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복지부터 스웨덴식으로 바꾸는 건 어떨까?
[청년, 정치개혁을 말하다] 스웨덴의 선거제도와 정당, 민주주의
국회의원 복지부터 스웨덴식으로 바꾸는 건 어떨까?
2010년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167개국의 민주주의 지수에서 스웨덴은 10점 만점에 9.5로 4위를 차지했다. '선거절차 및 다원주의', '시민의 권리', '정부의 기능', '정치 참여', '정치 문화'의 다섯 가지 영역을 수치로 환산하여 순위를 계산했다. (표1 참조)


선거 절차 및 다원주의 영역만 두고 보자면 한국과 스웨덴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스웨덴은, 노르웨이를 비롯 10점 만점을 받은 8개 국가가 아래, 2위 그룹에 속해있고, 한국은 바로 그다음이다. 격차가 벌어지는 영역은 정부의 기능과 정치문화, 정치 참여다. 결국 투표 참여율과 정치문화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정치 수준과 시민 의식이 좌우하는 것일지 모른다.

정치학자 샤츠 슈나이더는 "정당이 민주주의를 창출한다"고 했다. 정치는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율의 과정이다. 정당은 대표하는 그룹의 이익을 대변한다. 스웨덴 국회의원의 다수가 그저 엘리트가 아닌, 특정 직업군 출신으로 각 집단을 대표한다.

한 정당의 독주를 막고, 다양성을 장려하기 위한 스웨덴의 철학은 정당 지원 제도에서 드러난다. 원내 정당의 경우 당 운영을 위한 기본 지원금과 의석당 지원금 이외에, 여당에게는 의석당 6350 크로나(≒274만 원)를, 야당에게는 의석당 2만4300 크로나(≒407만 원)를 배정한다. 원내 교섭단체에도 여당의 경우 170만 크로나(≒2억8500만 원), 야당에게는 340만 크로나(≒5억7000만 원)를 지급한다. 야당이 여당의 두 배 가량 받는 셈이다.

우리는 정당이 받는 국가의 보조금은 지급 당시의 정당 의석수와,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의 의석수를 기준으로 배분된다. 2011년 한나라당이 전체 국고보조금의 40%(133억4900만 원)를 가져갔다. 민주당이 33.72%(112억3100만 원), 자유선진당이 6.85%(22억8100만 원), 미래희망연대가 6.74%(22억4600만 원), 민주노동당이 6.03%(20억700만 원)로 그 뒤를 잇는다. 의석에 따른 자원 배분은 여당이나 다수당에 유리하다. 빈익빈부익부식 순환으로 정당 구성의 고착화를 가져온다.

▲스웨덴 국회의사당 ⓒ네이버 백과사전

사민당 국회의원 출신으로 법무부에서 민주주의와 관련된 문제를 전담하는 장관을 지낸 브리타 레온은 인터뷰를 통해 "스웨덴 교육의 목표는 비판적인 민주시민을 키우는 것"이라며 '비판적 시민'은 '적극적 시민'과 같은 말이라고 했다. 적극적 시민은 언제든 정치인들을 감시, 견제하며 투표로 심판한다. 언론의 자유와, 활발한 정보공개청구도 건강한 정치를 위한 첨병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래서인가, 스웨덴에서 만난 정치인과 공직자들에게 예산과 관련된 질문을 던지면, 약속이나 한 듯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로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최소한도로 집행"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스웨덴 사람들이 '정치인'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은 '적은 월급을 받으며 밤낮없이 일하는 사람들'이다.

국회의원 월급은 5만6000 크로나(≒940만 원)로, 스웨덴의 높은 물가와 국민 평균 소득을 감안하면 많지 않은 액수다. 한 달에 1031만 원을 받는 대한민국 국회의원보다 적다. 이미 보편적 복지를 통해 온 국민이 교육과 건강보험 등 비슷한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으로 누릴 수 있는 특혜도 그리 많지 않다.

휴대전화 사용료가 지급되지만 개인용도의 통화는 제외된다. 공무상 해외에 나갈 경우 그 비용은 임기 내에 5만 크로나(≒838만 원) 한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면책특권도 없다. 의원직을 12년 이상 유지해야 국회의원 연금을 받는다.

