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보공개' 모범 보여야
[하승수 칼럼] 박근혜 정부의 밀실 행태, 부패 키웠다
청와대, '정보공개' 모범 보여야

문재인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직원들과 같이 식사하고 비서진과 격의없이 대화하는 모습들이다. 이런 모습들이 청와대 전체의 혁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청와대 혁신을 위해서는 청와대 자체의 시스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그 핵심은 정보공개이다. 그동안 청와대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조차도 위반하면서 사실상 모든 정보를 비공개해왔다. 심지어 법률에서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되어 있는 정보목록조차도 비공개해서 행정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정보목록은 그야말로 목록이다. 시민들이 정보공개를 청구하려면, 공공기관이 어떤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하기에, 정보목록은 의무적으로 공개하게 되어 있다. 심지어 국가정보원도 형식적이나마 정보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실도 정보목록을 공개한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는 정보목록 공개를 거부해 왔다. 스스로는 법을 위반하면서 '정부 3.0' 운운하며 정부부처에게는 정보공개를 확대하라고 지시해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의 청와대가 사용하는 모든 예산집행내역도 전부 비공개해 왔다. 하나라도 공개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청와대의 밀실 행태가 부패와 권력남용을 낳은 또 하나의 원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는 이런 밀실행태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투명한 정보공개를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청와대를 혁신하고 행정부 전체를 혁신하는 지름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공약에서 "정보공개법 전면개정으로 국민과 정보공유하는 열린정부 완성"을 약속했다. 이 약속을 실행하기 위해서라도 청와대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관료집단의 반발도 극복할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가 정보공개법에서 규정한대로 정보목록을 공개하고, 청와대의 정보공개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기를 기대한다.

한편 현재 청와대를 상대로 진행중인 정보공개소송에서도 청와대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 세월호 참사당시 대통령의 7시간, 한.일위안부협정 등과 관련된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바람에 진행중인 행정소송(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들이 있다. 피고가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 국가안보실장이다.


피고가 '기관'이기 때문에, 바뀐 비서실장, 경호실장, 국가안보실장이 이제부터는 책임지고 소송을 수행해야 한다. 


바뀐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이전 정권에서 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이후에 정보공개를 어떻게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것이 문제를 푸는 시작이 될 것이다.

이렇게 청와대가 정보공개에 나서는 것은 국회의 개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국회는 청와대에 못지 않게 밀실행태를 보여 왔다.

국회는 대법원 판례조차도 무시하고 정보공개를 거부해 왔다. 국민세금을 사용하면서도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예비금 등의 문제성 예산에 대한 세부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왔다. 국회의원 1인당 연간 4571만 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입법 및 정책개발비'도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정보공개의 모범을 보인다면, 이런 국회의 행태를 바로잡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청와대의 조속한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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