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파괴된 박근혜, 폭주가 두렵다"
[인터뷰]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정신 파괴된 박근혜, 폭주가 두렵다"

대통령 한 사람으로 인해 민주주의 국가에서 샤머니즘 국가로 전락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집단적 멘붕(멘탈 붕괴) 사태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이 특정인을 향한 "순수한 마음"으로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작금의 사태를 1년 6개월 전에 '예언(?)'한 사람이 있다.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이다. 


정확히 말하면 '예언'이 아닌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예측'이었다. 그는 인물 심리 분석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심리적으로 의존 상대가 필요하"며 "대통령 하기 싫은 사람"으로 연산군에 비유했다. 이 인터뷰는 최근 '최순실'이라는 박 대통령의 '조종자'가 명확해지면서 페이스북 등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회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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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김 소장은 박 대통령에 대해 최태민-최순실 부녀에 의해 40년간 (정신적) "포로 상태"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심리적 특징은 '두려움'과 '의존성'이었고, 최 씨 부녀에게 장기간 조, 이용당해 오면서 정신적으론 더 망가졌다고 볼 수 밖에 없다는 것. 


박 대통령의 현재의 상태에 대해선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었다. 무기력과 폭주가 오락가락할 것이다. 불안감에 몸서리치다 대포도 쏘고 계엄령도 선포하고 싶을 것"이라며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현 사태의 궁극적인 책임은 '박근혜'라는 대통령이 불가능한 사람을 내세워 무리하게 집권을 하고자 했던 수구 보수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인간 '박근혜'가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순실이와의 관계를 누가 비난하겠는가. 수구 보수 세력은 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수준 이하의 사람을 데려다가 민주공화국 수장에 앉혔을까...단기적으로는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을 밝혀내는 게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신이 박약한 사람을 이용한 세력들(수구 보수 세력, 친미 사대 세력, 7인회, 만만회, 문고리 3인방, 8선녀 등 '새누리당 일파')도 처벌해야 한다. 이건 범죄다. 특히 알고 한 짓이기 때문에, '확신범'이다."


김 소장은 또 최순실과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지지자들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의 심리적 유착관계가 해소됐기 때문에 남은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도 했다.

 

"이번 사태는 정치적 정통성이 완전히 부정된 사건이다. 적어도 심리적으로는 박 대통령은 통치가 불가능하다. 끝난 상황이다. 너무나 극적으로, 그것도 아주 충격적으로 끝났다." 


다음은 26일 오후 있었던 김 소장과 인터뷰 전문. 


▲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프레시안(최형락)


"포로 박근혜, 풀어줘야 한다"

프레시안 : 2015년 4월에 첫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하기 싫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경우'"로, "심리적으로 의존 상대가 필요하"며 "정서적으로 이미 패닉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박 대통령의 심리 분석이 너무 정확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태형 : 그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의존하고 있는 인물이 누군지 특정하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알게 돼 속 시원하다.(웃음) 당시 박 대통령은 사람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그마저도 극소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회-최순실-김기춘 세 사람 사이에서 감을 못 잡았는데, 비로소 확인됐다. 체증이 다 내려간 것 같다.

1년 6개월 전 박 대통령은 "이미 패닉 상태"였다. 그리고 올해 4월 두 번째 인터뷰에서 "자기 세계에만 빠지는 자폐 성향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두려움이 많고 불안감이" 커 "세상을 향해 방어막을 치고" 살았기 때문이다.

사실 박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 국면마다 해외 순방을 갔다. 알고 보면, 누군가 내보낸 것 아닐까? 박 대통령 멘탈이 약해서 감당하지 못할 것 같으니까 일의 수습 차원에서 말이다. 뭐,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에게 '가라'고 하면 가야지.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 말은 잘 들었으니까.(웃음) 이제 박 대통령을 쉬게 해줘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최태민-최순실 부녀에게 이용당하고, 조당했다. 


프레시안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얘기하면, 사람들이 다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김태형 : 그 연설문도 최순실 씨가 쓰지 않았을까? 박 대통령 심리가 지금 글을 직접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닐 것 같다.(웃음) 기자회견도 녹화로 1분 정도에 그치지 않았나. 생방송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말이다.

