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의 운명, 한·미 FTA의 운명"
[2011년의 눈으로 본 한·미FTA·<1>] "한·미 FTA 위키리크스 청문회 열어야"
2011.09.13 06:20:00
"손학규 대표의 운명, 한·미 FTA의 운명"
2006년 9월 17일, 아름다운 가을 설악산 자락의 한 사찰 숙소. 당시 100일 민심대장정 중이었던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를 미 대사관 관계자가 방문했다. 다음날, 버시바우 미 대사는 다음과 같이 손 전 지사가 한국·미국 자유무역협정(한·미 FTA)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미국에 보고했다. (위키리크스, 06SEOUL3217)

"…손(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은 한국 농민들이 얼마나 강하게 FTA를 반대하는지 놀랐다고 했다. 그리고 미국이 한국 농민의 곤궁한 처지에 공감을 보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손은 매우 친기업적이고 한·미 FTA 찬성자이지만, 그는 농촌 지역 주민들의 FTA 반대 열기를 목도한 후에, 농업 분야의 잠재적 손실을 줄일 길을 찾도록 한국과 미국에 촉구하게 되었다고 했다…."

손학규 대표의 한미 FTA 진정성

한나라당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찬성에서 반대로 돌변하였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위에 소개한 버시바우의 보고 전문은 손 대표의 한·미 FTA 문제의식이 과거 한나라당 소속이었을 때부터 잠재되어 자란 것임을 시사한다.

또 다른 미 대사관 외교 전문을 보자. 손 전 지사가 경기도 지사 퇴임을 하루 앞둔, 2006년 6월 29일에 손 전 지사를 만난 버시바우는 이렇게 워싱턴에 보고하였다. (위키리크스, 06SEOUL2190)

"…손 지사는 FTA에 대하여, 미국이 한국 농민과 영화산업 종사자들의 관점에 더 공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버시바우 대사의 두 전문이 손 대표의 한미 FTA를 모두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손 대표가 한나라당 시절부터 맹목적인 한미 FTA 찬성론자가 아니었음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

손학규 대표는 한미 FTA 반대에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

▲ 손학규 민주당 대표. ⓒ뉴시스
손 대표가 설악산에서 미국대사관 관계자를 만난 때로부터 그의 한·미 FTA관(觀)을 피력하던 때로부터 정확히 5년이 지났다. 그 사이 일어난 많은 일은 손 대표가 지금 한·미 FTA 독소조항 폐기를 요구하는 것이 매우 정당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한·EU FTA를 보자. 지난 7월 1일 잠정 발효된 이후 두 달 간, 그 효과는 어떠한가? 전년도 같은 기간 19.9억 달러였던 무역 흑자는 0.6억 달러 적자로 돌변했다. 한·EU FTA를 하면, 연 평균 3.6억달러 흑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이른바 '한·EU FTA 경제적 효과 분석'은 어디로 갔는가?

손 대표가 5년 전에 버시바우 앞에서 염려하였던 농업을 보면, 전업 농가는 정부의 이른바 'FTA 피해대책'에도 불구하고 5년간 20.6%가 감소하였다.(2010 농림어업총조사) 다섯 집 가운데 한 집이 사라진 것이다. 이 통계는 한·미 FTA, 한·EU FTA, 한·중 FTA, 한·호주 FTA의 가공스런 충격이 전혀 투입되지 않을 때이다.

쌀은 지켰는가?

이런 상황에서 한·미 FTA가 등장하면 어떻게 될까? 쌀은 지킬 수 있는가? 한·미 FTA가 발효되는 순간, 미국은 한·미 FTA 비위반 제소 조항을 수단으로 삼아 현재 약 10만 톤인 미국 쌀 쿼터량 기득권을 한·미 FTA에 포함시키려 할 것이다. 게다가 농림부가 이미 올해 추진을 공식화한 쌀 수입전면 자유화('관세화')가 되면(농림부, 2011. 3. <쌀 산업발전 5개년 종합 계획>), 한국이 쌀을 한·미 FTA에서 제외하려고 미국에 제시한 최대 명분이 사라진다. 한·미 FTA가 되면 쌀이 한·미 FTA에 포함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손 대표가 5년전 한·미 FTA에서 농업 문제를 제기한 것은 매우 정당했다.

