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조조정·노동유연화, 한시도 늦출 수 없다"
라디오 연설…"경제지표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안갯속"
2009.05.18 09:00:00
MB "구조조정·노동유연화, 한시도 늦출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지금이 구조조정과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라면서 "또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는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우리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고는 있지만 "지금은 긴장을 늦출 시점이 아니다"는 판단에서다. 공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 등 각종 '이명박식 경제정책'을 속도감 있게 밀어 붙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고환율 효과 잃어…걱정에 잠이 안 온다"

우선 최근의 경제상황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우선 반가운 소식이고, 희망적인 분위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경제 심리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갈 길은 아직도 한참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자동차 운전에 비유하면 지난 해 말에서 금년 초 까지는 강풍과 폭우로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강풍이 다소 잦아들어 천천히 움직일 수 있게는 되었지만, 여전히 안개가 짙게 드리워져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IMF 때에도 '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외국 언론이 평했던 것을 기억하실 것"이라며 "너무 서둘러 긴장을 풀어서 반드시 해야 할 구조조정과 각종 개혁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급한 생각에 가계대출을 부추겨 결국 카드사태가 발생했던 아픈 경험도 생생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극복 못지않게, 위기 이후도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그 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 누적돼 온 비효율과 거품을 제거하느냐 못하느냐, 미래를 위해 과감한 개혁과 투자를 하느냐, 못하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것이 저의 분명한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환율 덕을 보았던 수출이 환율 효과를 잃게 되고, 경기 회복상황에서 다시 오를 에너지 가격을 생각하면 저는 잠이 안 올 정도로 걱정스럽다"면서 "지금은 긴장을 늦출 시점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마라톤을 뛸 때도 중간지점을 지나서 만나는 이 언덕길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며 "이 위기의 언덕을 넘어 어느 나라보다 더 빠르게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여매자"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라디오 연설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

오늘은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제 생각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요즘 경제가 약간의 회복기미를 보이자 이제 경기가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하는 얘기들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찬찬히 살펴보면 숨 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되던 경기하강의 속도가 다소 완화되고 있고 각종 경제지표들도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선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희망적인 분위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경제 심리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과감하고 신속하게 대처해 모든 선진국들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미미하게 나마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또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경기선행지수도 3개월째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휴일이면 나들이 인파로 고속도로가 정체되는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고, 백화점들도 쇼핑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투기조짐이 보인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하지만 갈 길은 아직도 한참 남아 있습니다.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 냉정하고 신중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제가 조금 편하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자동차 운전으로 비유하면, 지난 해 말에서 금년 초까지는 강풍과 폭우로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해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지금은 강풍은 다소 잦아들어 천천히 움직일 수 있게는 되었지만, 여전히 안개가 짙게 드리워져 시야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 IMF 외환위기 때도 "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외국 언론이 평했던 것을 국민여러분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사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너무 서둘러 긴장을 풀어 위기를 통해서 반드시 해야 할 구조조정과 각종 개혁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습니다. 아마 그런 뜻일 것입니다. 또한 조급한 생각에 가계대출을 부추겨서 결국 카드사태가 발생했던 아픈 경험도 아직 우리에게 생생합니다.

제가 늘 말씀드립니다마는 위기극복 못지않게, 위기 이후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그동안 우리 사회 곳곳에 누적돼 온 비효율과 거품을 제거하느냐 못하느냐, 미래를 위해 과감한 개혁과 투자를 하느냐, 못하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는 것이 저의 분명한 믿음입니다. 환율 덕을 보았던 수출이 환율 효과를 잃게 되고, 경기 회복 상황에서 다시 오를 에너지 가격을 생각하면, 저는 잠이 안 올 정도로 걱정스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성장동력 투자에 매진하고 있고 해외 자원 확보를 위한 에너지 외교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서민지원 등 각종 정책도 긴급 재정 지출이라는 진통제를 놓아서 꾸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계속 이렇게 갈 수는 없습니다. 또한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선다 하더라도 서민들의 삶이나 일자리 문제가 나아지는 것은 아마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기회복에 대한 서민들의 기대가 빨리 충족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 위기의 고통 속에 구조 조정을 강도 높게 진행하는 일본이나 신기술에 투자하는 다른 선진국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잠시도 안주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주에 만난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자원 고갈 이후를 대비해서 석유 판 돈을 따로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개발하는데 협력하자고 강력하게 제안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이 이러한데 하물며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금이 구조조정과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구조조정과 함께 공공부문의 효율성도 크게 높여야 합니다. 정부는 이미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머지않아 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는 이미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만,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우리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국민 여러분,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은 긴장을 늦출 시점이 아닙니다.전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상황을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 됩니다. 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데 특별히 중소기업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늘리고 중산층을 키우는데 정부 목표의 성패가 바로 여기에 달려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비스 산업 분야, 부품 소재 분야, 그리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을 얼마나 만들어내느냐가 위기 이후 대한민국 경제의 모습을 결정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이미 마련한 서비스 산업 선진화 방안도 바로 그런 목적을 위한 것이고, IT 중소기업과 녹색 기업들도 적극 지원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 위기 상황 속에서 잘 하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참 많다는 사실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세계 일등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수백 개의 기업들이 있고, 시장 다변화를 위해 온 세계를 향해 불철주야 뛰고 있는 기업인들도 많습니다. 지난 주 중앙아시아 순방에서도 저는 우리 중소기업이 세계 어느 나라 보다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마침 이번 주가 중소기업주간 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일자리를 만들고 기술개발로 세계일류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중소기업인과 근로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서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마라톤을 뛸 때도 중간지점을 지나서 만나는 이 언덕길이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이 위기의 언덕을 넘어 어느 나라보다 더 빠르게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여맵시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uknow@pressian.com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