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는 적극적 北 관광 개발...한국은 뭘 하고 있나?
[기고] 북한도 '한국의 관광 산업'을 배우고 싶어한다
중·러는 적극적 北 관광 개발...한국은 뭘 하고 있나?
최근 필자는 기업인들과 러시아 연해주 및 중국 연변지역 답사를 했다. 각국 기업인과 투자담당 공무원, 북한 인사들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다. 주목할 만한 사실들을 꽤 많이 접하게 됐는데, 특히 북중러 경제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국이 첫째로 고려해야 할 경제 교류 분야가 무엇인지 가늠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답사에서 보고 느낀 흥미로운 사실들을 몇 가지 적어보려고 한다. 문제는 '제재'였다. 

제재를 유지하면서, 북중러 경제 협력? 가능하다

이번 답사에서 만난 북측 인사는 '근본 경제문제는 국제 제재다. 제재 해결없이 어떻게 상호 신뢰를 회복할 수가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번 시찰은 북중러 경제협력의 도전과 기회 요인이 본질적으로 비핵화, 안전보장, 그리고 제재 해제와 경제적 상응조치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기회였다. 중국 측 인사는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각각의 비핵화 의지를 믿을 수 없다. 따라서 한국, 조선, 미국 삼방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핵화 과정에서 미국 측은 '선비핵화, 후제재완화'를 주장하고 있고, 북한측은 '비핵화협상과 제재완화의 동시병행적 진행'을 주장하고 있다. 이 틈바구니에서도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해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국경지역에서 만난 인사들은 북한 경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절충적 방안이 북미 양측을 만족시키는 해법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이는 '제재를 유지하면서도 북한 경제 회복을 돕는 것'이라는, 어떻게 보면 상호 모순돼 보이는 방법이다. 이때문에 중국과 러시아 지도부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이 '북한 무역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경제분야에서 '비무역적인 해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외 수지에서 무역 이외에 대표적으로 중요한 분야는 관광 산업 분야, 그리고 북한 노동자의 송금을 꼽을 수 있다. 이번 시찰에서는 첫째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중러 세 나라의 관광 산업의 현황을 유심히 관찰할 수 있었다. 관광 산업 개발 현실을 통해 북한 관광 산업의 미래도 추측해 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사실 한국이다. 북측은 한국의 관광 산업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북측 인사는 '북한 관광이 자연풍광 위주인데, 한국의 인문여행과 스토리가 있는 여행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노동 분야다.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동북의 노동자 부족에 따른 경기침체, 그리고 북한의 노동자 송출 욕구가 결합돼 있는데, 관계자들은 이때문에 오히려 북중 북러 국경 인근 지역에서는 노동력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상회담과 같은 평화 징후가 보이면 노동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이 글에서는 관광 분야를 집중해 살펴보기로 한다. 

▲두만강변에서 유람선 관광을 하는 중국 단체 관광객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장 강호광 박사


평창올림픽 이후 중국인의 북한 관광 급증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극적 전환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김정은의 북경 방문을 계기로 중국인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180도 전환되었다. '중국과 세계의 안전을 위협하는 악당에서 어쩔 수 없이 미국의 횡폭한 핵무기에 대항해 약소국의 젊은 지도자가 핵을 개발했다', '이제는 중국지도부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높이 사고 있다. 김정은의 중국방문의 전제조건은 비핵화 의지이다.'등의 반응이 나온다. 이러한 중국의 인식전환 등에 힘입어 비무역분야의 제한조치가 완화되지 시작했다. 사실 관광은 일종은 수도꼭지와 같다. 정부 입장에서는 약소한 상대국을 압박하기 쉬운 수단이 된다. 만약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없다고 판단이 된다면 언제든지 수도꼭지를 감가서 압박할 수 있다. 관광은 현금거래이므로 무역과 달리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전략 무기다. 
 
중국의 '인해전술식 관광객'은 보따리 상인들과 뒤섞여 있다. 물품을 들고 들락날락 하는 관광객들이 많다. 2017년 핵실험 이후엔 지방 세관이 물품, 현금 등을 자의적으로 검사했다. 사실상 중국 단독 제재 효과가 나타나 거의 모든 물품 거래가 제한되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 이후, 세관원들은 중국법을 준수하며 검사를 한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1인당 60킬로그램, 6000원(100만원), 그리고 현금 1만달러 정도는 면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생과 인도주의적 구호도 활발하다. 북한의 비핵화 동력을 유지시키 위하여 대규모 비료 지원 등 민생분야의 지원이 단행되고 있다. 

