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호남을 버리고 정권교체? 불가능하다"
[인터뷰] "이상득 비리, 다 밝혀지지 않았다"
박지원 "호남을 버리고 정권교체? 불가능하다"
통합 과정에서 가장 많은 상처를 입었다. 정확히는 그토록 원했던 임기 내 '통합 결의'를 이뤄내고도 마음껏 웃을 수 없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다음이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은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더 컸다.

'몽니', '발목잡기'에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자 '이중 플레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박지원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이런 비판의 타겟이 되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되더라도 그 수위는 한층 약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끝난 11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에도 법정 소송 여부 등 여진이 꿈틀대고 있던 13일, 그를 만났다. 전당대회 당일 반대 토론에 나섰지만, 이튿날 "전당대회 결과를 받아들인다"던 그를 두고 '이중 플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던 중이라 박 의원은 모든 질문에 조심스러워 했다.

그러면서도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만으로 정권교체는 불가능하지만 민주당 없이도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듯, 호남을 버리고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왜 뺄셈 정치를 하려 하느냐"고 덧붙였다. 통합의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 '반통합'으로 몰아붙이는 것에 대한 불만의 토로였다.

▲ 박지원 민주당 의원.ⓒ프레시안(최형락)
"전당대회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한 그는 통합 야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경우에도 한 세력으로 권력이 독점되면 성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가 대통령이 된들 내가 욕심낼 것이 무엇이 있겠냐"며 "다만 민주당의 정권교체에 나의 경험과 경륜, 투쟁, 지혜가 발휘되었으면 한다"고 당 대표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

다음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박지원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프레시안>은 통합야당의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다른 정치인들도 추후 인터뷰할 예정이다.

"통합, 가결된 것이니 정치적으로는 끝난 것…나는 받아들일 뿐"

프레시안 : 11일 전당대회에 대한 여진이 여전하다. 그 중심에 박지원 의원이 있다.

박지원 : 나는 전당대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통해 통합을 의결하면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일관되게 말해 왔다. 모든 것은 다 정리가 됐고 나는 그 결과에 따른다.

프레시안 : 그럼에도 일부 원외 위원장들이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박지원 의원은 그런 흐름과 별개라고 하지만 배후로 의심하는 시선은 여전하다.

박지원 : 전당대회날 통합 결의가 통과됐다는 선포가 있은 후 그 분들이 나한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그들은 사실 동교동계가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나와 정치를 같이 해 온 사람들이 아니다. 나와 당연히 개인적 친분도 없다.

그러나 만약 그 사람들이 소송을 건다면 법원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런 사태가 발생하면 민주당에 큰 혼란이 온다. 어제도, 오늘도 그들을 만나 소송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득했다. 어제는 만나자고 했더니 오지도 않았고, 오늘은 그 얘기를 꺼내니 점심을 먹다 나가버렸다. '당신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더라.

프레시안 : 그렇다면 의결 정족수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통합 결의의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보는 것인가?

박지원 : 가결된 것 아닌가. '듀 프로세스(due process)', 즉 적법한 절차는 모든 것의 근원이다. 표결로 결정이 난 것이니 정치적으로는 끝났고, 그런 면에서 내가 적법하다, 적법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나는 받아들일 뿐이다.

프레시안 : 이틀에 걸쳐 만나보니 원외 위원장들 분위기는 어떤가? 정말 소송을 낼 것 같은가?

박지원 : 나에 대해 배신감을 토로했다. 지난달 27일 손학규 대표와 내가 전격적으로 전당대회 개최를 합의했을 때부터 그 분들은 나한테 엄청난 배신감을 토로했었다. 그 후로는 둘 사이에 긴밀한 관계도 없었다. 그 분들은 전당대회 성원이 안 되게 하겠다고 얘기해왔지만 나는 성사시켜야 한다고 했다. 지금도 그 분들은 내가 '동원령'을 안 내렸으면 대회가 무산됐을 것이라고, 나더러 '당신은 그것부터 잘못'이라고 비판한다. 물론 그런 비판은 내가 감수해야지 어쩔 수 없다. 모든 책임을 나한테 넘기면서 이상한 말로 비판하는데 그것도 뭐 어쩔 수 없다.

