찰 손에 끌려내려온 집회 참가자. ⓒ프레시안(손문상)

▲ '가만히 있으라' 제안자 용혜인 씨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앞서 '6.10 청와대 만인대회'는 6.10 민주항쟁을 기념해 이날 저녁 7시부터 청와대 인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에서 집회를 할 예정이었지만, 경찰에 막혀 참가자 150여 명이 경복궁 사거리 인도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만인대회 참가자들은 서울 광화문, 청와대 인근 등에서 산별적으로 1부 집회를 연 뒤, 오후 10시께부터 삼청동주민센터 근처에서 2부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이날 청와대 인근에 병력 1200여 명을 집중 배치했다. 특히 오후 7시 국립현대미술관 앞에 열릴 예정이었던 집회를 막고자 경복궁 사거리 인도를 원천 봉쇄했고, 지하도로 등에서 지나가는 시민에게 행선지를 물었다. 

경복궁 사거리에서는 경찰이 청와대 인근을 지나는 마을버스를 정류장이 아닌 곳에 멈춰 세워 일일이 통제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초반 마을버스에 경찰이 올라타자, 일부 시민들은 "검문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반발한 집회 참가자 한 명이 경찰이 세운 마을버스에 타자, 한 경찰이 내릴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이날 7시께부터 경복궁 사거리에 모인 참가자 100여 명은 '세월호 희생자 추모시' 낭독 행사 등을 한 뒤, 오후 8시 40분께 행진을 시작했다. 청와대로 가는 길이 원천 봉쇄되자, 조계사와 종각역을 거쳐 광화문에 도착했다. 
 
광화문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경찰에 사방이 둘러싸인 참가자들은 9시 40분께 '박근혜 퇴진' 등의 구호를 외치다가 자진 해산했다. 

앞서 주최 측은 6.10 민주항쟁을 기념해 이날 저녁 7시부터 청와대 인근 61곳에 집회 신고를 냈지만, 종로경찰서가 신고를 모두 불허했다.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손문상)

▲ 10일 경복궁 사거리에서 경찰이 인도를 막고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프레시안(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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