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예능 프로그램, 우리 아이에게 좋을까?
[아이에게 스크린 리터러시 교육을 ⑲] 세계 각국은 아동 방송 노출 규제 중
육아 예능 프로그램, 우리 아이에게 좋을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TV 시청 시간이 감소했지만, 전체 전자 스크린 미디어 이용 시간은 오히려 증가했다. 미국의 8~18살 아동, 청소년의 스크린 미디어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7시간에 달한다. 전자 스크린 미디어를 접하는 동안 사람은 신체 활동을 하지 않기에, 과체중과 비만 등의 부작용에 노출된다. 어린이가 오락 목적으로 스크린 미디어를 하루 1~2시간 이상 이용하지 못하도록 부모가 신경을 써야 한다<주-1>. 

어린이 침실에 전자 기기가 있으면 아이의 수면에 지장을 초래하고, 그로 인해 아이 두뇌 발달이 저해된다.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하기 위해서는 침실에 전자 기기를 놓아두지 말아야 하고, 가족, 친구 등과 얼굴을 맞대고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관계를 가지거나 실외에서 뛰어 놀도록 해야 한다. 

일반 가정의 거실에서 부모와 어린 자녀가 같이 있을 때 흔히 TV를 켜 놓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의 시청 습관이 아이들의 시청 시간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TV 시청 습관은 가정에서 뒤늦게 통제하더라도 바로잡기 어렵다. 이제 TV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으로 시청 가능한 시대다. TV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된다. 

어린이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일수록 아이의 시청 욕구를 자극한다. 이 때문에 TV 방송사는 어린이의 TV 시청 욕구를 자극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어린이 시청을 위한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시간 외에 어린이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많을 경우 어린이의 TV 시청 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한국 방송사는 이 같은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 아빠와 자녀가 함께 출연하는 리얼리티 육아예능 프로그램에는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자녀와 함께 출연한다. 이런 프로그램은 부모가 자녀의 TV 시청에 문제의식을 갖지 않게끔 하는 역기능적 측면을 갖고 있다. 어린이가 TV의 일반 상품 광고에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도 같은 문제가 있다. TV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부모의 경각심을 흐리게 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사의 자성이 요구된다. 

아이가 주인공인 TV 예능 프로그램은 출연하는 아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촬영 과정에서 카메라맨이 아파트 거실에 텐트를 치고 위장해 방송용 영상을 확보하는데, 자칫 해당 어린이가 주변 인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거나, 또래 어린이들보다 자신이 특출하다고 생각하게 할 수 있다. 이는 아이의 정상적인 발육에 지장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몇 년 전 사회 유명 인사들의 자녀가 출연하는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방영을 금지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부유층 어린이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중국 당국은 같은 이유로 10살 이하 어린이의 광고 출연도 금지시켰다. 물론 이 같은 조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중국의 대중 미디어가 당국의 직접 통제 하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비판이 인터넷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한국에서 중국과 같은 직접 규제는 쉽지 않다. TV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공공성과 공익성 제고 차원에서 다각도의 검토를 해야 한다. 

아이의 스크린 미디어 사용 규제는 세계 각국에서 행해진다. 대만은 지난 2015년 부모가 2살 이하 자녀에게 전자 기기를 갖고 놀게끔 하는 것을 금하고, 18살 이하 청소년의 전자 기기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주-2>. 

대만 정부 당국은 아시아 인구의 7.1%가 인터넷 중독자라는 점을 근거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새 법에 따라 대만 부모가 2살 이하 자녀에게 스마트폰, 태블릿, TV와 같은 전자 스크린 미디어를 가지고 놀게 할 경우 1600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18살 이하 청소년의 스크린 미디어 사용 규제 후속 조처의 경우, 그 수준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적잖은 부모가 아무 생각 없이 자녀의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곤 하는데, 이는 문제가 있다. 프랑스 경찰은 2015년 3월, 부모가 자녀의 사진을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 함부로 올릴 경우 먼 훗날 자녀가 부모를 사생활 침해로 고소할 수 있으니 이를 우려하라고 경고했다<주-3>. 출생 직후 자녀의 알몸 사진 등을 온라인에 올릴 경우, 자녀가 훗날 이에 관한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다. 프랑스의 사생활 침해 관련 법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의 사진을 스마트폰에 올리는 행위는 벌금 3만5000달러, 징역 1년형에 해당한다. 

한국은 이들 나라와 달리 스크린 미디어의 부작용에 관한 대비 수준이 매우 허술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인구는 지난 2015년 581만 명, 2016년 742만6000명, 2017년 786만 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이지만, 규제 수준은 현실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주- 4>. 

스마트폰 과의존은 △스마트폰 이용 행위가 다른 일상생활보다 두드러져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되거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나 행태를 이용자가 조절할 능력이 떨어지고 △스마트폰 이용으로 인해 신체적·심리적·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하지만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이용해야만 하는 증상 등을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IA는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에 18개의 스마트쉼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2018년 10월 현재 상담사는 총 45명뿐이며, 18개 센터 중 8개 센터는 최소 상담인력 3명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삼성, LG 등 스마트폰 메이커는 그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거의 보여주지 않고 있으며, 게임 산업, 방송사 등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의 생산과 그 보급률 등에서 세계 선두격인 한국이 전자 기기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장점이 두드러지게끔 하는 시스템을 창조한다면 정보화 시대의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제조사, 게임 산업체, TV 방송사, 전문가. 시민사회 등이 연대해서 만들어야 한다. 이 같은 연대가 제대로 되어야만 스크린 미디어와 관련한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아동 보호, 아동 권익 신장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주-1><www.sciencedaily.com/releases/2018/08/180806073203.htm>.
<주-2> 
https://www.dramafever.com/news/taiwan-will-fine-parents-1600-for-letting-their-kids-binge-on-smartphones/
<주-3>
https://www.independent.co.uk/news/world/europe/french-parents-told-their-children-might-sue-them-for-pictures-put-on-facebook-a6906671.html
<주- 4>. 뉴스1 2018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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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소개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