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동학대, 보육비 지원이 능사?
[좋은나라 이슈페이퍼]<79>시급한 보육서비스 패러다임 전환
어린이집 아동학대, 보육비 지원이 능사?

무상보육의 양적규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육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그 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보육서비스 문제의 기저에는 보육서비스의 직접 생산제공보다는 보육료지원에 중심을 둔 보육정책이 있다. 그 결과 전체 어린이집에서 국공립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불과하며, 민간과 가정보육시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보육서비스 공급 구조와 보육료 지원방식, 민간보육시설의 폐쇄적 운영방식, 보육시설의 설치 기준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보육서비스의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국공립보육시설을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으며, 보육료 지원 방식에 대한 재검토와 보육시설 기준의 강화, 민간보육시설에 대한 지도 감독의 강화 등이 필요하다. (필자)

영유아보육법이 1991년 1월부터 시행된 이래 25년이 되었다. 그동안 어린이집은 3600여 개소, 이용 아동 8만9000여 명(1991년 12월 말 기준)에서 어린이집은 4만 4000여 개소, 이용아동은 150만여 명(2014년 12월 말 기준)으로 증가하였다. 보육료 지원도 처음에는 생활보호대상자와 일부 저소득층에게만 지원하던 것이 이제는 무상보육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모든 어린이에게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육예산도 2015년에는 4조9000억여 원에 달하며 이는 국내총생산의 0.68%를 차지하고 있다.1)

 
이처럼 보육서비스가 양적으로는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육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높다. 어린이집이 그렇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어린이집에서의 아동학대가 문제가 되고, 보호자들은 '믿고 보낼만한 어린이집이 없다'고 말한다. 또 무상보육이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보호자들은 여전이 비용이 부담된다고 느끼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어린이집을 다니는 3~5세 어린이들에 대해서는 보육료 지원이 중단되는 보육대란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어린이집의 증가, 보육예산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글에서는 보육정책의 지향점을 중심으로 그 이유를 살펴보기로 한다.

 

ⓒ공공운수노조 보육교사협의회


보육정책의 지향점

보육서비스와 같은 사회서비스에서 중요한 문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한편은 정부가 직접 서비스를 생산,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 있고 다른 한편은 정부는 서비스의 기준만 제시하고 생산, 제공은 민간(보다 정확하게는 시장)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 있다. 후자의 경우 정부의 역할은 취약계층의 서비스이용 비용의 지원에 한정하고 서비스의 질 관리는 사후적이거나 소비자 선택에 맡기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이보다는 조금 정부의 역할을 확대한 입장은 보다 넓은 계층에 서비스 이용비용을 지원하면서 서비스를 생산, 제공하는 민간에 대한 지도 감독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관리한다는 입장이다.

보육정책의 흐름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보육서비스와 관련된 정부의 역할은 직접 생산, 제공하는 적극적 역할보다는 두 번째와 세 번째의 중간 정도인 소극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영유아보육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보호자와 더불어 영유아를 건전하게 보육할 책임’을 지는 것(현행 영유아보육법 제4조, 1991년 시행 법 제3조)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1991년 영유아보육법의 21조에는 ‘영유아의 보육에 필요한 비용은 보호자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생활보호법에 의한 생활보호대상자와 보건사회부령이 정하는 저소득층자녀의 보육에 필요한 비용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으며, 같은 법 7조 1항에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국·공립보육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이 경우 국·공립보육시설은 저소득층 밀집지역, 농어촌지역 등 취약지역에 우선적으로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이런 규정이 의미하는 것은 국가가 직접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책임을 담당하는 대상은 저소득층에 한정하며 다른 계층은 자부담으로 민간(시장)에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기조는 그 이후로도 큰 변화는 없었으며, 다만 보육료 지원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무상보육을 실시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런 정책 기조는 정부가 서비스를 직접 생산, 제공하는 것보다는 서비스 이용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며, 이용자의 비용 부담 문제가 해결되면 시장에서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는 생각(시장에서는 소비자 선택에 의해 서비스의 가격과 질을 소비자가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무상보육을 실시하는 지금도 정부가 직접 설립한 국공립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 4만3742개소 중 5.7%에 불과하며, 전체 어린이집의 약 90%는 민간 또는 가정어린이집이 차지하고 있다.