프레시안 : 혹시 반발하는 원외 위원장들이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도 만난 적이 있나?

박지원 : 그건 모르겠다.

"민주당만으로는 이길 수 없지만 민주당이 없어도 이기지 못한다"



▲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이 갈등의 근원에는 민주당에 대한 생각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민주당에게 호남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박지원 : (현재 통합에 반대하는) 원외 지역위원장들 가운데는 호남 출신도 물론 있지만 아닌 사람도 많다. 또 만나보면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다. 물론 나와 정치적 인연은 없지만, 그들은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켜온 사람들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공기업 경비조차 안 해 본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민주당은 자존심이며, 정신적 고향이다. 그들이 민주당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 존경심은 있다.

전당대회 당일 연설에서도 말했지만 민주당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그러나 민주당이 없어도 이기지 못한다. 민주당은 통합을 통해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의 길로 가야하지만 호남이 없으면 이길 수 없다. 물론 호남만으로도 이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호남 사람들을 한나라당 논리로 배제할 것이 아니라 안고 가자, 품고 가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역할을 박지원이 하겠다는 충정이 제일 강했다.

지난해 강원도지사 선거도 15~16%의 호남 향우들이 뭉쳐 최문순 지사를 당선시켰다. 지난 10.2 보궐 선거도 박원순 시장 당선에 민주당 골수와 호남 출신 유권자들이 기여했다. 박원순 선거 때 그 캠프와 민주당이 요구해서 12일간 그들을 설득하러 다녔다. <중앙일보>와 <문화일보>가 사설로 '박지원이 지역감정을 일으킨다'고 비판했지만 했다. 심지어 "박원순을 위해 민주당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이희호 여사의 말까지 전했다. 그 모든 것이 다 합쳐져야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이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호남이 민주당에 거는 기대다.

만약 내년 총대선에서 호남의 20%만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면 정권교체는 절대 못 한다. 한나라당이 어떤 당인가. 무서운 정당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파동 때도 한나라당은 130석을 점유했다. 민주당은 패배하면 70~80석 수준인데 말이다. 박원순 선거 때도 1등 선거운동원은 이명박 대통령, 2등 선거운동원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였지만 한나라당이 47%나 얻었다. 바닥을 다녀보면 한나라당 표는 하나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랬다.

왜 뺄셈 정치를 하는가. 호남에서 민주당에 그렇게 표를 주는데, 민주당도 호남을 배제하려해서는 안 된다. 소수를 품고 대변하고 가야겠다 싶었다. 그를 통해 얻는 것도 없다. 내가 대통령 되나?

"경선룰, 수임기구에서 결정되면 다 수용할 것"

프레시안 : 어쨌든 통합은 결의가 된 것이고 통합 결의 이전에 지도부 선거를 위한 경선 룰 등 시민통합당, 한국노총과 합의된 사항이 있었다. 그런 것들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인가?

박지원 : 수임기구에서 논의돼 결정되면 다 받아들인다. 나에게 특별한 개인적 의견은 없다. 전당대회 전에는 내가 당원주권론을 부르짖었지만 전당대회에서 통합안이 가결됐다. 11일 전대로 끝난 것이다.

프레시안 : 전당대회 폭력 사태 등으로 '감동을 주는 통합'은 물 건너 갔다는 비판이 있다. 물론 아직 통합의 과정은 진행 중이지만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아쉬움이 크다.

박지원 : 그런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고 지도부에 수차례 예방을 얘기했던 것이다. 어찌됐든 그런 일이 벌어져 민주당원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프레시안 : 남은 과정에서라도 감동을 증폭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박지원 : 법정 소송으로 안 가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 나도 설득하고 있고 지도부도 나서고 있지만 수임기구에서 무엇이 결정되기 전에 열성 당원이나 원외 위원장들이 법정으로 끌고 가져서 그것이 만일 인용된다면 진짜 끔찍하다. 이 속을 누가 (알고 있을까.)

"손학규와 결별? 같은 당인데 자연스럽게 풀어야겠지"

프레시안 : 전당대회 직전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결별을 선언했다. 그 이후 따로 만난 적은 없나?