설령, 박 대통령이 직접 썼다고 해도 주변에서 검토했을 것 아닌가. "그럼, 이건 안 됩니다. 큰일 납니다"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들도 박근혜-최순실 두 사람의 관계가 "순수한 마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웃음) 청와대 참모들이 최순실 씨 수준으로 떨어졌다.

말을 버벅거리고, 행사에 불참하고, 위기 때마다 해외에 나가는 등 이미 징후가 나타났다. 측근들은 박 대통령이 통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 심지어는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어렵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을 것이다. 그날 기자회견도 아마 굉장히 힘들게 소화했을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포로로 잡힌 상태다. 지금 상황도 박 대통령 혼자 수습하지 못한다. 최순실 씨가 도와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니 박 대통령은 조금 있으면 멘붕에 빠질 것이다. 박 대통령이 죄를 지었지만, 달리 보면 치료 받아야 할 사람이다. 광신도 집단에 포로로 잡힌 사람을 사회가 구출해 치료해주는 것과 비슷한 경우다. 지금 한 종교집단의 무당에게 잡혀 있으니, 빨리 구출해야 한다.

프레시안 : 멘붕에 빠진 박 대통령, 지금 어떤 상태일까? 무기력한 가운데,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을 것도 같다.

김태형 : 박 대통령이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었다. 무기력과 폭주가 오락가락할 것이다. 불안감에 몸서리치다 대포도 쏘고 계엄령도 선포하고 싶을 것이다.

최소한의 양심과 동정심이 남아 있다면, '포로 박근혜'를 이제라도 풀어줘야 한다. 물론, 본인은 세뇌를 당해서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요양을 거쳐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치료된다는 게 아니라, 개인의 극단적인 선택은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인간 '박근혜'를 위하는 길이고, 국민을 위한 길이다.

▲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20대부터 함께한 '40년 지기'다. <뉴스타파> 갈무리.


프레시안 : 박 대통령과 최태민-최순실 부녀와의 관계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일각에서 종교적인 관계를 의심하는 것 아닌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박근혜 대통령께서 최태민-최순실의 사교에 씌어 이런 일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태형 : 박 대통령의 기본 심리는 두려움이다. 종교적인 걸 떠나서 누군가에게 의존하게 되어 있다.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는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장 경호를 뚫고 들어온 공작원(문세광)의 총에 죽었다. 그리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도 최측근이자 실세 중 한 명이었던 사람(김재규)의 총에 죽었다.

이 상황에서 인간 '박근혜'는 누굴 믿어야 할까? 두 번의 사건만으로도 박 대통령이 세상을 두려워할 이유는 충분하다. 자신을 보호해주며 정신적 안정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의탁할 수밖에 없다. 그게 최태민 목사였다. 최 목사는 특히 종교(영세교)를 도구로, 효과를 극대화했다. 최순실 씨 또한 그런 최 목사의 후계자로 알려져 있다. 최 씨 일가와 박 대통령의 관계가 교주와 교인이라면, 더욱 강력할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어떻게 저렇게 망가질 수 있나?' 하는 측면인데, 최 씨 일가와 박 대통령의 관계를 기간으로 따지면 짧지 않다. 1974년 육영수 여사가 서거한 뒤, 최 목사가 자신의 꿈에 육 여사가 나왔다며 "나(육영수)는 아시아의 지도자가 될 너(박근혜)를 위해 자리를 비켜준 것이다. 더는 슬퍼하지 마라"고 편지를 보내면서 시작된 것 아닌가. 40년이 넘은 관계다. 누군가에게 40년 동안 이용당하고 조종당하면, 사실상 본성이 망가진다.

'윤 일병 사건'을 심리학적으로 조사했는데, 건강한 청년들도 군대에서 1~2년간 학대를 당하면 망가진다. 윤 일병을 구타해 죽게 한 상병 두 명도, 처음에 군대에 왔을 때와 달리 정신적으로 망가진 상태였다. 단적으로, 5년 동안 상사에게 매일 핀잔을 들으며 회사 생활을 했다고 하면? 또 매 맞는 아내의 경우는 어떤가. 10년 동안 남편에게 맞고 살았다면? 피해자 대부분이 '남편이 훌륭한 분이라서 절 때린 거에요'라고 한다.

