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석수 사표 수리 딜레마에 빠졌다
[분석] 이석수·송희영의 퇴장…우병우에겐 득일까, 독일까?
2016.08.29 18:34:59
박근혜, 이석수 사표 수리 딜레마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제출될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표를 수리할 수 있을까? 대통령 직속인 이 특별감찰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우병우 파동'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 특별감찰관은 29일 "압수수색을 받는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특별감찰관은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가족 회사 비리 의혹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이 터져나왔다. 청와대는 관련해 지난 19일 김성우 홍보수석을 통해 입장문을 낸다. 김 수석은 "특별감찰관이 감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찰내용을 특정언론에 유출하고 특정언론과 서로 의견을 교환한 것은 특별감찰관의 본분을 저버린 중대한 위법행위이자 묵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특별감찰관이 감찰 내용을 특정 언론에 유출한 게 사실이라면 이는 본분을 저버린 중대한 위법 행위며 국기 문란 행위"라고 비난했다.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우 수석 수사의뢰에 대한 청와대의 '반격'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특별감찰관은 청와대의 '국기 문란' 발언이 나온 후 '사퇴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혹만으로는 사퇴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정부의 방침이 아닙니까"라고 밝혔었다. 

그런 이 특별감찰관이 갑자기 사표를 제출한 것이다. 예측이 충분히 가능했던 검찰의 압수수색 직후 이 특별감찰관이 갑자기 마음을 바꾼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 특별감찰관은 대검 감찰과장 출신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감찰 전문가'다. 그런 그가 '의혹만으로 사표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는 법률적으로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이 특별감찰관은 이날 사표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사표는 내일쯤 인사혁신처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즉 30일경에 박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보고 될 예정이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 특별감찰관에 대한 '사표 수리'의 딜레마에 빠져들 수 있다. 

▲ 이석수 특별감찰관 ⓒ연합뉴스


이석수·송희영의 퇴장우병우에겐 득일까 독일까?

우선 이 특별감찰관의 사표를 수리할 경우 "의혹만으로 사퇴하지 않"고 있는 우 수석에 대해 '역풍'이 불 수 있다.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은 검찰 수사 도중 사표를 냈는데, 비리 의혹으로 역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우 수석이 '버티기'에 돌입한다면 비판 여론은 더 거세질 수 있다. 

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특별감찰관제도가 껍데기만 남게 될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대통령 측근에 대한 감찰 직후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의 사표를 수리하는 모양새는 여러모로 좋지 않다. 박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날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친박계 김진태 의원의 '호화 요트 편의 등 접대' 의혹으로 주필직을 사임한 것도 주목된다. 개별 사안을 따지면 직접적 연관 관계가 없지만 현재 여론 프레임이 '우병우 vs. <조선일보>'로 짜여진 상황이라, 오히려 우 수석의 '무소불위의 힘'을 도드라지게 드러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특별감찰관제도는 오늘로 허무하게 좌초했다. 그것도 최측근 실세 수석의 비리 의혹을 파헤치다 대통령의 신임을 잃었다. 대통령의 비리 척결에 대한 의지 부재가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표 제출은, 박근혜 정부가 우병우 지키기를 위해 측근비리와의 전쟁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오늘 물러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과 이석수 감찰관에 대해 제기된 의혹은, 지난 한 달 동안 우 수석에게 쏟아진 의혹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며 "이 두 사람의 사퇴로 확인된 의혹이 없다는 구차한 변명으로 버티는 우 수석이 물러나야 할 이유가 분명해졌다. 이제라도 역사의 두려움을 깨닫고 국민앞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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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기자 ilys123@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