물론 민간 또는 가정어린이집이 많다는 것이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나 부모들의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선호가 높아 몇 달 내지 1년 이상씩 입소 희망 아동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은 비용문제 뿐만 아니라 보육서비스의 질에 있어서도 국공립어린이집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2)


또한 민간, 가정어린이집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은 구조는 어린이집의 정체성과 이중적인 보육료 지원 구조가 맞물려 보육서비스 문제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런 구조와 무상보육이 결합되어 파생된 또 다른 문제는 취업모 자녀에 대한 역차별의 문제이다. 동일한 보육료를 지원받는 어린이집의 입장에서는 정시 내지 조금 일찍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아동을 어린이집에 늦게까지 있어야 할 취업모의 자녀보다 선호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보육서비스가 더 필요한 취업모의 아동이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것이 더 어렵게 됐다.

보육료 지원 구조

현재 보육료 지원 구조는 좀 복잡하기는 하지만 크게 보육료 지원과 어린이집별 지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어린이집별 지원은 어린이집에 직접 지원하는 보조금으로 정부지원시설에 대한 인건비 지원과 미지원시설의 영아에 대한 기본보육료 지원이 해당된다. 인건비 지원은 원장과 영아반 교사는 80%, 유아반 교사는 30%를 지원하며, 기본 보육료는 매해 연령별로 보건복지부에서 고시하는데, 2015년 기본보육료는 0세는 37만2000원, 1세는 18만원, 2세는 11만8000원이다.

기본보육료는 인건비를 지원받는 정부지원시설과 인건비를 지원받지 않는 미지원 시설 간의 보육료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보조금이다. 과거에는 국공립어린이집 등은 인건비를 지원받았기 때문에 부모가 부담하는 보육료가 낮았으며, 민간이나 가정어린이집은 인건비를 지원받지 않았기 때문에 보육료가 국공립에 비해 비쌌다. 그러나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사용하는 비용은 인건비 지원액과 보육료를 합치면 민간어린이집의 보육료보다 많았다. 따라서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보육료를 부담하면서도 질이 낮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차이를 없애기 위해 인건비 지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교사 대 아동 수 기준(<표 2> 참조)으로 나누어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들에게 지원하는 금액이 기본보육료이다. 현재 기본보육료는 영아(0세~2세)에게만 지원되고 있고 3세 이상의 유아에게는 지원되지 않고 있다.

보육료지원은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모든 아동에게 아이행복카드를 통해 지원된다. 이처럼 정부지원시설은 ‘인건비 지원 + 보육료 지원’을 지원받고 있으며, 미지원 시설은 ‘기본보육료 + 보육료 지원’의 금액을 지원받고 있다. 이를 그림으로 그리면 아래 <그림 1>과 같다.

 

결국 실제 어린이집에서 사용하는 보육비용은 정부지원시설은 ‘인건비 지원 + 보육료 지원 + 특별활동비 및 기타 필요 경비’이며, 미지원 시설은 영아는 ‘기본보육료 + 보육료 지원 + 특별활동비 및 기타 필요 경비’이며, 유아는 ‘보육료 지원 + 학부모 부담 보육료 + 특별활동비 및 기타 필요 경비’이다. 그리고 부모가 부담하는 비용은 영아의 경우에는 이용하는 어린이집에 관계없이 ‘특별활동비 및 기타 필요 경비’만을 부담하며, 유아의 경우에는 정부지원시설을 이용하는 아동은 ‘특별활동비 및 기타 필요 경비’만을 부담하면 되지만, 미지원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특별활동비 및 기타 필요 경비+보육료 차액’을 부담하고 있다(<그림 1> 참조).

실제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이 부담하는 금액은 시도에 따라 다르다. 무상보육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시도지사가 보육료와 특별활동비 수납한도액을 고시하도록 되어 있는데, 보육료 수납한도액은 정부지원시설과 미지원시설의 영아반은 정부지원단가 범위 내에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으며 미지원시설의 유아반은 시도지사가 어린이 집 유형 및 지역적 여건을 고려하여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참고로 2015년 서울의 보육료 수납한도액은 <표 1>과 같다.


