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SIS, 이번엔 '동창리'로 북미협상 '재뿌리기'
'북한 악마화' 언론플레이 의심
2019.03.06 15:10:39
美CSIS, 이번엔 '동창리'로 북미협상 '재뿌리기'
북한 동창리 서해 미사일발사장 주변 움직임이 포착된 위성사진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그 의도를 놓고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5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비욘드 패럴>를 통해 "하노이 회담 뒤 서해 미사일 발사대가 재건되고 있다"고 밝혔다. CSIS는 "3월 2일 촬영한 상업용 위성 이미지는 북한이 서해 장거리 로켓 기지를 신속하게 재건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수직 발사대의 궤도식 로켓 이동 구조물에서 복구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며 "무엇보다 평소에는 닫혀있던 연결 타워의 덮개가 열린 것은 발사대를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하노이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틀 만에 포착된 이 같은 활동은 2016~2017년에 채택된 5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해제해달라는 요구가 거부되자 북한이 모종의 결심을 보여주려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CSIS는 거듭 "2018년 8월부터 움직임이 없었던 이 시설의 활동 재개는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CSIS가 단정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보수 작업의 목적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고 결론짓기는 어렵다.

사진이 촬영된 3월 2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에서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하던 시기다. 김 위원장이 국외에 머무르는 동안 북한 당국이 위협적 행동에 착수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석연치 않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 불발 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 현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협상판 자체를 깨겠다는 메시지도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매파들 구미에 맞는 자료를 생산해온 CSIS가 북미 회담 결렬 뒤 위성사진을 근거로 '단정적 해석'을 내린 배경이 의심을 산다.

CSIS는 지난해 11월에도 <비욘드 패럴>을 통해 밝힌 '미신고 북한 : 신오리 미사일 기지와 전략군 시설'이라는 보고서에서 "약 20곳으로 추정되는 북한 내 미신고 미사일 기지 중 13곳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뉴욕타임스>가 전하며 "북한의 거대한 사기극을 보여준다"고 보도해 파장이 커졌다. 이 보도는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북한이 북미 협상을 통해 트럼프 정부를 기만하고 있다는 여론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CSIS 보고서 내용은 미 당국이 지난 2003년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북미 협상 무용론을 부추기려는 미국 매파들의 언론플레이라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도 제기됐다.

▲ CSIS가 공개한 동창리 위성사진 ⓒBEYOND PARALLEL 홈페이지



동창리 관련 위성사진은 이날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낸 보고서에도 등장했다. 그러나 <38노스>는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북한의 서해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포착됐다"면서도 "이런 움직임은 지난 2월 16일부터 3월 2일 사이에 시작됐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이전부터 시설 보수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이다. 

<38노스>는 미사일 발사장 복구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석은 내놓지 않았다. 지난 27~28일에 진행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선 16일부터 관련 동향이 포착됐다는 점에서, 회담 결렬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미 정상회담 이전에 미사일 발사장 보수 작업이 시작됐다면,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해체 약속 이행을 위한 목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날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동창리 시설 보수 움직임을 확인하며 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여야 정보위원들에 따르면, 서훈 국정원장은 보수 작업이 시작된 시점을 북미 정상회담에 앞선 2월부터라고 확인하며, 그 의도와 관련해선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북미정상회담 후 미국 측 검증단에서 핵이나 장거리미사일 관련 시설을 폭파할 때 대단한 시설을 없애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이며, 다른 하나는 회담이 잘 안 됐을 경우 장거리 미사일을 다시 재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서 원장은 복구 수준에 대해선 "지붕과 문짝을 다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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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기자 hilltop@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