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인사 더 신경쓰겠다…일자리 문제 가장 아파"
靑 비서·정책·안보실장 '임기 반환점' 간담회…金 "부동산, 필요시 정책수단 더 쓴다"
2019.11.10 18:19:16
노영민 "인사 더 신경쓰겠다…일자리 문제 가장 아파"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능력에 기초한 탕평 인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2년반 동안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일자리 문제를 꼽았다.

노 실장은 10일 청와대 춘추관(기자실)에서 연 청와대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 공동 기자 간담회에서 먼저 인사 문제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인사 추천 경로를 역대 어느 정권보다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정파·성향의 인재만 등용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었다.

노 실장은 "정무직 인사를 위해 후보자에 대한 상시적 발굴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고, 사실 지금까지 전현직 야당 국회의원 여러 분에게 입각 등 다양한 제안도 해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노 실장은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그것 때문에 국민께 많은 심려를 끼친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 점에 유의해서 앞으로 능력에 기초한 탕평 인사를 더욱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탕평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겠다"며 "전현직 야당 인사에게 제안을 했고, 그 입장은 변함 없다. 앞으로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 정치 현실에서 그것도 쉽지 않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본인이 고려할 게 많아서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노 실장은 향후 인사에서 유의할 점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위한 노력, 상시적인 발굴 시스템을 더욱 더 심도 있게 운영하는 것, 7대 원천 배제 기준을 철저히 적용하는 것. 거기에 더해서, 그 후보자가 가는 직위의 특수한 성격(을 감안하는 면에서)의 도덕적 검증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읽혔다.

당청관계에 대한 지적에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간의 관계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노 실장은 강조했다. 여당이 청와대에 지나치게 종속돼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노 실장은 "공개-비공개 당정청 회의를 매주 정례적으로 주1회 이상 하고 있다"며 "이 회의에서 모든 정책과 이슈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고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긴밀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장관 거취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 대통령에게 '장관 임명을 재고해 달라'고 건의했다는 소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노 실장은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노 실장은 "상당한 오해와 추측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적어도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그런 것은 없었다"며 "조 장관을 임명한 것은 우리의 오랜 개혁 과제, 권력기관 개혁을 제도적으로 완수할 적임자가 그라고 생각해서 선택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후임 법무장관 인선을 포함한 개각, 또 쇄신 차원의 청와대 개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노 실장은 "정부 쪽은 현재 공석인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인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정말 쉽지 않다. 정말 훌륭한 많은 분이 고사를 하신다"며 "현재로선 공석인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인선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만 했다.

노 실장은 다만 "그 이외에, 내년 총선과 관련해 당에서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놓아 드려야 된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말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낙연 국무총리, 강기정 정무수석 등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져 온 인사들이 당으로 '복귀'하게 될지 주목된다.

노 실장은 문재인 정부 2년반 동안 가장 아쉽고 부족한 점이 뭐냐는 질문에 "남북관계가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진전을 이루고 있지 못한 부분, 검찰개혁을 포함해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이 법적·제도적으로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든지 하는 부분" 등 여러 가지를 언급하면서도 "국민 삶 속에서 국민이 체감할 만큼 우리의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결국 일자리가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처음 탄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 3가지가 '한반도 평화 번영', '적폐 청산', '일자리'"라며 "그 중에서 국민의 일상 생활과 가장 깊이 연결돼 있는 건 일자리 문제일 텐데, 이 부분이 사실 지표상으로 개선된 부분이 많음에도 체감 성과가 낮은 게 현실이어서 좀 아프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는 "지난 2년 반은 대전환의 시기였다. 과거를 극복하고 국가 시스템을 정상화시키는 과정이자, 새로운 대한민국의 토대를 마련한 시기였다"며 "문재인 정부 집권 전반기가 대한민국의 틀을 바꾸는 전환의 시기였다면, 후반기는 전환의 힘을 토대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도약해야 하는 시기다. 이제는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국민의 일상을 실질적으로 바꾸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0일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가운데), 김상조 정책실장(오른쪽),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이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