무상보육이지만 정부가 보육서비스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부모들은 특별활동비 등의 추가 비용 또는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유아의 경우 보육료 수납한도액과 정부지원단가의 차액을 더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비용으로 인해 부모들은 최소 22만 원(미지원시설을 이용하는 유아)부터 최대 77만8000원(0세아의 경우 기본보육료 40만6000원+보육료지원 37만2000원)을 지원받고 있지만 여전히 보육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한편, 어린이집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지원기준이 실제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필요한 보육비용에 미달된다고 주장한다. 우선 표준보육비용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항목은 시설비다. 이중 건축비는 아동 1인당 1만4315원 또는 1만9900원으로 제시되고 있다.3) 그리고 정부지원단가가 표준보육비용에 미달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공립어린이집은 인건비의 일정 비율을 지원받기 때문에 정부지원단가로 지원을 받더라도 운영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반면 개인이 설치비용을 전액 투자한 민간 또는 가정어린이집에서는 이 비용으로는 어린이집 설치비용을 회수하거나 이윤을 창출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기본보육료가 정원 기준으로 계산되어 있기 때문에 아동 수가 정원에 미달될 경우(거의 대부분의 민간어린이집은 이용 아동 수가 정원에 미달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편법들이 사용되는데, 현장체험학습비나 특별활동비와 같은 추가 비용을 부과하거나 급간식비를 절약(?)하게 된다.4)


또는 보육교사의 인건비를 낮출 수밖에 없다. 실제 국공립어린이집 교사의 월급여가 162.8만원인 것에 비해 민간은 121.7만 원, 가정은 115.5만 원으로 민간이나 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의 급여는 국공립어린이집에 비해 월 45만~50만정도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5)

결국 민간보육시설이 전체 어린이집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에서 보육료 지원 위주의 정책과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어린이집의 운영 방식이 맞물리면서 보육서비스의 질적 문제나 사회적 책임성의 결여, 열악한 보육교사의 처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나온 정책 중의 하나가 서울형 또는 공공형 어린이집이다. 민간어린이집에 대해 국공립어린이집에 준하는 지원을 하면 민간어린이집의 서비스 질을 높이고 공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로 도입된 정책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실망스럽다. 추가의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서울형 어린이집의 비용부담은 여전히 높고 보육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낮다(<그림 2>, <그림 3> 참조). 보육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재정 지원이 보육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이다.

 

문제는 어린이집의 설치비용이다. 민간어린이집을 활용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재정이 절약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영리적 운영방식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재정효율성도 떨어지고 재정지원의 효과도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국공립어린이집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보호자들이 선호하는 이유는 설립주체의 따른 정체성과 함께 설치비용과 운영비용(보육료)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보육서비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과 함께 어린이집의 운영에 대한 지도 감독의 강화가 필요하다.


보육시설의 기준

보육서비스의 질에 문제를 일으키는 또 다른 요인은 어린이집의 인력배치 기준이다.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기준으로는 보육교사 1인이 영아 3명(0세)부터 유아 20명(4세 이상)을 돌보게 되어 있다. 이 기준은 적절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아동 수가 많은 편이다. 가정어린이집의 경우는 문제의 소지가 더 많다. 원장이 교사를 겸할 수 있고, 별도로 조리원을 두지 않아도 된다. 이런 조건에서 보육교사들이 하루 종일 아동을 보살펴야 한다면 적절한 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아동학대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덕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보육교사의 근로조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보육서비스 해결위한 근본대책 필요

영유아보육법이 시행되고 무상보육이 도입되면서 보육서비스가 양적으로는 급격히 확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육비용 부담이나 어린이집에 대한 믿음, 보육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불만이 높다.

이처럼 보육서비스의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보육정책이 국공립시설의 확충보다는 보육료 지원 확대 중심으로 이루어져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전체 어린이집에서 민간, 가정어린이집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구조 하에서 민간어린이집의 운영 방식이 보육서비스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보육서비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국공립어린이집을 획기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어린이집의 운영 방식을 이윤추구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사회와 학부모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어린이집의 설치 및 운영 기준을 보다 강화할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보육재정도 더 확충되어야 할 것이다. 보육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보육재정의 투입은 필수적 조건이다. 그러나 보육재정의 투입이 반드시 보육서비스의 질 향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보육재정의 투입이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구조의 마련이 선결되어야 한다.

(☞바로 가기: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1) 보건복지부, 보육통계(2014년 12월 기준), pp. 248-249
2) 민간어린이집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이은경 지음(2014), 어린이집이 엄마들에게 알려주고 싶지않은 50가지 진실, 북오션을 참조
3) 건축비는 아동 1인당 총면적 4.29m2을 기준으로 국공립어린이집 건축 지원단가인 1,201,300원/m2 또는 공공청사 표준건축비 단가인 1,670,000원/m2을 적용하여 계산하고 이에 내구연한 30년을 적용한 금액이다.
4) 이에 대해서는 이은경(2014), 어린이집이 엄마들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50가지 진실,  프레시안 연속 기사 '나는 어린이집 교사입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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