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이후 검찰 기소율 42%…여성들 '말하기' 주효했다
'강남역 살인사건' 기폭제, 성폭력 사건 검거·입건 건수도 늘어
2018.10.15 15:26:51
'미투' 이후 검찰 기소율 42%…여성들 '말하기' 주효했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죄’를 소극적으로 기소해오던 검찰이 '미투(#me_too)' 운동 등 여성들의 성폭력 경험 말하기가 시작되던 2017년부터 관련 범죄를 기소하는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죄'는 업무상 상하 관계 등에서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성범죄를 가했을 때 적용된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충남도지사가 1심에서 이와 관련된 혐의에 무죄판결을 받아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법무부·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업무상위력에의한 간음·추행죄 접수 및 처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죄'로 검찰에 접수된 사건은 2013년 이후 매년 증가했다. 2013년 235건에 불과했으나 2014년 286건, 2015년 364건, 2016년 423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2017년에는 480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접수된 사건만 해도 329건에 이른다. 

하지만 검찰이 이를 기소한 비율은 2016년까지는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2013년 38.49%이던 기소율은 2016년 31.20%까지 떨어졌다. 특히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을 제외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을 살펴보면 2016년엔 25건의 사건이 접수됐지만 단 한 건의 사건만 기소되며 4%의 기소율을 보였다.

그러나 ‘#00계_내_성폭력’ 등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된 2017년, 검찰의 기소율이 전년 대비 약 10%포인트 증가한 41.87%로 최근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며 증가했다.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주의에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후 일어난 변화다. 

이로 인해 2017년 검찰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죄'로 접수된 사건은 역대 최고치인 444건으로 이 중 기소된 사건은 201건에 달하며 접수된 사건과 기소된 사건 모두 최고 기록을 보였다. 이는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성범죄 피해자들이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말하기'를 택하며 신고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찰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죄'로 입건된 이들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231명, 2014년 239명에 불과했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300명 이상의 인원이 입건됐다. 2017년에는 325명이 입건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 사이에 140%나 증가한 것이다. 

세부 죄목별로 보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은 2013년 213명, 2014년 219명이었지만, 2015년 290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후 2016년 304명, 2017년 302명으로 3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입건자는 2013년 18명, 2014년 20명, 2015년 20명을 기록하다 2016년에는 17명으로 하락했고 다시 2017년에 23명으로 증가했다. 

장미혜 여성정책연구원은 "검찰에 접수된 사건과 검거 인원이 매년 증가했다는 것은 피해자들이 더 많이 말하기 시작한 것과 연관이 있으므로 '미투'의 영향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은 직장 내 위계 관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장 내 여러 압박을 견디고 사건을 기소까지 가져가는 것은 피해자의 의지도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연구원은 "사실 2년 전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젠더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표면화됐고 '미투'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기폭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금태섭 의원도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들은 실직 같은 신분상 불이익, 동료들과의 관계 때문에 자신의 피해를 신고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사법당국은 피해자들이 처한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범죄를 판단하고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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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daramj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