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세, 한나라당 지도부서도 '반대론'
홍준표·박지원 한 목소리 "남북협력기금이나 잘 쓰자"
통일세, 한나라당 지도부서도 '반대론'
이명박 대통령이 8.15경축사를 통해 처음 언급한 통일세 문제와 관련해 정작 한나라당 지도부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세 문제는, 지금 남북협력기금이 많이 있는데 평화 공동체가 정착된 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홍 최고위원은 이같은 발언에 앞서 이 대통령의 8.15 경축사 중 '공정한 사회' 화두를 꺼내고 "(서민 정책 일환으로) 세제를 개편할 때 직접세를 강화하고 간접세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는 청와대 일각에서 나오는 "통일세를 간접세 형태로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견제용'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통일세의 성격 자체가 훗날에 대비해서 현재의 세대가 부담해야될 문제이기 때문에 실무적 접근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잘못하면 사회적으로 국민적 합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어 "북한이라는 '상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다시 한번 (통일세 논의에) 신중할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새로운 세금을 신설하는 만큼 보수층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함께, 정치적으로 북한 지도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통일세 문제가 논의됐는데 사실 어제 (이 대통령의) 경축사를 통해 처음으로 들었다"며 "당과 청와대, 정부가 대통령 국정연설을 할때 어떤 논의라도 서로 오고 가야 하는데 그런 점이 없이 불쑥나왔다는 것은 유감"이라고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

고 의장은 그러나 "우리 당으로서는 대통령께서 제시한 문제인 만큼 정책위차원에서 태스크포스 팀을 만들어 논의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통일을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통일세를 검토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안이 나오면 야당과 논의하도록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지원 "통일세 신설? 남북협력기금이나 잘 쓰길"

통일세 신설에 대해 민주당은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남북관계가 이렇게 경직된 상태에서의 통일세 신설은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라며 "마치 흡수통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많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과거의 8.15 경축사는 항상 남북관계에 대한 진전된 정부의 입장을 밝히면서 통일을 향한 착실한 전진을 약속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뜬금없이 통일세 신설을 얘기했다. 한마디로 모든 면에서 실망"이라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북한의 비핵화나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개선이 먼저"라고 강조하며 "'3단계 남북공동체 구성' 등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말한 것은 미국의 네오콘들이 제시해 실패한 정책을 또 들고 나온 것인데, 사실상 비핵·개방·3000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통일된 후에 엄청난 통일비용을 부담하는 것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통일 전에 남북이 화해 평화 협력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며 "통일세의 신설 보다는 현재의 남북협력기금을 어떻게 사용해 통일 이전에 북한과 화해 협력을 이룰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나라당의 홍준표 최고위원의 주장과 일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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