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해킹의 목적은 '돈'이었다
[정욱식 칼럼] '북한 소행설'이 섣부른 까닭
소니 해킹의 목적은 '돈'이었다
"우리는 소니 영화사로부터 큰 손해를 입었다. 우리는 이것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을 원한다. 우리의 피해를 배상하라. 그렇지 않으면 소니 영화사는 전면적인 공격을 받을 것이다. 당신들은 우리를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결코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현명하게 행동하는 게 좋을 것이다."

http://mashable.com/2014/12/08/hackers-emailed-sony-execs/ 화면 캡쳐



‘God'sApstls’라는 명의로 11월 21일 소니 영화사 최고경영자 마이클 린턴을 비롯한 이사진들에게 보내진 메일 전문이다. ‘God'sApstls’는 11월 24일 소니 해킹에 사용된 악성 코드 이름과 동일하다. ‘평화의 수호자들(GOP)'라고 밝힌 해커들은 소니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앞서 금전을 요구했고,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실제 공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해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Mashable>이 입수한 이러한 메일은 소니 해킹 사건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할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앞선 글(바로가기)에서 다룬 것처럼, 오바마 행정부는 12월 19일 소니 해킹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짓고, “비례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위의 메일 어디에서도 GOP의 소니 영화사 해킹 목적이 김정은 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더 인터뷰> 상영 저지에 있었다는 점을 찾을 수 없다. 이는 소니 해킹이 애초부터 북한과 무관했을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보안 및 위험 관리 전문 매체인 <CSO>의 12월 1일자 보도도 주목할 만하다. GOP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의 인터뷰가 바로 그것이다. 이때는 소니 해킹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추측이 나돌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GOP 회원을 자청한 사람은 “우리는 어떤 국가의 지시 하에도 있지 않다”며 “미국, 영국, 프랑스의 저명 인사들을 포함한 국제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의 목적은 소니 영화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영화 <더 인터뷰>에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활동이 <더 인터뷰>와 관련된 것처럼 광범위하게 보도되고 있다. 이는 이 영화가 얼마나 위험한 지를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대규모의 해킹 공격을 야기할 정도로 위험하다. 소니 영화사는 돈을 위해 지역 평화와 안전을 해롭게 하고 인권을 침해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 <더 인터뷰>에 대한 뉴스는 우리로 하여금 소니 영화사의 범죄를 숙지하게 한다. 소니의 활동은 우리의 철학과 배치된다. 우리는 소니의 탐욕에 맞서 싸울 것이다.”

12월 4일에는 흥미로운 트위트도 있었다. GOP 회원이 프리랜서 기자인 토마스 폭스-브루스터(Thomas Fox-Brewster)에게 보낸 메시지 하단에는 자신을 “북한의 해킹팀(North Korean Hacking Team)”이라고 밝히면서 “모든 영광스러운 김정은 우박”이라고 한글로 적었다. 그런데 GOP가 북한과 연계된 조직이라면, 이렇게 ‘북한의 해킹팀’이라고 적시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더구나 북한의 공식 명칭인 ‘DPRK’가 아닌 ‘North Korea'라고 적었고, 한글도 문법에 전혀 맞지 않는다. 이에 따라 GOP가 북한을 사칭해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https://twitter.com/iblametom/status/540309772332195840 화면 캡쳐



12월 8일에 GOP가 소니와 미 연방수사국(FBI)에게 보낸 메일 내용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GOP는 이 메일에서 자신들의 당초 요구가 수용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한 협박성 경고를 보냈다. 그 전문은 아래와 같다. 

“우리는 이미 소니 경영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그들은 수용을 거부했다. 당신들은 우리에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공격자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모든 것이 괜찮다고 여기는 것 같다. 우리는 다시 우리의 경고를 보낸다. 

우리를 피하고 싶으면 우리의 요구를 이행하라. 

그리고 즉각 지역 평화를 깨고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테러리즘 영화 개봉을 즉각 취소하라. 

소니와 FBI, 당신들은 우리를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완벽하다. 

소니의 운명은 전적으로 소니의 현명한 반응과 조치에 달려 있다.”

https://twitter.com/lorenzoFB/status/542045771479400449/photo/1 화면 캡쳐



GOP가 11월 21일 소니 경영자들에게 보낸 협박 메일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이들이 말한 “우리의 요구”는 “금전적 보상”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GOP가 <더 인터뷰>를 의미하는 “테러리즘 영화” 개봉 취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시점도 바로 이때부터였다. 그런데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더 인터뷰> 개봉 중단 협박은 ‘끼워넣기’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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