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기독교 시민사회 손잡다 "아베 정권, 반평화로 회귀"
각계서 불매운동 분위기 거세져... 日 여행 커뮤니티 '네일동' 잠정 폐쇄
2019.07.17 15:02:37
한일 기독교 시민사회 손잡다 "아베 정권, 반평화로 회귀"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두 나라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한일 두 나라 기독교 신자들이 함께 성명을 내 아베 정부의 규제 조치가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17일 한국YWCA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YMCA전국연맹은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NCCJ)와 공동으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시민·노동·사회단체 등이 연달아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는 가운데, 시민 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불매 운동 등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민간을 중심으로 한일 갈등의 긴장감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한일 기독교 단체 "일본 수출 규제 해제해야" 공동 기자회견

한국 기독교 단체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이고 투명하고 예측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과 투자환경을 실현하고 시장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 정상선언문에 위배"된다며 "아울러 규제 배경으로 한국 강제 징용 노동자(징용공) 배상책임 판결을 문제 삼는 것은, 아베 정권이 경제적 보복을 통하여 반 평화적인 정치사로 회귀하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결국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과거 (한반도) 불법적 지배에 대한 부정이고, 그 동안 양국이 쌓아 온 상생의 경제와 평화의 기초를 허무는 행위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베 총리가 주장하는 한국 정부의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관해서도 "일본 지배의 불법성을 명시하지 못한 불완전한 협정"이며 이 협정에서 한국 정부가 포기한 청구권이 한국인 미수금과 보상금, 기타 청구권으로 "(일제의) 불법 행위에 따른 위자료까지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 때문에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본 전범 기업을 향한 강제 동원 위자료 지급 판결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한국 기독교 단체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정당하지 않고, 양국 관계의 발전에도 긍정적이지도 않으므로 철회되어야 마땅하다"며 "한일 양국이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지배와 피지배의 부당한 관계를 끊기 위해서는 권력과 자본의 힘으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를 질타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조치가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평화와 공존, 보편적인 인류애의 실현을 지향하는 시민의 국경을 넘는 연대를 통해 자본과 권력이 새로운 경계선을 만드는 행위를 막아내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이들 단체는 또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인해 굴절된 한반도와 동아시아 역사에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일은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 이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실현하려는 일본 정부의 진실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지난 5일 일본의 변호사 100여 명이 발표한 아베 정권의 이번 조치의 부당성에 대한 성명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에 굴복하지 않는 일본 지성인들의 선한 투쟁에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수출 규제 강화 조치 철회 △과거 식민 지배 불법성 인정 및 관련 피해자 배상 △평화헌법 수호를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기독교협의회도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한국 그리스도인의 입장에 연대"한다며 "수출 규제 조치 해제와 (두 나라 간) 바람직한 배려를 게을리 하지 않는 한일관계 회복을 촉구하며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다'는 예수의 사명을 널리 시민 사회와 공유하고,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한계를 극복해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세계로 인도되도록 동북아시아 지역 화해와 평화, 정의와 공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 한일 기독교․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와 한영수 회장(한국YWCA연합회)이 한국측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한국YWCA연합회 제공


민주노총 등도 아베 비판

한편 민주노총은 전날 성명을 내 아베 정부의 행태를 꼬집었다. 

민주노총은 "아베 정권의 이 같은 행보는 단순히 강제징용 배상을 회피하기 위한 바람막이용이 아니며,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새로운 역사 전쟁의 선전포고'라고 규정했다. 

민주노총은 "일본이 일제강점기 역사 문제에 한 치도 물러설 생각이 없으며, 역사 문제를 넘어 정치·경제·군사적 보복 조치를 통해 힘으로 제압하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며 "이는 전형적인 제국주의 사고방식으로, 100년 전 총칼을 앞세워 침략한 일본이 이번에는 경제보복으로 한국의 무릎을 꿇리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일본의 이번 조치가 한국을 향한 간접적 내정 간섭이라고도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후 국내 친일정치인들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과 친일수구언론은 연일 강제징용 배상문제 같은 지엽적인 사안 때문에 경제를 다 망하게 하고 있다며 대국민 위기감을 조장하고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친일수구보수세력이 정치적 입지를 넓히고,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사회정치적 환경을 조장하기 위한 적극적 계기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21세기판 제국주의적 침략성을 규탄하고 경제보복 조치를 실질적으로 파탄 내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노동자와 민중이 앞장서서 이명박근혜 역사회귀세력을 끌어내린 촛불항쟁의 힘을 다시 조직해 일본 아베정권의 현대판 침략정책을 반드시 분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매 운동 확산... 일본 여행 정보 커뮤니티 폐쇄

한편 시민 사회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불매 운동 분위기는 점차 고조하고 있다. 

이날(17일) 새벽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정보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네일동’ 운영자는 공지를 올려 "네일동이 기나긴 휴면 상태에 접어든다"고 밝혔다.

운영자는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분도 있고, 일본 여행 카페에서 무슨 불매운동이냐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말씀하시는 회원도 많음을 잘 안다"면서도 "얼마 후 일본 참의원 선거일(21일)이 다가온다. 그 전에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의 마음이 이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카페 휴면 이유를 밝혔다. 

네일동은 회원 133만여 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정보 커뮤니티다. 일본 자유 여행을 하는 이들이 가장 즐겨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장정욱 마쓰야마대 교수도 일본 제품 불매보다 일본 여행 불매가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는 입장을 언론 인터뷰에서 보인 바 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 여행객은 754만여 명으로 일본 전체 관광객의 24.1%에 달한다. 

누리꾼들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본산 제품 정보를 공유하며 불매 리스트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앞서 한국의 불매운동 효과를 낮춰 말해 국내 누리꾼의 큰 비판을 받은 유니클로는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16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발표에 따르면, 일본 제품 불매 선언에 참여한 한상총련 산하 마트협회 회원사는 3500여 곳이다. 한상총련은 슈퍼마켓조합 회원을 비롯해 편의점, 식당 등을 더하면 총 5만여 곳이 다음주까지 불매운동에 동참하리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20일에는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반일 집회도 열릴 예정이다. 민중공동행동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0일 아베 정부를 규탄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 파기를 문재인 정부에 요구하는 집회를 광화문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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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eday@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기자가 되면 거지부터 왕까지 누구나 만난다고 들었다. 거지한테 혼나고 왕은 안 만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