정의용 "남북관계 주도해 나가겠다"…김상조 "당장 어렵다고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모두발언에서, 문재인 정부의 그간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노력을 사실관계 위주로 나열한 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중단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 난관을 하나씩 헤쳐 나가겠다"고 의지를 강조했다. 정 실장은 "앞으로도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진다는 확고한 결의 하에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나라로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2017년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에 대해 말했다"며 "비핵화 협상에 참여는 안 하지만, 핵에 대해서는 우리도 당사자라서 북미 협상이 조기에 성과를 이루도록 견인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이 노력 중 하나가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남북관계 개선 없이 한반도 평화나 비핵화 협상에 큰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 현실적 방안을 계속 검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당면 현안인 금강산 관광시설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설이 굉장히 낙후돼 있고, 금강산 사업 개시 당시 기준으로 시설들이 건축돼 있어서 본격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어차피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우리도 판단하고 있었고 금강산에 투자한 우리 기업도 같은 생각이었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북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금강산 관광의 본격적 재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금강산에 투자한 기업의 재산을 보호하는 노력도 함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북미 대화 전망에 대해서는 "(북한이 제기한) '연내' 시한을 상당히 진지하게 보고 있다"면서 "예단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여러가지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에 대비한 준비를 하며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계속되도록 한미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한국 정부로서는 절대로 2017년 이전 상황으로는 돌아가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북미 간 실무협상 재개는 예측이 어렵다"며 "미 측은 매우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급 실무협상이 열려서 비핵화 협상 관련 상당한 진전이 있어야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며 "'연말' 시한을 강조하는 북측의 입장을 고려하며 가급적 조기에 북미 협상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우리와 미국 측이 긴밀히 공조 중"이라고 밝혔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한일관계가 정상화만 된다면 지소미아 연장을 다시 검토할 용의가 있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지소미아를 우리가 연장할 수 없는 것은 국민들이 다 이해할 것"이라고 정 실장은 말했다. 그는 "일본과 군사정보 교류가 완전히 차단된 것이 아니고 안보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며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 간에 풀 문제이고, 한미관계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 다만 한일 양국이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어서 (미국이) 어떤 협력을 한다면 우리 정부는 대환영"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 간 충돌 과정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굉장히 많다. 그것을 잘 활용하면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우리의 신북방정책과 어떻게 연계시키느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접목시키는 노력을 통해 안보적 가치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김상조 정책실장은 경제 분야 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강조했다. 김 실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당장 어렵다고 낡은 과거 모델로 되돌아가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는 일"이라며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기조는 특히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질문-답변 과정에서 다양하게 변주됐다. 김 실장은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가 과연 효과가 있느냐. 시장만 왜곡시키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는 단호하게 "필요하면 필요한 정책을 주저함 없이 하겠다"고 했다.

김 실장은 "전국 부동산 가격이 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지방·비수도권은 상당 기간 침체된 게 사실이고 수도권 일부 지역은 과열 조짐을 보인 것"이라며 "정부는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는 일부 지역에 관해서는 '핀셋 규제'의 원칙을 계속 유지·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지난 번에(6일) 1차로 분양가 상한 지정 27개동을 발표했지만,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순발력 있게 추가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초고가 아파트, 다주택 소유자 등 일부 국민에게 나타나는 부동산 과열 기대에 대해서는, 그 부담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들, 가령 대출 규제, 세제 등 다양한 정책 아이템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만간 특정 지역 고가 아파트를 구매한 분들 중 자금조달 계획서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분들은 출처를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마치 정부와 시장, 정부와 국민이 '게임'을 하고 있는 양상으로 자꾸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상당히 아쉽게 생각한다"며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과열 조짐을 마치 정부-시장 간 게임, 갈등으로 만드는 것은 정부 부동산정책의 일관된 집행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보수 경제학계 및 언론의 냉소에 '그래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맞선 셈이다.

김 실장은 앞서 모두발언에서 "사회 곳곳에 갈등 현안이 불거지고 있다. 대학 입시제도, 고교 개편, 일부 지역 부동산 과열 등 가치와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이상과 현실이 괴리를 보이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하고 "하나의 정답이 있을 수 없는 사안이다. 정부는 현실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과정에 더욱 충실하겠다. 필요할 때 필요한 결정을 내리는 '책임지는 모습'을 견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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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 nowhere@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