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독립선언', 가능할까?
한나라 원내대표 토론회서 "의원 자율성 보장" 한 목소리
2009.05.20 18:09:00
'국회의원 독립선언', 가능할까?
'한나라당 원내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그동안 '속도전', '통법부'로 상징되는 일방적 국회 운영, 주체성 상실 등 한나라당의 국회 운영에 관한 문제점이 일제히 지적됐다. 당의 '주권'을 확립하고 개별 의원들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 이른바 국회 폭력 사태, 4.29 재보선 참패 등의 원인이 '상명 하달'식의 당정청 소통 구조, 비민주적 원내운영에 있었다는 의미다.

당 쇄신특위 소속인 신성범 의원 및 초선의원들은 20일 열린 토론회에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안상수-김성조, 정의화-이종구, 황우여-최경환 의원에게 강제적 당론 금지, 상임위 중심 국회 운영, 당정회의 제도화 등 당정청 소통 강화, 청부입법 금지 등에 대한 요구를 집중 제기했다.

이날 쇄신특위가 회의를 통해 다룬 주제도 '원내 운영 쇄신'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보환 의원은 "교섭단체 대표간 협의를 통해 이뤄지는 관행에서 국회 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운영 주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임위 별로 자율적이고 상시적인 국정감사, 현 임명제인 상임위 간사 호선제 전환 정책위의장 임명제, 정책 대변인제를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발제를 맡은 신성범 의원은 "강제적 당론 금지, 특정 현안에 대한 당내 상임위원간 자문위원 구성, 당론 결정시 표결 의무화, 고위당정회의 등의 정례화 및 제도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당정청 관계 개선 등 한나라당의 쇄신 논의 및 요구와 관련해 공식적인 코멘트를 내고 있지 않은 상태다. 원내 운영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원내 운영의 실질적 '축' 중 하나인 청와대, 정부가 협조적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안상수 의원이 제기한 "보이지 않는 손" 논쟁에서 볼 수 있듯, 여전히 '형님 파워'로 상징되는 비선에 의한 원내 통제 의혹이 살아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이상득 의원이 김형오 의장에게 직권상정을 부탁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등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해 이상득 의원의 '입'이 결정적 역할을 한 정황은 그동안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쇄신특위의 한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이상득 의원과 관련된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면서 "(이 의원 등 비선 라인이 법안처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성 친이계' 표 안상수로 몰리나?

이같은 '국회의원 독립 선언'이 원내대표 선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안상수 의원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수적 기조를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강성 친이' 성향의 표가 안 의원 쪽으로 결집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의원은 '개별 의원의 자율성'과 관련해 상징적 과제인 '강제적 당론 배제', '지도부 중심이 아닌 의원총회 중심의 원내 운영' 등과 관련해 "상임위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모아서 (원내 지도부간 협상을 통해) 정치적으로 타결해왔다"며 과거 운영 방식 일부를 옹호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강성 전략가 이강래 의원이 '한나라당과 투쟁하겠다' 고 말했다. 이 어려운 시기에 민주당과 협상하고 리드하는 단호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친이 성향의 이윤성 국회 부의장이 "차기 원내대표는 대야 투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내용도 의미심장하다. '투쟁력'은 안 의원이 차별적으로 내세우는 슬로건이기도 하다. 장제원 의원 등 일부 강경파가 "(당이)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에 힘을 실어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반면 정의화 의원은 "강제적 당론은 나라나 당의 운명과 관계가 크지 않은 것은 피하고 가급적 '권고적 당론'으로 가는 게 좋다"고 말했고 황우여 의원 역시 "권고적 당론에서 그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비교적 온건한 모습을 강조했다.

최경환 의원과 손 잡은 황우여 의원에 대해서는 친박 성향 의원들의 표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친박계 한 의원은 "황 의원 쪽으로 표가 몰린다 해서 문제될 게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정의화 의원은 중립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양 계파 진영에서 어느 정도 표를 얻어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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