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은 '투기 조장' 정책?
실효성도 논란…"유효 수요 부족해 효과 없을 것"
2013.04.01 19:40:00
박근혜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은 '투기 조장' 정책?
박근혜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이자 관계부처가 합작한 대형 정책인 이른바 '4.1 부동산종합대책'이 나왔다. 취득세와 양도세를 조건부, 한시적으로 감면하고 무주택자 주택구입자금 대출 수준을 낮춰준다는 게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주택 매입 수요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실상 투기 수요 상승에 초점을 맞춰, 주거 복지 강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나쁜 경기상황을 고려한다손 치더라도,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결국 '주택 사라'에 초점

1일 정부가 발표한 대책의 세부 내역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이미 예견된 대로 주택 매매 관련 세금 감면이다. 간단히 말해 '부분적 감세'다.

정부는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 원 이하 가구가 6억 원, 85제곱미터(㎡) 이하의 주택을 생애 최초로 구입할 경우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에 대해서는 올해 연말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에서는 DTI와 LTV 완화 카드는 정부가 뽑지 않으리라고 봤다. 부분적으로나마 시장의 예상을 넘어선 대책이다.

또 올해 연말까지 구입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향후 5년간 양도세도 감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도 폐지키로 했다.

세금 감면과 더불어 분할상환 대출의 만기를 30년까지 연장한 대출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부분적으로는 토지거래허가구역도 해제하기로 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과 주택법은 개정해 공급 확대를 유도키로 했다.

주택 매매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카드는 사실상 모두 빼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정부와 정책 차별성을 찾기 어려운, 사실상의 '투기 조장' 정책이라는 비판이 곧바로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 "토건세력과 투기세력에 온갖 특혜를 제공해 투기를 유도, 거품을 지탱하려는 내용"이라며 "(이전 정부에 이어) 또다시 젊은 층과 무주택자들이 빚을 얻어 집을 사도록 유도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도 "현 시점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수요 진작 대책은 모두 내놓았다. 투기 수요를 다시 창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며 "DTI, LTV까지 완화하기로 한 건 지나친 수준이다. 정상화되는 주택 시장을 다시 과열시키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효성이 없으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남기업 소장은 "현재 주택 시장 침체의 근본 원인은 유효 수요자의 소득이 높은 주택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며 "인위적으로 투기 수요를 올린다 한들, 별다른 효과는 없을 것이다. 지난해도 정부가 자영업자와 젊은 층을 대상으로 DTI 완화 대책을 내놨으나 효과가 없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민간임대시장을 기업형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도 구체화됐다. 민간임대주택 사업을 일으켜 주택 임대 기업을 육성하고, 활성화를 위해 관련 세제를 깎아주겠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이 중 민간주택이면서도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는 등의 공공성 규제를 따르는 업주에게는 재산세를 공공임대주택 수준으로 깎아주는 등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증세 필요한 시기에 감세?

나아가 이번 대책이 결과적으로 지방세수 부족으로 이어져, 미래 세대의 부담을 늘리게 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과적으로 지방세 세수 결손에 따른 국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재정 공백이 우려된다"며 "결국 정부가 하반기에는 국채 발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취득세는 지방세이지만, 취득세를 인하하면 자연히 중앙 정부가 깎아준 세금만큼을 지방 정부에 메워주게 된다.

이 경우, 당장 부동산 보유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래세대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된다는 비판이 커질 공산이 크다. 전 교수는 "이번 정부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은 현재 부동산 보유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발생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대책은 결과적으로 (국채 발행 등을 통해) 미래세대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거래세의 비중을 축소하고 보유과세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보유자에게서 세금을 더 걷는 방향으로 정책이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거래 활성화의 필요성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에 따른 세수 부족분은 보유세 강화로 메워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2009년 현재 국내 부동산 관련 세금 중 국내총생산(GDP)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0.82% 수준으로 주요 선진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초 분양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은 지난 선거 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냈던 공약을 박근혜 정부가 받아들이는 모양새"라며 부분적으로 실효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양도세 한시 면제에 대해서는 "실제로 (수요 증가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심리적으로 기대감을 높이는 수준의 정책"이라며 별다른 실효성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변 교수 역시 "증세를 해야 한다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부동산에 대한 과세를 오히려 줄이겠다는 그림"이 됐다며 "결국 (감세로 인한) 증세를 위해서는 소득세를 더 걷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에서는 보유세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4.1 부동산 대책이 뼈대를 드러냈다. 실효성이 부족하리라는 전망과 함께 투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뉴시스

세금 들여 하우스푸어 집 사줘야 하나

이번 '4.1 대책'의 골자는 크게 주택 매매 활성화와 하우스푸어·렌트푸어 지원, 그리고 주거 복지 정책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하우스푸어·렌트푸어 대책의 경우 대출 상환 기한을 연장하거나 기존 단기 대출을 장기 대출로 전환하는 등의 금융 정책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일부 대책의 경우 무리하게 집을 산 주택자를 국민 세금을 들여 지원한다는 도덕적 해이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크게는 자산관리공사(캠코)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주택담보대출을 매입하는 방안과 임대주택을 LH가 매입하는 부분이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알려진 캠코의 부실자산 매입과 별개로, 임대주택을 리츠에 매각하는 방안은 이번 4.1 대책에서 구체화됐다. 주택 소유자가 도저히 대출금을 갚기 어렵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경우, 이를 리츠에 매각해 5년간 월세 형태로 거주하게 한 후, 재매입하는 방식이다.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주택금융공사가 매입한 대출채권에 대해 은행 금리 수준의 이자를 납입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사실상 아무런 차이도 없다"며 "더욱이 자기 집 지분 일부를 캠코에 내놓겠다고 나설 집주인이 몇 명이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정책의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원소유자가 다시 매입하지 않은 주택은 리츠가 시장에 매각하며, 이때도 매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LH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최악의 경우 공사인 LH가 나서서 개인주택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사용하는 모양새라,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되는 것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거 복지 강화의 핵심은 공공분양주택 공급을 기존 연 7만 호에서 2만 호 수준으로 줄이고, 대신 '행복주택'이라 명명한 공공임대주택을 연 11만 호 공급하겠다는 게 골자다. 공공임대주택의 건축 후보지는 도시 외곽이 아니라 도심 안의 철도부지나 유휴 국·공유지 등이다. 지난 대선 기간 논란이 된, 철도 위로 아파트가 건축되는 등의 방식이 도입된다.

정부는 행복주택 공급물량의 80%를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주거취약 계층에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주택바우처 제도를 도입하고, 생애주기별 주거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주거 복지 정책도 추가로 밝혔다. 목돈 안 드는 전세 제도도 구체화됐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자기 집을 담보로 대출받고, 그 이자는 세입자가 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김기식 의원은 "정부가 보증을 선다고 자신의 집을 담보로 전세보증금을 대신 대출받을 집주인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정부의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대책이 "모두 실효성도, 현실성도 없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대안으로 과도하게 높은 분양가 인하를 유도해 토건업자들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거래 관련 세금 등에서 발생하는 세금 탈루를 막아 대규모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여당과 야당이 논의해 주거복지기본특별법안 등 그동안 성장 논리와 경제 논리에 휘둘려 보장되지 못한 주거 기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공공의 주거 복지 특별 대책을 마련해 주거 불안을 완전하게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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