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으로 '해충 대란'…"공포의 깔따구 잊었나"
홍희덕 의원, '준설토 해충 발생' 경고한 환경부 문건 공개
2010.03.16 16:26:00
4대강 사업으로 '해충 대란'…"공포의 깔따구 잊었나"
4대강 공사 현장 곳곳에서 오니토가 발견돼 식수 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미 지난해 말 환경부가 오니토 발견을 예상하며 이를 제대로 폐기하지 않을 경우 '해충 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6일 홍희덕 의원(민주노동당)은 지난해 12월 13일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보낸 '낙동강 살리기(1권역) 조성 사업 사전 환경성 검토 협의 의견'이란 제목의 문건을 공개하며 "4대강 공사가 해충 대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이 공개한 이 문건을 보면, "준설토 적치장 운영 시 악취 및 유해 곤충으로 인한 영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인근의 주거 지역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고 필요시 대책을 수립·시행해야"한다며 "준설토는 성분 분석 후 분류해 그 용도대로 처리하되, 악취·해충의 발생 우려가 있는 이토(泥土)의 경우 폐기물관리법령에 따라 적정 처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작성한 '낙동강 살리기(1권역) 조성 사업 사전 환경성 검토 협의 의견'. ⓒ홍희덕 의원실

문건에서 언급된 '낙동강 살리기 1권역'은 낙동강 하류 지역으로 경상남도와 부산 일대를 포괄하고 있으며, 이중 창원·창녕·합천·함안·의령 지역 21곳에서 4대강 사업에 따른 골재 적치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2월 이 문건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보내기 앞서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준설토 적취로 인한 악취와 해충 발생에 대한 대책 마련을 권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 진해 신항만 준설 투기장 '해충 대란' 기억해야"

홍 의원은 "환경부가 준설토 적치로 인한 해충과 악취 피해를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2005년 진해의 깔따구 공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2005년 경상남도 진해 신항만 건설 사업의 준설토 투기장에서 깔따구가 대량으로 발생해 인근 지역 주민이 피해를 입은 사례를 언급했다.

깔따구는 지역의 환경 조건이나 오염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곤충의 하나로,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6피피엠 이상 되는 4급수에서 서식하는 해충이다. 인체와 접촉하면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키기도 해, 당시 진해 주민들은 야외 활동의 어려움을 겪은 것은 물론이고 상점과 식당의 영업이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었다.

이에 따라 2006년 진해시 웅동에 거주하는 피해 주민 1357명은 "준설토 투기장에서 발생한 깔따구 등 유해 곤충으로 인해 정신적 피해와 영업 손실을 입었다"며 집단 민원을 제기했으며, 2007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신항만 건설 주체인 해양수산부가 이 지역 주민에게 총 17억6396만 원을 배상해야한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는 국내에서 유해 곤충에 의한 피해를 인정한 첫 사례이자, 단일 환경 분쟁 조정 사건으로는 최대 액수의 배상 결정이었다.

▲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해충 피해와 관련한 배상 결정을 받은 경남 진해 지역의 한 피해 주민이 자신의 가게문에 붙은 깔따구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 깔따구 사체로 뒤덮힌 신항만 매립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홍희덕 의원은 "당시 진해 신항만 건설에서 유해 곤충이 발생한 원인은 2007년 환경부도 공식 확인했듯이 대규모 준설토 투기장 운영 때문"이라며 "4대강 사업으로 사상 초유의 대규모 준설 작업과 준설토 적치장이 운영될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4대강 공사장 주변은 예상치 못한 해충의 대습격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홍 의원은 이어서 "상황이 이런대도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태계 대란에 대해 아무런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며 "(이런 피해를 경고한) 환경부의 문건에서조차 해충 발생의 저감 대책을 뚜렷하게 밝히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또 "진해 신항만 건설 당시 해양수산부도 방역으로 해충 발생에 대응했으나, 깔다구와 물가파리가 다량으로 증식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이명박 정부는 준설 오니토 발견 등 환경 오염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 공기 단축만 서두르고 있다.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식수 오염뿐만 아니라 대규모 적치장 운영으로 인한 해충과 악취 피해에 대한 정밀한 환경성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만약 이런 환경성 조사를 간과한다면, 진해시 해충 피해 주민에 대한 배상 결정을 뛰어넘는 4대강 피해 배상 소송이 줄기차게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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