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사흘째 불통, "월가 시위 저지용" 음모론까지
유럽 넘어 북미까지 불통 확대
2011.10.13 18:38:00
블랙베리 사흘째 불통, "월가 시위 저지용" 음모론까지
3일째 이어지고 있는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불통 현상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블랙베리 제조사인 캐나다의 리서치 인 모션(RIM)의 어설픈 해명 속에 사태가 수습되지 못하면서 음모론까지 등장하는 형국이다.

RIM은 12일(현지시간) 북미지역의 블랙베리 가입자들이 이날 아침 간헐적인 서비스 지연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시작된 블랙베리 불통 사태가 다음날 인도와 남미로 번졌다가 이날 미국까지 퍼진 것이다.

블랙베리는 최근 들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 밀려 스마트폰 시장에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도 전 세계에서 7000만 명이 사용할 정도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수백만 명이 데이터 통신이 중단돼 이메일이나 트위터 등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통화도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RIM이 3일이 지나도록 서비스 복구 시점이나 불통 원인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 10일 처음 불통 상태가 벌어졌을 때 "문제가 없다"라고 했다가 곧 서비스 장애 사실을 인정했고, 12일에도 "빠른 시일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불편에 사과한다"고만 밝혔을 뿐 얼마나 많은 고객들이 피해를 봤는지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지금까지 내놓은 사고 경위도 블렉베리 네트워크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오작동이 발생해 데이터 지연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전부다. 오류를 일으킨 RIM의 데이터 센터는 영국 슬라우에 위치하고 있는데, <가디언>은 13일 이곳 엔지니어들이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서비스 중단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불통 사태가 확대되면서 오히려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 캐나다기업 리서치 인 모션(RIM)이 만든 스마트폰 블랙베리. 전 세계 7000만 명이 블랙베리를 사용하고 있지만 3일 째 이어지는 불통 사태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어 있다. 사진 속 블랙베리 화면에 12일(현지시간) 북미지역까지 불통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가 보인다. ⓒAP=연합뉴스

처음엔 어리둥절한 정도였던 이용자들도 상황이 계속되자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RIM가 이번 사고에 대해 성의 있게 설명하고 사과한 뒤 보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불통 사태 12일은 애플이 '카카오톡'과 같은 메시지 서비스와 온라인 데이터 공유 기능 등을 탑재한 새 운영체제 iOS5를 배포한 날이어서 블랙베리 사용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더 느껴야 했다. 한 이용자가 트위터를 통해 "(지난 5일 숨진) 스티브 잡스를 기리기 위해 며칠째 침묵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참 좋다"라고 비꼴 정도다.

불통 사태가 이어지면서 음모론까지 등장했다.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이날 공식 트위터를 통해 "블랙베리는 월스트리트 시위가 유럽이나 아프리카, 중동으로 번지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통된 것"이라며 영국 런던 폭도들이 블랙베리 등을 사용해 폭동을 일으켰던 점을 기억하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폭동 당시 RIM으로부터 이용자 정보를 받아 폭도를 검거하려던 계획을 세워 비난을 산 바 있다.

하지만 음모론보다는 장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가 이번 불통 파문을 키웠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가디언>은 13일 전직 RIM 직원과 소식통을 인용해 2007년 중반 아이폰이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블렉베리도 4년 만에 이용자가 12배로 증가했다면서 하지만 RIM은 지난 몇 년간 늘어난 데이터 수요를 처리할 시스템 개선에 소극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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