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환란 주역 최중경, MB 레임덕 빠질 것"
'마이너스의 손', 외환관리 실패로 두 번이나 잘렸는데…
2011.01.14 17:59:00
"두번의 환란 주역 최중경, MB 레임덕 빠질 것"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별명은 다양하다. '최틀러', '마이너스의 손' 등이 그의 적극적인 외환 개입 정책을 상징하는 별명이다. 최 후보자의 이름이 언론에 거론되기 시작한 시기는 97년 IMF 구제 금융 사태 전후다.

당시 최 후보자는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금융협력과장으로 강만수 당시 재경원 차관(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윤증현 당시 재경원 금융정책 실장(현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재정경제원 장관 특별보좌관(현 한국은행 총재)과 함께 외환정책 핵심부에 있었다.

이름만 들으면 2011년 상황으로 볼 수도 있을만 하다. 공교롭게도 이 정부 핵심 경제 관료들은 모두 IMF 경제위기 당시 실무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 후보자 역시 당시 IMF 경제위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IMF사태' 보름 전에 "IMF 구제금융 요청? 있을 수 없는 일"

당시 벌어졌던 일을 더듬어 보자. 1997년 11월 21일 임창열 당시 부총리이자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 200억 달러를 공식 요청했다. 이른바 IMF 경제 위기의 신호탄이었다.

▲ 임창열 부총리,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가 1997년 12월 3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체결한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윗줄 왼쪽이 당시 최중경 금융협력과장, 왼쪽에서 네 번째 인물이 강만수 당시 차관

이에 앞선 11월 8일, 최중경 당시 금융협력과장은 <매일경제>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리의 경제 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금융 시장 관계자들과 일부 언론의 호도로 국제 금융 시장에서 국내 상황을 너무 부정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 11월 23일 서울을 긴급 방문한 IMF 실무협의단이 한국의 '곳간'을 열어본 결과 외환보유고가 불과 205억 달러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돈은 100억 달러 정도였음을 확인했다. 당시 언론은 "2주도 버틸 수 없는 금액"이라고 썼다. 최 후보자가 언론에 불만을 터뜨릴 당시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가용 외환 보유액이 불과 100억 달러 안팎이었던 것이다.

최 당시 과장은 "IMF의 자금 지원에 대해 전혀 검토한 적이 없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지만. 그해 12월 5일자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미 10월 중순 재경원 금융실은 IMF 구제 금융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검토하기 시작했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월 5일 "한국도 곧 태국과 인도네시아처럼 심각한 금융 위기에 봉착, IMF의 긴급 구제 금융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국내 어느 언론보다 먼저 경고음을 울렸었다. 이런 사실을 '최중경 과장'만 몰랐던 것일까? 알고도 쉬쉬했던 것일까? 외환 보유고실태가 그 지경까지 가도록 뭘 했을까?

'최틀러', 그리고 '마이너스의 손' 최중경

최 후보자는 또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시절 수출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환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역외차액선물환시장(NDF)에 무리하게 개입해 1조 8천억 원의 막대한 손실을 냈었다. 당시 최 후보자의 별명은 '최틀러'였다. 최 후보자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며 노무현 정부는 이후 그를 다시 기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초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들어갔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2월,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러나 정부 출범 초창기 '성과욕'에 휩싸여 수출을 위해 고환율 기조를 유지하는 등 무리한 정책을 펴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을 받았다. 결국 국내 물가는 급등했고, '키코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언론은 그를 황금을 만들어내는 고대 신화의 인물인 '마이더스'에 빗대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불렀다.

▲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
여기에 미국발 금융위기와 맞물려 경제 사정이 악화되자 최 후보자는실상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강만수 장관과 함께 물러났다. 그러나 물러난 후에도 주필리핀 한국 대사, 청와대 경제 수석에 내정되는 등 이명박 정부에서 소위 '잘나가는' 인사로 꼽혀왔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무리한 고환율 정책 등으로 이미 두 번이나 커다란 정책 실패를 저지른 최 후보자를 청와대가 경제수석 자리에 앉힌 것도 모자라 또다시 지경부 장관자리에 올리겠다고 내정한 것은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는 "MB정부가 수차례 반복되는 인사의 낙마 속에서도 깨닫지 못하고 계속 폐기물 재활용 하듯 한번 실패한 인물을 또 다시 이리 저리 내정하고 측근을 요직에 앉히기 위해 무리한 인사를 계속한다면 조기 레임덕에 빠질 것은 물론이고 역사 속에서 영원히 실패한 정권으로 기억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귀족학교' 국비 수업료 반환 안해…공무원 규정 위반"

최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이날도 제기됐다. 최 후보자가 필리핀 대사 재직 시절이 아닌 기간에도 국비 지원을 받아, 수업료가 비싼 '귀족 학교' 자녀를 계속 다니게 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14일 "최 후보자가 차남의 재외 학비를 국비 지원받을 수 있는 기간은 청와대 경제수석 부임 전인 2010년 4월 7일 까지인데, 4월 8일 경제수석에 부임한 뒤로도 7월까지 계속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공무원수당 규정 위반으로 약 4개월 분을 외교부에 돌려줘야 하는데도, 이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

'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 제 11조(자녀학비보조수당) 4항에는 "자녀학비보조수당 지급액은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이 속하는 달부터 월할 계산하여 지급하되, 그 기간 중에 수당을 지급받을 자격이 상실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의 수당액을 환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는 "'마닐라 국제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학칙에 '기 납부된 학비는 환불조치 되지 않는다'로 규정되어 있어 학교 측에 어떠한 환불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최 후보자에게도 반납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 2008년 10월부터 2010년 7월까지 마닐라 국제학교 총 학비 약 3380만원(3만180달러) 중 2700여만원(2만4237달러)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최 후보자가 필리핀 대사로 근무할 당시 마닐라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운영하는 한국국제학교가 설립돼 있었고 연간 학비는 약 280만 원으로 마닐라 국제학교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최 후보자는 "한국 학교가 있음에도 국비를 써 '귀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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