박지원 : 만나지는 않았다. 어제도 의원 몇몇이 오전부터 점심까지 같이 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오늘 아침에도 조찬 모임을 하면서 몇몇 의원들이 '다 끝났으니 손 대표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서로 풀고 나가자'고 하더라. 같은 당인데 그렇게 해야될 것 같다.



▲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당 대표 선거에 나가려는 계획에 변함은 없는 것인가?

박지원 : 한 번 심판 받아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남자가 칼을 뽑았는데 사과라도 한 번 찔러야 하는 것 아닌가.

프레시안 : 왜 박지원이 대표가 되어야 하는지를 간단히 얘기해 본다면?

박지원 : 아직 전당대회 공고도 안 됐고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데 개인적인 얘기는 '나가겠다'는 것으로 끝냈으면 한다. 또 당권 욕심 때문에 그렇다고들 (보면) 어떻게 견디겠나.

"안철수는 개인, 거대 항공모함 민주당은 다르다"

프레시안 : 민주당의 현안 얘기를 조금 해 보자. 국회 등원을 놓고 당내에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김진표 원내대표가 의견수렴 중인데 어떤 해법이 좋을까.

박지원 : 김진표 대표가 등원에 대해 서명을 하라고 가져왔던데 나는 서명하지 않았다. 의원들의 의견 수렴도 좋고 의원총회를 통해 공개 토론을 하는 것도 좋지만 저렇게 서명을 받아서 국회 등원을 지금 반대하는 사람들과 각 세우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래서 안 했다.

그러나 나는 늘 국회야말로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라고 얘기해 왔다. 특히 예산은 국민의 살림이다.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주국야광해야 한다. 낮에는 국회에서 싸우고 밤에는 광화문에 나가 싸우면 되지, 예산을 구태여 포기하면 야당만 손해다. 국민도 손해다.

프레시안 : 그런 생각이 당내에 다수라고 볼 수 있을까. 일부 언론에서는 60~70%라고 하던데?

박지원 : 이 판국에 내가 다수다 소수다 하면, 안 그래도….

프레시안 : 민주당이 욕을 많이 먹는 것은 민주당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그간 젊은 세대들의 지지를 비교적 많이 받아왔는데 전당대회 과정에서 그 지지가 비판으로 돌아섰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박지원 :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는 흐름을 참조해야지 그 자체에 매몰되면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나도 팔로워가 4만3000명에 달하는 등 열심히 국민의 흐름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정치는 지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원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젊은 세대는 지지율 45% 가진 안철수가 5% 가진 박원순에게 양보하듯이 손해를 보더라도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런데 안철수는 개인이고 민주당은 거대한 항공모함이다. 그 안에 생각이 다른 각 파벌이 있다. 간단하게 볼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젊은 세대들도 망원경처럼 멀리도 봐야하지만 현미경처럼 세밀하게도 보는, 양면의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프레시안 : 기득권으로 표현되든, 지역주의로 표현되든, 일반 유권자가 가진 정치에 대한 실망에는 유권자들의 기대는 빠르게 변화하는데 정치가 받아들이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박지원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 지도자는 국민의 비난 대상이 된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폄훼하면 그것도 국민 부담이 된다. 내가 4년 전에 모처럼 정치권으로 돌아왔는데 그 사이 엄청난 변화와 혁신이 있었다. 관행도 많이 바뀌었다. 우리 국회가 일본보다 훨씬, 미국보다도 더 투명하고 깨끗하다. 국회의원들이 돈 받고 놀기만 하는 것 아니다. 일도 열심히 한다. 조금 더 애정을 가지고 봐주면 좋겠다. 칭찬은 고래도 춤 추게 한다고 하지 않나.

"이상득 비리, 액수가 덜 밝혀졌다…MB, 지금이라도 발본색원해야"

프레시안 : 야권 지지자들이 조급해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한나라당의 쇄신 바람도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생각보다 훨씬 큰 틀에서 쇄신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지원 : 이제 천막당사로 돌아가는 것은 구태다. 다시 말하면, 변화와 혁신은 메커니즘이 진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바로 그런 점에서 변화와 혁신이라는 호랑이 등에 탔으면 가야 한다. 등에서 내리면 떨어져 죽는다.

