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女, 男보다 95일 더 일해야 동일임금"
유럽엔 있는 '동일임금의 날', 우린 왜 없나?
2016.05.20 16:05:13
"한국 女, 男보다 95일 더 일해야 동일임금"
"유럽의 모든 남성들은 12월 31일까지 임금을 받고 일을 하는 반면, 유럽의 모든 여성들은 11월 2일부터 59일 동안 돈을 받지 않고 일을 하는 무임금 노동을 시작한다."

2015년 10월 '유럽 동일임금의 날'을 앞두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정의소비자성평등위원회 베라 주로바 위원장이 한 말이다. 같은 일을 하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임금을 받는 현실을 비꼬는 말이었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 여성은 연간 95일을 더 일해야 비로소 남성과 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36.6%인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15년째 1등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성별 임금 격차는 15.6%다.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 원장 겸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는 "성별 임금 격차는 현존하는 불평등의 가장 명확한 증거이자 여성들의 노동시장으로 진입과 지속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000년 40%에서 15년 동안 고작 3.4%포인트 개선됐을 뿐이다. 왜 나아지지 않는 것일까? 직업과 임금에서의 남녀 평등을 이룰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까? 

행동하는여성연대를 비롯하여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 한국YMCA연합회, 미래여성네트워크 등 10여개 단체들이 지난 2013년부터 '동일임금의 날' 제정 운동을 벌이는 배경이다. 

동일임금의 날은 나아지지 않은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한 문제 의식을 확산 시키고, 공식적이고 신뢰할만한 통계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해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김은경 원장은 "동일임금의 날 제정은 실질적인 여성 권한 확대와 남녀 평등 사회로 가기 위한 다양한 조치 가운데 가장 실질적인 방안이 될 중요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김은경 원장은 "우리나라는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을 점검하는 기재가 없는데 남녀 임금 격차와 관련해 보다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상징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 동일임금의 날 제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2005년 벨기에를 시작으로 국가 차원에서 동일임금의 날을 지정해 남녀 임금 격차의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유럽연합 차원에서도 집행위원회가 국가별로 특화된 권고안을 제안하는 등 회원국의 노력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럽의 2015년 성평등 관련 지수를 보면, 정책결정 과정에 여성이 참여하는 비율은 지난 5년 간 9%포인트 증가한 21%를 나타냈고, 정치에서의 성 균형은 지난해 27% 수준으로 확인됐다. 

한국에서는 2013년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발의한 '남녀 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 5월 넷째주 월요일을 동일임금의 날로 하자는 내용이 포함됐었다. 그러나 이 법은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비록 19대 국회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20대 국회에서 동일임금의 날 제정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이들은 5월 마지막 주인 고용평등주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2개 지역에서 동일임금의 날 취지를 알리는 거리 캠페인이 진행된다. 23일에는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2016 동일임금의 날 정책 토론회'를 연다. 이 토론회에는 김은경 원장과 차인순 국회 입법심의관이 발제자로 나서 유럽의 사례를 소개하고 한국의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동일임금의 날은 왜 필요할까?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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