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스마트폰 이용 규칙' 만들어야 한다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⑰] 스크린 미디어 부작용 부모가 파악해야
가족 '스마트폰 이용 규칙' 만들어야 한다
만 2세 이하 어린이는 TV를 비롯한 어떤 전자 미디어도 이용해서는 안 된다. 만 2~5세 어린이도 하루 2시간 이상 스크린 미디어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 미국소아과학회가 1998년부터 권장해 온 어린이의 스크린 노출 시간 기준이다. 학회는 또한 학교에서 태블릿 등을 학습용으로 이용할 경우에도 하루 2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주 –1>.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미국소아과학회지에 2014년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 6~18살 어린이와 청소년은 오락목적으로 전자기기를 이용하는 시간이 하루 2시간을 넘고, 이들 가운데 16%는 하루 4시간 이상을 전자 스크린 앞에서 보내고 있다. 또한 8살 이하의 어린이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접하는 비율은 2011년 52%에서 2013년 75%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2살 이하는 37%에 달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크게 늘어난 2018년에 이런 수치는 훨씬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기기를 하루 2시간 이내로 이용하는 어린이의 경우도 대부분 오락 사이트나 게임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교육과는 관련이 없다. 영아나 유아의 경우 어머니나 보호자들의 품에 안기거나 얼굴을 맞대는 식의 신체 접촉과 상호작용을 통해 말하고, 듣고, 먹고, 놀면서 잠자는 것과 같은 행동을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비디오 게임은 전자 스크린의 정보를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할 뿐, 아이에게 필요한 전통적 상호작용 방식의 교육은 하지 못한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을 통한 소셜 미디어 이용은 가족 간 대화와 상호작용을 억제한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얼굴을 숙인 자세로 손가락을 움직이며 전자 스크린에 정신을 집중하기 때문에 '같이 있어도 혼자'인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물론 전철이나 버스에서 각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이버 공간에서 관계를 이어나가는 이점이 있지만, 가정마저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분위기가 일상화되면 곤란하다. 가족들이 가정이라는 공동체의 공간 속에서 희로애락을 같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어른들과의 직접적인 접촉과 대화를 통한 학습과 육체적 체험 등은 전자 미디어가 제공하지 못하므로, 보호자가 자녀의 전자기기 이용에 개입해서 그 내용이나 시간 준수 등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전자기기 이용에 따른 부작용을 부모가 유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의 TV 시청 시간이 과도할 경우 아이의 비만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명심해야 한다. 특히 아이 방에 TV를 놓아두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아이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두 배에 달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전자 스크린이 아이의 수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에도 유의해야 한다. 스마트폰 등의 스크린에서 나오는 파란 빛은 두뇌의 수면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두뇌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흐려지면 수면을 촉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그러나 스마트폰, 전자 책을 이용할 경우 멜라닌 분비가 줄어들어 쉽게 잠이 오지 않게 된다. 당연히 다음날 아침에도 정신이 맑은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주 –2>. 

스마트폰 스크린에서 나오는 파란 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눈의 각막과 수정체가 그 빛을 차단하거나 반사하는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그 결과 눈의 망막이 훼손되어 시력이 약해지고, 결국 노화에 따른 시력 감퇴를 피할 수 없다. 노화에 따른 시력감퇴는 눈의 광(光)수용기가 파괴되어 시력을 잃게 되는 불치병으로 보통 50~60대에 주로 발생한다. 하이테크 시대에 사는 어린이의 시력 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주-3>. 

전자기기가 계속 개발 보급 되고 가정에서 사용이 늘어나게 되면서 전자기기의 특성에 따라 가족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TV가 중심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스마트폰이 가족 구성원을 제 각각의 세계에 몰입하게끔 한다. 기술 변화에 따른 교육의 변형은 불가피하다. 

오늘날의 유치원생이 대학에 갈 나이가 되면 교수에게 배우는 것보다 앱이나 온라인으로 더 많이 배우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자 시대의 환경 변화와 인간의 대처는 과거 수천 년 간 인간들에게 익숙했던 환경 적응이나 사회화 과정의 그것과 너무 차이가 크다. 이런 점을 오늘날의 부모 세대는 물론 정부와 사회 관련 기업, 단체 등도 정확히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 

전자 미디어 시대에 대중화되는 기술의 발달이 인류에게 주는 혜택은 측량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러나 신기술이 제시되는 초기에는 그로 인한 부작용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자 스크린의 부작용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그런 경우다.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기기 보급 과정에서 정부나, 기업, 과학자들이 그 부작용을 예방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하거나 그 노력이 턱없이 부족한만큼,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미래 사회를 건설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부모들이 공공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관련 앱이나 게임 등을 이용할 방법을 익히는 것도 유용하다. 

<주 –1>http://time.com/raising-the-screen-generation/
<주 –2>
University of Houston. "Artificial light from digital devices lessens sleep quality: Melatonin skyrockets when blue light is blocked." ScienceDaily. ScienceDaily, 28 July 2017.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7/07/170728121414.htm>.
<주-3>
University of Toledo. "Chemists discover how blue light from digital devices speeds blindness." ScienceDaily. ScienceDaily, 8 August 2018.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8/08/180808093907.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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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