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이철희·금태섭 등 '뉴파티委' 출범
출범 선언문에서 '호남·친노·486' 물갈이 주장…문재인 "새로운 인물이 당 혁신"
2016.01.21 13:47:44
더민주, 이철희·금태섭 등 '뉴파티委' 출범

더불어민주당이 당에 새로이 영입한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을 중심으로 하는 '뉴 파티(new party) 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출범 일성으로 '당 주도세력 교체'를 주장하며 사실상 호남·친노·486 그룹 등에 대한 인적 쇄신을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위원회에는 이 소장 외에 금태섭 전 대변인 등 과거 안철수 의원과 가까웠던 이들, 기동민·권오중 등 박원순 시장의 측근들이 포함돼 있다.

뉴파티위원회는 21일 발표한 출범 선언문(☞기사 하단에 전문 첨부)에서 스스로를 "인물과 세력, 정책과 노선, 행태와 문화 등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일대 혁신하기 위한 조직"으로 규정했다. 위원회는 "낡은 인물, 익숙한 정책, 식상한 행태를 걷어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을 이끄는 주도세력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의 3대 주력은 호남, 친노, 운동권 세력이었다"며 "호남은 새 인물로 바꿔야 한다. 친노는 계파가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의 참여를 일구는 가치로 재편돼야 한다. 운동의 경력에 안주하며 기득권화된 인사들은 퇴출돼야 한다"고 구체적인 당내 그룹들을 거명하며 '물갈이' 논의를 공식 제기했다.

이들은 "우리는 문재인 대표의 당 혁신을 지지하지만 이른바 '친문' 그룹이 되지는 않을 것이고,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인들을 존중하지만 그들에게 변화와 결단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들은 "우리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신뢰한다"며 "김 위원장이 새로운 세력과 파트너십을 갖고 함께 이 당을 변화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당 안팎의 혁신세력과 광범위하게 소통하고 연대하면서 '뉴파티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야권의 분립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당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당의 리더십을 풍성하게 만들고자 한다"고 향후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뉴파티위원회, 누가 참여하나?


물갈이론을 제기한 것에 이어 시선을 끄는 것은 위원회의 인적 구성이다. 21일 현재 19명으로 '개문발차'한 위원회의 중심은 문 대표의 말처럼 이철희 소장이다. 문 대표는 전날 뉴파티위원회 구상을 설명하며 "이 소장을 중심으로 새로 입당한 인사들이 함께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했었다.

위원회에는 그간 문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영입한 인사들과, 원외 신진 정치인들이 포함돼 있다. 문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 외에 범주류로 볼 수 있는 인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기록비서관'으로 유명한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과, 역시 참여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황희 전 부대변인, 강희용 상근부대변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반면 2012년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상황실장을 지낸 금태섭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안 후보 비서부실장을 맡았던 허영 부대변인 등 과거 안 의원과 가까웠던 이들이 있고,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 민병덕 변호사 등 박원순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원외 신진 인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이들 원외 인사들은 지난해 12월 9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는 성명을 냈고(☞관련 기사 : 안철수·박원순 측근, '안철수 탈당' 만류), 같은달 15일에는 문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대신 당의 주류 그룹과 중진 인사들을 대상으로 인적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는 데 참여한 이들이다. (☞관련 기사 : 금태섭 등 당내 신진들, '文만 빼고 다 바꿔야')


뉴파티위원회가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의 '정풍운동'과 같은 대대적 인적 쇄신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은, 출범 선언문의 내용뿐 아니라 이같은 위원회의 구성에서도 기인한 바가 크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뉴파티위원회' 소속 이철희 소장, 금태섭 전 대변인 등이 21일 오전 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새 인물들과 함께 새 정당으로"


문 대표는 이날 오전 당 대표실에서 열린 뉴파티위원회 출범식에서 "우리 당은 뉴파티 운동으로 국민들 속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이는) 국민들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젊고 유능한 생활 정당이 되기 위한 우리 당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특히 "뉴파티위원회는 새 정당에 맞게 새로운 인물들이 (참여해) 당을 혁신할 것"이라며 "당의 구조, 의사결정 구조, 온라인 정당, 정책 등 모든 것을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당의 큰 변화가 시작됐다"며 "당의 껍데기만 변하는 게 아니라 사람, 체질, 문화까지 바뀌는 근본적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야말로 새로운 정당,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보겠다"고도 했다.

