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없는 '브렉시트 수정안', 또 압도적 표차 부결
29일 '노딜브렉시트', 연기 요구 가능성만 남아
2019.03.13 09:16:03
의미없는 '브렉시트 수정안', 또 압도적 표차 부결

1차 투표 230표차 부결, 2차 투표 149표차 부결.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하원에 상정한 유럽연합(EU)과의 합의안이 12일(현지시간) 또다시 부결됐다.


지난 1월 15일 1차 투표 때와 부결되는 표차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영국이 오는 29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로 치달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EU 측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양보도 없을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밝혔다.

영국 하원에서 표결권을 가진 633명의 의원은 이날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정부가 유럽연합(EU)과 합의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 이른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벌여 찬성 242표, 반대 391표로 부결시켰다. 브렉시트 승인 표결 요건은 표결권을 가진 의석수 639표의 과반인 320표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되기는 마찬가지였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전 찬성표를 늘리기 위해 기존의 합의안에서 '독소조항'으로 꼽힌 이른바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한 수정안을 EU와 협상해 함께 올렸으나 찬성표를 1차 투표 때보다 40표 늘리는 효과에 그쳤다.

'안전장치'는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국경에 물리적인 국경을 부활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으로 EU와 아일랜드 측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반면, '완전한 브렉시트'를 고수하는 영국의 보수 강경파들은 '독소조항'이라며 결사반대해 왔다. '안전장치' 종료 시점이 명시되지 않아 영국이 사실상 EU 관세동맹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메이 총리는 EU와 재협상 끝에 영국이 영구적으로 '안전장치'에 갇히지 않도록 법적 문서를 통해 보장하는 한편, 영국에 일방적 종료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보완책에 합의했다.

표결 앞서 발표된 법률 검토, 부결 예고


그러나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이 보완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국이 EU 동의 없이 '안전장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국제적으로 합법적인 수단은 없다"는 법률 검토 결과를 신속히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콕스 법무상이 내놓은 법률 검토 결과와 다르지 않은 것이다. 메이 총리가 '의미없는 보완책'으로 시간끌기를 했을 뿐이며, 2차 투표 역시 부결될 것이 확실해진 순간이었다.

제2 승인투표가 부결되자 메이 총리는 의회 성명을 통해 예고한 대로 13일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 투표를 갖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를 반대할 경우에는 14일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에 관해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EU는 영국이 타당한 이유를 내세워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할 경우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하원이 협상 가능한 제안 아래 뭉쳐야 하며, 메이 총리가 시간을 끌고 있는 만큼 조기총선을 개최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혀, 영국 정치권의 지리멸렬한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 12일(현지시간) 영국 의회 앞에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시위 속에 '브렉시트 합의안'이 또다시 부결되면서 29일로 예정된 '노딜 브렉시트'는 연기 가능성밖에 남지 않게 됐다.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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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선 기자 editor2@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입사해 주로 경제와 국제 분야를 넘나들며 일해왔습니다. 현재 기획1팀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