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피해 없자 트럼프 "군사력 사용 안해"
"이란 공격으로 미국인 사상자 없어..이란에 경제제재 부과"
2020.01.09 09:49:09
미국인 피해 없자 트럼프 "군사력 사용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전날 있었던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강력한 경제제재를 부과할 것"이지만 "군사력 사용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28분께(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지난 밤 이란 정권에 의한 공격으로 인해 어떠한 미국인도 다치지 않았다. 사상자는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당초 11시로 예고됐으나, 약 30분 가까이 지연됐으며, 방송을 통해 생중계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군인들은 모두 안전하며 군 기지에 경미한 손상만 있을 뿐"이라면서 "우리의 위대한 미군은 어떤 것에도 준비돼 있다"고 전날 공격으로 인한 손실이 크지 않았음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란 국영TV는 공격 직후인 7일 밤 "8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일부러 이런 결과를 의도했을 뿐 아니라 미군의 발빠른 대응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물러서는 것처럼 보이고 이는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나 이라크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 이유는 그 예방 조치와 병력 분산, 그리고 매우 잘 작동했던 조기 경보 시스템 때문이었다"며 "나는 미군의 놀라운 기술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은 즉시 이란 정권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며 이러한 강력한 제재는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전면전으로 갈 수 있는 군사적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군은 2조5000억 달러를 들여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완전히 재건되었다. 미군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우리의 미사일은 크고 강력하며 정확하고 치명적이며 빠르다"며 "그러나 이런 사실이 우리가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국제적인 차원의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열강들이 핵무기와 관련 이란과 새로운 합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란은 핵 야망을 버리고 테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이 이러한 현실을 인식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세계를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으로 만드는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우리는 이란이 개발되지 않은 엄청난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래를 해야 한다. 이란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며 "이란이 폭력, 불안, 증오, 전쟁을 계속 부추기는 한 중동에서는 평화와 안정이 우세할 수 없다. 세계는 이란 정권에 명확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중동 문제에 더 관여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에 대해 "솔레이마니가 최근 미국 표적들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그를 끝냈다"며 "무자비한 테러리스트가 미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중단하기 위한 단호한 결정이었다"고 정당성을 역설했다. 


한발 물러난 트럼프...민주당 등 "전쟁 반대" 여론 고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이란이 솔레이마니 피살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disproportionate manner)으로 반격할 것"이라며 강력한 입장을 밝히고, 7일 밤 실제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섬에 따라 세계는 자칫 전쟁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군사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난 입장을 밝혔다. 미국도 전면전으로 확전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고 출구를 모색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은 미국 내에서도 전면전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7일 이란의 보복 공격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 행정부의 불필요한 도발을 종식하고, 이란에 폭력 행위 중단을 요구하면서 우리 군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미국과 세계는 전쟁을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도 일제히 트럼프 정부가 이란과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에 대해 "무능하다", "미 국민들은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펠로시 의장은 오는 9일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 없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독자적으로 개시할 수 없도록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결의안은 의회의 추가적인 조치가 없을 경우, 현재의 이란과의 교전을 30일 안에 끝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이기 때문에 이같은 전쟁 반대 결의안은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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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특파원 onscar@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2001년 프레시안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3년부터 4년 동안 편집국장을 지냈습니다. 프레시안 기자들과 함께 취재한 내용을 묶어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등을 책으로 냈습니다. 현재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