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성추행 의대생 부모, 피해자 협박까지 했다"
성추행 가해자들 "네가 모를 줄 알았는데, 우린 망했다"
2011.08.17 17:17:00
"고려대 성추행 의대생 부모, 피해자 협박까지 했다"
지난 5월 경기도 가평의 한 민박집에서 술에 취한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하고 나체 동영상을 찍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려대 의대생들의 뒷얘기가 대중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이들이 사건 직후 피해자의 전화를 받고 내뱉은 첫 마디가 "네가 모를 줄 알았는데 어떻게 알았느냐?"라는 것이었다는 게다. 또 이들의 부모들은 피해자를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부모 가운데는 대형 로펌 변호사 등 유력 인사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피해자 언니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 2,3일 후 동생이 가해 학생들에게 연락해 '술에 취했었지만 너희가 했던 거 기억난다'고 말하자, 사과 대신 '네가 모를 줄 알았는데 어떻게 알았느냐? 우리는 망했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그들은 동생에게 '우리가 왜 그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너에게 상처준 걸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문자 몇 통을 보냈다"면서 "동생은 그들의 진심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첫 공개 재판 당시 가해자 부모들은 기자들에게 "피해자가 문제가 있었다. 우리 아들은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으며, A씨 동생을 만나 "이런 게 알려지면 가해자도 끝난 거지만, 피해자도 이제 끝난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 동생은 이 일로 화가 많이 나 힘들어했다고 한다.

A씨는 가해자 중 한 명이 계속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다 부모의 협박도 있다며 해당 학생들의 '출교' 조치를 원한다고 했다. 또 출교가 아닌 퇴학 조치가 내려졌을 경우 빠르면 한 학기 만에도 돌아올 수 있어서 동생과 가해자가 같이 학교에 다닐 수도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는 학교가 동생에게 나가라고 하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다.

A씨는 "그 학생들이 들어와서 게다가 3명이니까 제 동생 뒤에서 낄낄거리고 무슨 얘기하고 그러면 그 자체가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A씨는 "동생은 이제 거의 타인에 대한 신뢰 이런 것은 거의 없어졌다"라며 "(동생이) 남자들은 이제 절대 믿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라고 얘기를 많이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6년 동안 동생과 함께 학교생활을 했던 학생들이라 실망감이 크다. 동생은 그들을 믿고 그랬던 것인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고려대 측은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총장의 최종 승인이 나면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징계 수위로 출교가 아닌 퇴학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6년 학내 시위 도중 교수를 감금했던 학생들에 대해선 지체없이 출교 조치를 내렸던 고려대 당국이 성추행 학생에 대해선 유독 느슨한 태도를 취한 것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mendrami@pressian.com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