프레시안 : 박 대통령의 의사소통 방식을 놓고 '눈에서 레이저를 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또 '문고리 3인방도 박 대통령에게 가까이 다가서지 못한다'고 한다.

김태형 : 박 대통령이 최측근도 멀리한 채 지키고자 한 게 무엇인가. 자신이 유일하게 믿는 '최순실'이었다. 박 대통령 뒤에 최순실 씨가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언행만 봤다. "나쁜 사람"이나 "이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요?"와 같은 말, 그동안 박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여겼던 것 아닌가. 그런데 알고 보니, 박 대통령의 내면적 동기는 '순실이(순siri) 말 잘 듣기'였다. '이 세상에서 날 사랑하는 사람은 순실이 밖에 없어. 순실이 없으면, 난 죽을 거야'라는 심리다. '지구가 망해도 순실이 만은 살려야 한다'는 마음이다.(웃음)

프레시안 : 정말, 대한민국 최고 통수권자가 어떻게 그럴 수 있나.

김태형 : 그래서 박 대통령 같은 사람은 대통령을 시키면 안 되는 경우다. 미국 영화를 보면, 지구가 위기에 처해도 가족을 지키는 게 우선인 주인공이 나온다. 그와 비교해 박 대통령에게 뭐라고 할 수 있나? 박 대통령에게는 순실이가 전부다. 그럼에도 책임은 있다. 영화 주인공들은 재난을 먼저 수습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떠나는데, 박 대통령은 순실이 만을 구한다(지킨다)는 생각이니까.

이기적인 사람들은 보통 세상을 못 믿기 때문에, 위기 상황일수록 가족부터 살리려 한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에 앉히면 되겠는가. 인간 '박근혜'가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순실이와의 관계를 누가 비난하겠는가. 수구 보수 세력은 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수준 이하의 사람을 데려다가 민주공화국 수장에 앉혔을까.

"'새누리당 일파'가 저지른 범죄박근혜, 임기 못 채운다"


프레시안 : 1년 6개월 전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권은 수구 보수 세력의 공동 정권일 수 있다"며 "'실세가 누구냐?'에 따라 정권의 주인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당시 "극우 보수 세력은 '박근혜'라는 정치 상품이 없었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재집권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태형 : 그렇다. 한국의 극우 보수 세력과 친미 사대 세력은 선거 때문에 '박근혜'라는 카드가 필요했다. 이 사람들도 ''박근혜'를 선거판(정치판) 끌어들이려면 누굴 만나야 하지?'라는 생각으로 주변 조사를 했을 것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최태민 목사(1912~1994)였을 것이고, 이후에는 최순실 씨 아니었겠나. 


추측인데, 김기춘 전 비서실장으로 대표되는 수구 보수 세력이 '같이 정권을 잡아 보자. 공동 정권을 창출해보자'라고 하며 삼성동에 칩거 중인 '박근혜'에게 접근했을 것이다. 1997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만났고, 이듬해 4.2재보궐선거에 당선돼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정치인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자, 최순실 씨의 위치도 달라졌을 것이다. 사실상 왕비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곁에서 왕이 될 때까지 보좌한 셈이니, 그 위세가 더욱 올라갔을 것이다.

정권 초기, 김기춘 비서실장과 최순실 씨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박 대통령이 누구 편을 들었을까? 무조건 순실이 편을 들었을 것이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2015년 2월 물러난 이유다. 박 대통령의 심리가 곁에 사람을 오래 두지 않는다. 믿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쳐내는 식이다. 최 씨 일가 사람만 주변에 남을 것이다.

프레시안 : 그럼, 문고리 3인방도 최 씨 일가라고 봐야 할까?