프레시안 :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측근 비리는 사실 박지원 의원이 꾸준히 제기해 온 것들이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박지원 : 지난 5월 이후 전당대회에 관심을 두면서 의정 활동을 소흘히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민주당원과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사실 지난 2월 내가 정당대표 연설에서 '형님 나가라'고 처음 얘기했었다. 안 그러면 동생이 불행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저축은행, SLS 이국철 회장, SK 문제들을 국감까지 내가 다 제기했다. 그때 언론에서는 '폭로쟁이'라고 쓰던데, 내가 이 나이에 그런 문제를 폭로해서 무엇을 하겠나. 결국 지금 다 사실로 나오지 않았나. 구속도 많이 됐다.

사실 (이상득 의원 보좌관 문제는) 액수가 덜 밝혀졌다. 용두사미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더 큰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이 발본색원해서 있는 그대로 밝히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불도저로도 못 막는 사태가 온다.

그동안 (전당대회 준비로) 내가 이걸 못 했다. 그래서 지금 민주당의 존재감이 어떤가? 몇 번의 청문회가 있었지만 국민은 청문회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국무총리, 검찰총장 등 다섯 명을 낙마시켰다.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비리를 캐는) 일도 해야겠다 싶다.

"통합야당, 화학접 결합해야 성공…한 세력이 권력 독점해선 안 돼"



▲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아직 이름은 정하지 못했지만 새 통합야당이 어떤 모습이어야 감동도 주고 집권도 가능할까.

박지원 : 통합은 이미 된 것이다. 이제는 새 지도부를 구성해 진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감동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화학적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아직도 우리 민주당에는 민주당계, 열린우리당계, 친노계 등이 있다. 물론 DJ계는 별로 없지만.

통합 이후 어떻게 감동을 줄 것인지라는 숙제는 사실 염려가 된다. 정치는, 또 모든 일은 신선한 신인도 필요하지만 전문가도 필요하다. 잘 조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한 세력으로 권력이 독점되면 성공하지 못한다. 권력의 균형이 조화롭게 이뤄지면서 서로 협력과 경쟁을 할 때 당이 발전하고 국민에게 지지도 받을 수 있다.

프레시안 : 한 세력이 권력을 독점하면 안 된다는 것은 현재의 통합 흐름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해석해도 될까?

박지원 : 꿈보다 해몽이 더 좋다.

프레시안 : 야권의 재집권 플랜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박지원 : 그런 얘기를 내가 하면…. 내가 욕심낼 것이 무엇이 있겠나.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역사적, 정치적 소명을 다 했다. 단 민주당이 집권해 이 나라 민주주의와 경제민주화와 남북관계가 나아지는 것을 보고 싶다. 나의 유일한 소망은 민주당이 집권해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초대 평양대사를 한 번 하는 것이다.

정권교체를 이뤄 누가 대통령이 된들, 내가 그 정부에서 총리를 하겠나. 장관을 또 하겠나. 그런 일을 내가 하면 국민이 욕한다.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고 따라다니더니 다른 사람 대통령 됐다고 또 그 가방 들고 따라다니는 일은 안 한다. 다만, 민주당의 정권교체에 나의 경험과 경륜, 투쟁, 지혜가 한 번 발휘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안고 가고 싶은 민주당, 김대중, 호남, 이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하고 싶다.

프레시안 : 최근 과정에서 유독 공격이 집중됐던 이유는 유력한 당권 주자라는 점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당권 도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후회는 없나?

박지원 : 그런 생각은 안 했다. 내 충정을 좀 이해해줬으면 한다. 민주당이 집권하는데 한나라당 논리로 민주당을, 김대중을, 호남을 생각하지 말자. 그들도 품고 가야 한다. 나는 욕심이 없다. 공천? 동교동계에는 정치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 또 이미 공천권은 국민에게 반납돼 있다. 내가 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오히려 호남을 극복하자는 얘기도 할 수 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이 제일 두려워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모든 사건이 날 때마다 박지원이 몸통이라고 했지만 그런 모략과 내사를 받으면서도 굴하지 않았던 사람이 바로 나다.

프레시안 : 긴 시간 얘기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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