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도 십자가 밟게한 것처럼 종북세력 가리면 된다"
새누리당 한기호 "내 말 화제가 되면 좋다"…민주당 사퇴 촉구
"천주교도 십자가 밟게한 것처럼 종북세력 가리면 된다"
새누리당의 색깔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면 자격심사를 해야 한다", "간첩이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 등 거친 발언을 내놓자 일반 의원들도 경쟁적으로 막말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급기야 "종북세력을 얼마든지 가려낼 수 있다. 옛날에 천주교가 들어와서 사화를 겪으면서 십자가를 밟고 가게 한 적이 있지 않냐?"는 발언까지 나왔다. 말 그대로 마녀사냥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군장성 출신 새누리당 재선인 한기호 의원은 8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국회의원 중) 약 30명 정도가 법을 위반한 전력자들"이라면서 "이들이 이후에 사면되거나 복권됐다 하더라도 전향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에게 사상검증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한 의원이 천주교 방송인 평화방송에 출연해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를 답습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 한기호 의원 트위터 틀린 맞춤법이 눈에 띈다ⓒ한기호의원홈페이지
"매카시즘이라고?그게 공산주의 추종세력들의 수법"

한 의원은 최근 색깔 공방에 대해 "저희들이 갖는 생각은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고려연방공화국을 세우자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회의원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반발에 대해서도 "핵심을 피해 가기 위한 공산주의 추종세력들의 수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야당 전체를 공산주의 추종세력으로 규정했다.

한 의원은 "주사파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고려연방공화국을 만들기로 했으면 북한최고인민회의에 가서 대의원을 해야지 왜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을 하냐"고 까지 말했다.

그는 '종북이라는 용어가 애매모호하지 않냐. 어떻게 가려내냐'는 질문에 조선시대 천주교도들을 가려내기 위해 십자가를 밟게 했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사상검증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냐'는 질문에 "그들이 갖고 있는 국가관에 대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한 의원은 "제 3, 제 4의 인물도 봐야한다. 여기의 두 의원(이석기, 김재연)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다수의 국회의원 제명을 주장했다. 한 의원은 통진당과 민주당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이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한기호 "내가 천주교 신자다. 화제가 되면 좋다"
자신의 발언이 화제가 됐지만 한 의원은 전혀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발언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제가 천주교 신자"라며 "천주교 신자시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그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말에 한 의원은 "화제가 되면 좋죠"라며 행사 시작을 이유로 전화를 끊었다.

"박근혜, 한기호 발언에 동의하나?"

한 의원의 발언에 민주당은 격분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민주당이 공산주의 추종세력이라는 말인가? 천주교인들 수천 명을 망나니의 칼날 아래 죽게 한 일이 척결할 대상을 찾는 좋은 방법인가? 이것이 재선의원이 할 소리인가, 그것도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방송에 나와 이런 말을 하고 무사하길 바라냐"고 격하게 반발했다.

박 대변인은 "이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자기들과 생각이 다르면 마녀라며 불에 태울 것"이라며 "마녀사냥의 광기를 새누리당이 지금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한기호 의원이 종북주의 의원 가려내는 좋은 방법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바로 그 병인박해 때 죽은 사람만 6000명이 넘는다. 그 끔찍한 학살과 사고방식으로 이 땅의 미래를 모두 집어삼키고 싶은 것인가"면서 "새누리당은 한기호 의원의 천주교 모욕 발언에 대해 동의하는가? 박근혜 의원은 그의 끔찍한 국가 분열적 사고방식에 동의하는가"라고 물었다. 민주당은 한 의원의 즉각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도 별로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 최근 분위기에 대해 친박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전 위원장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한 것 뿐"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경쟁적 강경 발언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의원들 각각의 발언이 통제되지 않고 나가다보니 과도한 색깔론으로 나가는 것 아니겠냐"며 "보수층 지지자를 의식한 일종의 자기 과시용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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