김태형 : 그렇다. 사실상 최 씨 일가라고 볼 수 있다. 최순실 씨와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비서관은 '한통속'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오른쪽). 김 전 비서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은 박 대통령의 심리 상태를 알고 있었을 것 같다. 최근에는 우병우 민정수석도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에게 모든 것을 다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대통령의 사적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국정이 좌지우지됐는데, 여기에 동조한 사람들의 심리는 뭘까?

김태형 : 수구 보수 세력과 친미 사대 세력의 장기집권이 낳은 폐해다. 간단하게 '새누리당 일파'라고 칭해 보자. 이들은 김대중-노무현 민주 정부 10년을 기점으로 퇴장했어야 한다. 그런데 사기를 쳐서 정권을 잡은 사람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이후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꼭두각시로 세우면서 억지 집권 연장에 따른 폐단이다.

현 집권세력인 '새누리당 일파'는 조선시대 '한명회 일파'와 같은 찌꺼기들이다. 70년 동안 집권했기 때문에 이제는 찌꺼기들밖에 남지 않았다. 악당도 질과 급이 있는데,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할 때가 되니까 고급 악당들은 사라지고 찌꺼기만 남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만 봐도 알 수 있다. "나도 연설문 쓸 때 친구 얘기 듣고 쓴다"고 말하는 사람이니, 얼마나 수준있나.(웃음)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경제를 총괄한 최경환 전 부총리만 봐도 '새누리당 일파'가 경제를 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와 같은 국가적 재난에는 또 어떻게 대처했나. 심지어 도덕성도 없다. 그렇다고 민족성과 자주성이 있나? 아니다. 할 줄 아는 것은 오로지 종북 몰이와 사욕을 채우는 일이다.

프레시안 : '새누리당 일파'는 최 씨 일가가 조하는 '박근혜'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김태형 : 욕망이 크면 판단력이 흐려진다. 또 욕망이 강력하면 사고가 왜곡된다. 이들은 권력에 빌붙어서 한몫 잡겠다는 욕망, 자기들이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욕망으로, 박근혜-최순실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통제하고 절제해 욕망을 없애는 것보다 '건전한 욕망을 가지고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건전한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의 최고 자리에 올라야 한다. 정치인이면, 욕망이 기본적으로 공익을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사익을 우선하는 사람들이 차지했다. 본인들이 알았어도 인정하기 싫었을 것이고, 또 다른 방식으로 합리화했을 것이다.

인간의 욕망이 건전하지 못하고 마음이 병들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대표적인 게 망상이다. 망상은 욕망에서 시작된다. '내가 별 볼 일 없는 사람인 것 같다'라고 생각하면 과대망상이 나오는 것이고, '사람들이 날 너무 괴롭혀'라고 생각하면 피해망상이 생긴다. 이렇게 된 것이다. 박근혜-최순실의 순수한 마음에 현실 왜곡이 들어간 이유다.(웃음) 


프레시안 :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어떻게 강남 사는 웬 아주머니가 대통령 연설을 뜯어고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라고 했다. 국민이 느끼는 멘붕도 바로 이런 것이다. '강남 아주머니에게 국정을 농락당했다'는 데서 오는 자괴감.

김태형 : 최순실 씨는 '강남 아주머니'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청와대를 자기 집처럼 드나들었다. 그리고 영애 박근혜를 조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로얄 패밀리 수준의 심리를 가졌을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간이 부어서 배 밖으로 나온 격이다. 


최순실 씨가 '동네 아줌마만도 못하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른 채, 최소한의 절차도 외교적 상식도 없이 국정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그런 아주머니가 국정을 쥐락펴락하다 보니, 박근혜 정부는 굉장히 비상식적인 행동을 많이 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의 관여를 심리적으로 제동할 힘이 없었을 것이다. 순실이 말을 잘 들어야 하니까.

문제는 박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었다는 것을 '새누리당 일파'는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알면서도 대통령으로 옹립했다. 나라가 망하든 말든, 국민이 어떤 일을 당하든 말든 정권만 연장하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들이 박 대통령보다 더 나쁜 사람들이다.

