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이정현, 명백한 보도 개입"
세월호 청문회 나온 TV조선 관계자 "유병언 보도, 가치 있었다"
2016.09.01 20:29:12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이정현, 명백한 보도 개입"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3차 청문회 첫날은 결국 '증인 없는' 신문으로 끝이 났다. 첫날인 1일 오후 핵심 주제였던 '세월호 관련 언론 통제' 부문 증인으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길환영 전 한국방송공사(KBS) 대표이사,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등 6명이 채택됐지만,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은 이정현 전 수석의 보도 개입 녹취록을 공개한 김 전 국장뿐이었다.

특조위원들은 당초 이날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이 전 수석에게 세월호 관련 보도 개입 의혹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었으나 불출석해, 질의 대신 이 전 수석의 방송 인터뷰한 영상을 틀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언론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홍보수석의 역할'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내용이다.

김 전 국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관련 보도를 빼달라고 전화한 것은 명백한 보도 개입이라며 이 전 수석을 비판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프레시안(최형락)


그는 "길 사장이 저에게 사표 내라고 했을 때, '청와대에서 김시곤을 물러나게 하라고 지시했는데 거역하면 자신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시피, 사장의 생사여탈권을 정치권력, 청와대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수석이) 보도국장에게 전화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명백한 압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국장은 아울러, 이 전 수석과 통화한 후 며칠 뒤인 2014년 5월 5일 길 전 사장이 보도국 편집회의를 소집해 해경을 비판하는 보도를 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 역시 청와대 압력에 의한 것임을 시사했다. "길 사장이 해경 비판 보도를 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가 '해경이 한창 구조작업인데 사기 꺾으면 안 된다'는 식이었는데 이정현 수석이 한 말과 비슷했고 그래서 눈치챘다"고 했다.

길 전 사장은 특조위 조사 과정에서 이에 대해 '보도 본부가 고생하니까 불러서 격려하면서 뭘 취재하는지 물어본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국장은 이에 대해 "길 사장이 계속 말을 바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길환영 사장은 처음에는 '세월호 유가족이 한창 구조 작업하는 해경 기 꺾지 말라고 했다'고 얘기했고, 당시 KBS 기자협회 진상조사단이 알아본 바로는 그런 요구한 바가 없다는 걸 확인했는데, 지금의 답변은 또다시 바뀐 내용"이라는 것.

질의를 맡은 김진 특조위원은 이날 "MBC에서는 사측 전체가 특조위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답했다"며 "특조위가 동행명령권을 발동할 경우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진봉 성공회대학교 교수는 "언론 탄압이라는 것은 정치 권력이나 경제 권력이 올바로 보도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이정현 수석이 했던 행위"라며 "청문회에 나와 잘못된 것을 명명백백하게 증언하라는데 그렇게 말하는 것은 책임 회피하려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유병언 보도, 본질 흐리기 아니"라는 TV조선

보도 통제 의혹에 앞서,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관련 보도 및 언론 이슈 전환 및 왜곡에 대한 질의가 진행됐다. 이때 증인으로는 당시 유병언 보도를 가장 많이 낸 TV조선의 이진동 기획취재부장을 비롯해 한겨레 노현웅 기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유병언 관련 보도에 대해 대조적인 태도를 보여 주목받았다.

김서중 특조위원은 "세월호 참사 후 시간이 지날수록 해경이나 해수부의 책임보다는 유병언 관련 보도만 부각됐다. 전형적인 본질 흐리기식 보도 행태로 보인다"며 이진동 부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TV조선 사회부장이었던 이진동 부장은 "유병언은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소유자이기 때문에, 평형수 문제나 선박 안전 문제 등 침몰 원인에 있어서 당연히 조사해야 한다는 점에서 침몰 원인을 밝히는 것과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유병언 관련 보도가 추측성, 선정성이 짙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종편이 뉴스 물량이 많고 생중계도 하다보니 다소 그랬던 점은 인정하지만 기사 가치가 없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선정성 문제는) 저희뿐 아니라 다른 종편도 그 부작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이진동 TV조선 기획취재부장. ⓒ프레시안(최형락)


권영빈 진상규명 소위원장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쓰기하는 보도 행태를 지적했다.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 않느냐는 것. 이 부장은 "검찰이 백브리핑을 하면 내용을 취재하기도 하지만, 검찰이 그렇게 제시할 때는 신뢰를 하고 들어간다"고 했다.

노현웅 기자는 검찰의 언론 플레이 의혹을 제기했다. 노 기자는 "유병언 수사를 맡은 인천지검의 경우 언론이 과잉친절이라고 할 정도로 백브리핑을 진행했고, 기사가 많이 나가면 자제시키는데 은근히 즐기는 걸 목격했다"며 "준비 없이 수사를 하게 된 검찰이 언론을 통해 구원파 쪽 사람을 기선제압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한겨레)는 유병언 관련 보도는 하지 않는 걸로 방침을 정했다. 저희 판단에는 유병언 관련 수사는 세월호 본질을 흐리기 때문에 발제를 하지도 않았고 데스크도 요구하지 않았다"며 "기록을 위해서 남기는 정도의 최소한의 기사만 쓰기로 했었다"고 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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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 naeor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