단동, 훈춘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관광객이 폭증했고, 중국 전역에서 북한 사람을 볼수가 있게 되었다. 하노이 회담 합의 불발에도 불구하구, 지난 3월 만포-집안 관광 재개, 고려항공 취항이 각지에서 논의되기 시작되었다. 5월 20일 시진핑 주석의 평양 답방 다음날, 평양-대련 직항노선이 개설됐다. 필자의 추정으로 연간 8만 명의 인력교류 증가와 약 800억 원의 수출 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무역 제재 상황에서 2018년 수출액 대비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로 추정이 된다. 

현재 웨이하이, 선천, 옌지 등과 평양을 잇는 노선 재개설이 준비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북중 국경 전체의 교량, 세관, 부대설비, 관련 무역창고 등이 대대적으로 개축되고 있다. 더불어 고려항공의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하여 승무원의 옌지 연수도 준비되고 있다.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 관광객 증가, 중국내 북한 인력 증가, 비공식 무역 증가 등의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 들어가는 기차표, 항공표 등이 부족하여 장기간 대기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북한 개혁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산업시찰도 증가하게 되었다. 

북한 내부만이 아니라, 북중 국경 지역에도 마찬가지도 관광 특수가 벌어진 셈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특수도 있지만,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한국 관광객의 수요가 상당한 지역이다.  

▲두만강대교의 중국단체 관광객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장 강호광 박사


변경도시 도문-남양을 연계한 관광문화특구의 스토리텔링 구상 

그러나 국경지역 관광객의 대다수는 돈을 쓰지 않는 관광을 한다. 관광의 목적이 북한을 구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 국경 지역에 체류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시찰에서 도문시 정부는 도문 국제관광문화특구 계획과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철도노동자구의 관광개발계획 구상안을 설명해 줬다. 도문시에 의하면, 다른 국경도시와 마찬가지로 북한을 구경하기 위하여 도문을 방문하는 중국인, 외국인은 연간 100만 명을 넘는다. 특히 작년부터 관광객이 급증했다. 다만 도문이 국제급 통상구로 외국인들의 통과도 허용되는 곳임에도, 도문을 통하여 북한을 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남양의 인기 관광지는 철도박물관, 혁명사적지, 장마당, 공연 등으로 관광인프라가 매우 빈약하여, 대부분 라진이나 청진으로 간다고 한다. 

도문-남양 양측이 모두 많은 통과 인원에 비하여 체류하는 인원을 매우 적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니 식사를 하거나 기념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숙박 인원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도문-남양 변경문화특구 구상은 100년이 넘도록 존재했다. 두 개의 도시는 하나의 철도 도시처럼 발전했고, 무역, 윤전과 제지(신중국 최초 인민일보 발행한 종이제공), 석유 등의 산업이 상호연계 속에서 발전했다. 이렇게 근대 산업을 선도했지만, 신중국 건설 이후 바뀌었다. 변경 개발을 제한하고 내륙 오지에 산업을 배치한다는 마오쩌둥의 군사전략에 따라서 발전이 정체되었다. 개혁개방 이후에도 중국은 남방 항구도시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남북 화해 진전되면, 되면 섬으로 남아있는 북한은 동북아 철도, 항만, 물류, 산업, 관광의 중심이 될 수 있다. 동북 물류는 전통적으로 훈춘-라진 도로와 도문-남양-청진 철도를 통해서 세계로 진출해 왔었다. 2016년 홍수 이후 남양을 비롯한 두만강 일대가 파괴됐지만 평양 등 각지에서 파견된 돌격대와 군인들에 의하여 재건되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도문 시민들의 물적, 심적 지원이었다. 고난의 행군 때도 도문은 남양을 지원해 다른 지역보다 피해가 적게 만들었다. 