'새누리당 일파'가 추종하지 않았으면, 영애 박근혜는 대통령을 하지 않았을 사람이다. 사회적, 심리적으로 자립할 능력도 없지 않나. 자신의 야심을 위해서 국민을 기만하고, 꼭두각시로 내세운 사람의 단물을 빨아 먹은 이들이야말로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

프레시안 : 박근혜 정권 초기 대통령 자문그룹이라고 불렸던 '7인회'가 대표적이고, 정윤회 씨가 부각되면서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포함한 '만만회'가 알려졌다. 이어 '십상시'까지.

김태형 : 그렇다. 그런 식으로 드러난 것이다. 지금은 최순실 씨를 정점으로 하는 '8선녀' 얘기가 나오는 것이고.

프레시안 : 새누리당 내에서도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 선상 반란 또는 배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데,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의원 등은 결이 좀 다르다고 봐도 될까?

김태형 : 같은 '새누리당 일파'다. 배가 난파할 것 같으니까 빨리 탈출하려고 쥐떼들이 아우성하는 꼴이다.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었다면, 새누리당에 몸담고 있었겠는가. 물론, 야당에 속해 있다고 다 훌륭한 건 아니다.

'조중동'이 모두 '최순실 게이트'를 다루고 있다. 단독과 특종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는 차기 선거에서 표가 떨어진다는 말이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누가 봐도 지금은 탈출해야 하는 때다. 추가 폭로와 양심선언 등 정권 말기 붕괴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레임덕이 올 것이다. 


▲ 한 네티즌이 만든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미지. 18대 대통령을 '박근혜'에서 '최순실'로 바꾸었다.


프레시안 : 그런데 아직 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다. 걱정된다.

김태형 : 지난 4월 인터뷰에서 '박근혜의 정치력도 국민적 지지도 허구'라고 했다. 그래서 "한번 붕괴하기 시작하면, 굉장히 빨리 무너질 것"이며 "집권세력과 지지층이 '박근혜'를 버리는 정도는 과거 박정희·전두환 등 여권의 지도자를 배신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정치영역에서는 '새누리당 일파'의 대통령 옹립 과정, 그리고 민심에서는 영애 박근혜에 대한 심리적 유착관계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독자적인 지도력이 없다. 따라서 "권력 누수가 박 대통령의 무리수와 충돌하면, 내부에서 직접 '박근혜 제거'를 생각할 수도 있다"고 예견했다.

결국 맞았다. 박근혜 정권이 임기를 못 채울 것이라고 한 우려가 맞았다. 지금은 버텨 봤자 의미도 없다. 중간에 내려오든지, 쫓겨나든지 사달이 날 것이다. 이미 게임은 끝났다.

프레시안 : 20대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때문에 분노하고 있고, 4050세대 아줌마들은 최순실 씨와 자신을 비교하며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 대한민국 남녀 모두 박근혜 정권이 사실상 '최순실 정권'이었다는데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다.

김태형 : 말한 대로, 심리적 저지선이 붕괴됐다. 이번 사태는 정치적 정통성이 완전히 부정된 사건이다. 적어도 심리적으로는 박 대통령은 통치가 불가능하다. 끝난 상황이다. 박근혜 정권이 너무나 극적으로, 그것도 아주 충격적으로 끝났다.

프레시안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눈치 보기에 급급할 것 같다.

김태형 : 민중들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었기 때문에 11월 12일 민중총궐기와 같은 민심이 폭발적으로 일어나 야당을 견인해야 한다. 야당도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국민의 힘을 등에 업고 정국을 수습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을 밝혀내는 게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신이 박약한 사람을 이용한 세력들(수구 보수 세력, 친미 사대 세력, 7인회, 만만회, 문고리 3인방, 8선녀 등 새누리당 일파)도 처벌해야 한다. 이건 범죄다. 특히 알고 한 짓이기 때문에, '확신범'이다. 그렇게 청소하고 다시 시작한다면, 한국 사회도 좀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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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기자 onscar@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원래도 계획에 맞춰 사는 삶이 아니었지만, 초등학생 아이 덕분에 무계획적인 삶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명선 기자 overview@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방송국과 길거리에서 아나운서로 일하다, 지금은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기자' 명함 들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