이철희 소장은 "이기는 정당, 사랑받는 정당으로서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때로는 긴장되더라도 서슴지 않고 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내면서 "다만 우리가 누구를 배제하거나 몰아내기 위한 정치를 하러 온 것은 아니다. 긍정과 상생의 자세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했다.

금태섭 전 대변인은 "야권이 정말 유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당의 문화에서부터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화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배척하지 않고 단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동민 전 부시장은 "국민들의 지상명령은 '다 바꾸라'는 것이다. 사람부터 관행, 제도까지 정당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어떤 언론에서는 '정풍운동'을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어떤 방향성을 갖고 지도부와 교감하면서 하는 게 아니다. 젊고 새로운 사람들의 '청풍' 운동으로 규정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은 뉴파티위원회 출범 기자회견문 전문(全文)

'뉴파티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지금 빚어지고 있는 온갖 정치적 혼란의 근저에는 부실한 정당이 있습니다. 좋은 정책과 인물은 정당을 통해 길러져야 합니다. 정당은 필요악도, 액서사리도 아닙니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편들고, 보통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해서든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튼실한 정당이 존재하는 나라에 복지국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선진국의 거의 모든 지도자들이 정당을 통해 육성·배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정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당이 우선이고, 인물은 그 다음입니다. 정당이 나무라면 인물은 그 나무의 열매입니다.

비록 지금은 만신창이가 됐지만 더불어민주당은 60년의 역사를 뿌리로 하는 대중정당입니다. 부족하고 엉성했지만 이 60년은 약자와 서민의 편을 들기 위해 노력한 분투의 세월이었습니다. 이 속에는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화가 있었고, 10년의 민주정부가 있었고, 복지와 경제민주화의 시대를 여는 끊임없는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숱하게 많은 정치인들이 이 당을 거쳐 갔습니다. 이 당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전 세계 어느 유력 정당도 어려운 시절을 겪지 않은 정당은 없습니다. 지금 살아남은 유력정당과 그렇지 못한 정당의 차이는 당을 살리려는 의지와 노력에서 비롯됐습니다. 우리는 더민주를 살리려고 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의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문재인 대표의 당 혁신을 지지합니다. 그러나 이른바 친문 그룹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인들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변화와 결단을 요구할 것입니다. 우리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신뢰합니다. 김 위원장이 새로운 세력과 파트너십을 갖고 함께 이 당을 변화시켜 나가기를 기대 합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하나의 계파나 이익집단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경계하겠습니다. 우리만 옳다고 고집하지 않고, 상대를 부정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귀하게 여기겠습니다. 타협을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고, 두려워서 타협하지도 않겠습니다.

'뉴파티위원회'는 인물과 세력, 정책과 노선, 행태와 문화 등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일대 혁신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낡은 인물, 익숙한 정책, 식상한 행태를 걷어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을 이끄는 주도세력이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의 3대 주력은 호남, 친노, 운동권의 세력이었습니다. 호남은 새인물로 바꿔야 합니다. 친노는 계파가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의 참여를 일구는 가치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운동의 경력에 안주하며 기득권화된 인사들은 퇴출되어야 합니다.

'뉴파티위원회'는 당 안팎의 혁신세력과 광범위하게 소통하고 연대하면서 '뉴파티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야권의 분립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당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당의 리더십을 풍성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인물 영입, 세대 및 세력교체, 어젠더 제시, 조직과 시스템 개편, 담론 개발, 문화 혁신, 연대정치, 선거 캠페인 등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민주당을 새롭게 해 우리 정치를 바꾸는 일을 멋지게, 즐겁게, 힘차게 해보겠습니다. 부정과 배제보다는 긍정과 배려의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6년 1월 21일, <뉴타피위원회>에 참여하는 인사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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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