이러한 우정을 바탕으로 도문-남양 국제 철도, 물류, 관광 국제지구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 도문은 새로운 백년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시 정리하면, 남양은 청진과 철도로 약 170km 거리다. 관광만이 아니라 일제때부터 동북의 물류중심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물류도 없고, 관광객은 넘치지만 돈을 쓰지 않는 도시로 위상이 격하됐다. 산업 시찰 과정에서 북한 남양시가 잘 보이는 일광산(日光山) 지역과 도문 세관 내부 전망대를 봤고, 리조트 건설과 100년 산업 역사의 건축물들을 복원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도 들었다. 세관 주변의 오랜된 건물을 문화인 마을로 재건하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매년 두만강문화축제와 국제물류포럼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도문-청진 철도 여행은 오랜 전부터 시행되었는데, 북한 철도 당국은 중국 관광객을 위해 중국 열차를 남양-청진 구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여름에 한정해 칠보산, 청진 등으로 가는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청진의 군사 지역이 상당히 많이 풀려서 민간인에 개방되고 있다. 부족한 호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주택에 한하여 외국인에 민박으로 허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한 호텔 부족 현상으로, 중국 열차 내에서 숙박하며 청진과 칠보산 관광을 하는 코스가 인기라 실제 외국 관광객 수치에 비하여 청진 내에 떨어지는 액수는 제한적이라고 한다. 더불어 도문 기업인들은 라진에 일부 호텔을 소유하고 있지만, 가장 개방적인 라진마저도 외국인에 대한 소유와 임대 계약이 명확하지 않은 투자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도문시 정부와 기업인들은 북한 중앙 정부와 남북중 관관 협력 계획을 논의하고 있고, 연간 100만명 이르는 관광객을 도문-남양에 더 많은 시간동안 체류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중이라고 한다. 필자가 자주 방문하는 단동(신의주), 장백(혜산), 훈춘(라진) 구간도 유사한 관광분야의 딜레마를 안고 있다.  

▲도문-남양 국제 관광특구 개발 예정 지역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장 강호광 박사


변경관광은 활성화될 것인가

이번 시찰 동안 러시아 연해주와 중국 연변지역의 관광 인프라에 대한 설명을 청취하고 현장 방문을 할 기회가 있었다.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매우 다양한 관광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여 체류형 관광객이 적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호텔, 식당, 수퍼마켓, 화장실 등이 부족하거나 상당히 낙후되어 있었다. 더욱이 앞에서 설명한 대로 관광 산업은 정부 입장에서 수도꼭지와 같이 언제든지 잠그기 쉬운 수단이며, 투자자의 입장에서 북핵 문제는 심각한 투자불안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다시 정리한다면, 연해주와 연변 지역의 관광 인프라 개발의 최대 제한 요인중의 하나가 바로 북핵과 남북관계인 것이다. 

실물 경제를 하는 사람들은 현금이 먼저 미래를 본다고 믿는다. 전쟁에 임박해서 방산주가 폭등하고, 평화 분위기 속에서 건설주가 폭등한다. 이번 시찰단의 기본 목표는 북한 부동산 연구였다. 

이번 시찰에서 최근 중국 기업인들이 대규모로 북한 산업 시찰을 한다고 설명을 들었다. 길림 천우그룹의 전규상 회장의 특강에서 자신은 미국과 거래가 많아, 제재 사항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북한 방문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주변 기업인들의 북한 산업 시찰은 많다고 한다. 북한 각 지역에서 투자 양해각서가 체결되고 있다. 신의주-평양 사이는 북중 제외한 제3국이 진출하는데 제한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을 했다.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되면 철도와 도로 분야에서 북한 당국이 한국과 협력을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도 전망했다. 

중국은 미래 가치를 보고 있다. 중국에서 오지인 훈춘까지 고속철도를 개설한 것을 보면, 이는 궁극적으로 북한과의 연결을 목표로 한다고 봐야 한다. 도문시 상무위원장도 특강에서 현재 국가급 동북진흥계획은 일대일로와 연계될 것이며, 단동-신의주-평양, 도문-청진의 고속철 구간은 중국 표준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변경의 각 도시 사이에 북한 비핵화와 개방 가능성을 둘러싸고 상당한 샅바싸움이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가 있다. 

그리고 또 질문해 본다. 우리는? 

글 앞머리에 쓴 말을 다시 적는다. 북측 인사는 "북한 관광이 자연풍광 위주인데, 한국의 인문여행과 스토리가 있는 여행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도 남측의 관광 산업을 배우고 싶어하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서두르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 

박종철 경상대학교 교수는 경상대 국제지역연구원 통일평화연구센터 원장 겸 소장, 흥사단 도산통일연구소 소장을 함께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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