한·미 FTA는 박근혜 전 대표가 2007년 외신기자 클럽 기조 연설에서 말한 '한국이 다시 도약하는 기회'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시장으로 권력을 넘김으로써' 한국이 소수 수출 대기업 의존 경제에서 벗어날 상상력과 수단을 봉쇄한다. 자유화 후퇴 금지 제도와 투자자 국가 제소라는 강력한 무기로, 헌법 119조 제 2항의 경제민주화 조항을 사문화시킨다. 대기업형 슈퍼(SSM) 규제, 중소기업 적합업종제, 중소기업 주도 소모성 자재 사업(MRO)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영리병원 설립 특혜를 철회하지 못한다는 부속서 II의 조항을 수단으로 영리병원을 조장하여 국민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흔든다. 한·미 FTA는 개방이 아니다. 그것은 사유화이며 영리화이다.

9월 9일자 <Inside U.S. Trade> 기사의 의미

미국 하원이 관세특혜법률 연장을 의결하자마자, 국회에서는 추석 직후에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할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러나 9월 9일자 미국의 <인사이드 유에스 트레이드(Inside U.S. Trade)>의 머리기사 제목처럼, 백악관과 공화당은 여전히 한·미 FTA 진행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White House, Republican At Odds Over Sequencing OF FTAs,TAA') FTA와 무역조정지원법(TAA)의 표결 진행을 위한 최근 협의에도 진전이 없었다.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세입세출위원장 데이브 캠프는 9월 7일, 처리에 시한을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해리 리드 원내대표는 TAA가 하원에서 통과되지 않을 경우 상원에서 한미 FTA 법안을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비준안 상정 동의 대신 위키리크스 청문회가 필요하다

지금은 한·미 FTA 상정에 동의할 때가 아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의원이 요구하였듯이 위키리크스 한·미 FTA 청문회 개최가 필요하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내용은 사실이라면 매우 중대하다.

그 공개대로,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의약품값 적정화 방안을 놓고 한국과 미국이 대립하던 2006년 7월 24일, 나흘 전의 청와대 회의에서 의약품값 적정화 방안 입법 예고 절차를 논의했다고 미 대사에게 말한 것이 사실인지(위키리크스 06SEOUL2505), 그리고 김종훈 현 통상교섭본부장이 개성공단을 한국 측 초기 제안에 포함시키라는 훈령을 받았지만 이를 협상의 전면이나 중심에 둘 의사가 없다고 했다는 것이 사실인지, 그리고 이러한 김 본부장의 의사를, 조태용 당시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이 한국이 2차 협상을 앞둔 2006년 6월 11일, 미국 대사관측에 말한 것이 진정 사실인지(06SEOUL1972)를 조사해야 한다. 물론 미국 대사의 보고 전문은 그의 일방적 보고이다. 그것이 진실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미 대사의 보고만을 근거로 하여 한국의 공무원들의 명예와 헌신성을 일방적으로 비판해서는 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미 대사의 보고가 사실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이는 의약품값 적정화 방안이나 개성공단과 같은 한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정보가 협상 상대방에게 미리 노출될 위험에 방치되어 있었음을 의미한다. 법원 판결에 의하면 '한·미 FTA 협상 상대방인 미국으로 하여금 우리나라의 우선 관심 사항 및 구체적인 협상 전략을 미리 알고서 협상에 임할 수 있게 함으로써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을 하도록 할 우려가 있'는 정보를 누설하는 것은 공무상 비밀 누설죄에 해당한다.(서울지방법원 2009. 3. 18. 선고 2008노4464판결)

5년 전, 손 대표는 민심대장정에 나섰다. 그때의 자신과 결단으로 한·미 FTA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손 대표에게 기대한다. 손 대표는 지금 한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의제인 한·미 FTA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위치에 있다. 이는 손 대표의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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