한편,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3개월 이상만 의원직을 유지해도 연금 대상자가 된다. 출장 갈 때는 항공료(1등석) 외에 출장 지역에 따라 일비와 숙박비, 식비를 합해 하루에 약 37만~88만 원을 받는다. 이와 별도로 의원 1인당 90여 만 원(800달러)의 업무추진비도 있다.

스웨덴의 경우, 국회의원 1인당 보좌관 고용지원액이 연간 62만1600크로나(≒1억400만 원)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받는 지원금은 연평균 3억2000만 원으로, 운전사 포함 최대 9명까지 둘 수 있다. 스웨덴의 세 배가 넘는다.

스웨덴의 우메오 대학 사회학자인 예니 한손의 연구에 따르면,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한주 평균 66시간 일하며 6.5시간의 수면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스웨덴 통계청의 연평균 근로시간을 54주로 나눈 한주 평균 근로시간이 30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정치인은 일반인의 두 배 이상 일하는 셈이다. 스웨덴 정치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한 여성 정치인이 "아이들이 이 방송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힘들어서 정치인이 되고 싶어 하지 않을까 봐"라고 한 말은 과장이 아니다.

최근 스웨덴식 복지에 대해 여러 논의가 오간다. 국회의원 복지부터 스웨덴 수준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스웨덴의 선거제도는?

스웨덴의 선거 제도는 어렵다. 당도 많다. 대선거구제라 한 지역구에 후보가, 한 당에 한 명이 아닌 여럿이 나온다. 우리 선거가 객관식이라면 스웨덴은 주관식이다. 투표용지도 세 종류다. 정당별 후보 명단에 표기할 수도 있고, 직접 이름을 쓸 수도, 특정인을 뽑지 않고 정당에만 투표를 할 수도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 광역의회의원선거에 유럽의회의원 선거까지 종류도 많다. 선거는 4년에 한 번, 9월 둘째 주 일요일에 한다. 가장 최근 선거인 2010년 총선의 투표율은 84.63%다. 지난 30년간 8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고, 높을 때는 90%가 넘기도 했다.

주한 스웨덴 대사관의 경제정책 부문 인턴으로 있는 데이비드 햘마르손은 "낮은 투표율은 정치활동에 대한 낮은 신뢰에 기인한다"며 스웨덴의 정치인들의 공약 실현율은 75~80%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말한다. 신뢰가 높은 투표율로 이어지는 것에 더해,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선거방법도 유동적"이라고 덧붙였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어, 각 당은 지역구별로 적게는 4명, 많게는 15명까지 후보를 추려 그 명부를 등록한다. 투표지에는 각 당이 예비선거를 통해 정한 순서대로 후보의 명단이 나와 있다. 하지만 그 순위대로 당선되지는 않는다. 이마저도 국민이 선거를 통해 바꿀 수 있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서는 인물이 아닌 당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개인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복지 제도, 세금제도, 이민자에 대한 정책 등 주요 사안에 대한 당의 노선이 표심을 가른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택한 덕에, 사표가 줄고 정치의 다양성은 늘었다. 현재 2010년 선거에서 4%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하여 국회에 진출한 정당의 수는 8개(온건당, 자유당, 중앙당, 기민당,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 스웨덴 민주당)에 이른다. 여성당선자는 157명으로 전체 349석의 45%를 차지했다.

선거 때가 되면 중앙선거청에서 유권자 수의 증감에 따라 선거구별 국회의원 수를 배분한다. 표의 등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도 용인선거구 획정사례 판결을 바탕으로 보면, 이론상으로 선거구에 따라 한 표의 가치가 1:3까지 왜곡될 수 있다.

[취지문]

PR청년포럼은 PR포럼의 청년그룹으로서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 개혁이 필수적이라는데 동의하는 개인, 청년단체, 시민사회단체, 언론사, 정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R포럼에서는 청년들이 다양성이 인정되는 속에 합의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해 비례성, 다양성, 공정함이 보장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얼마나 열망하는지, 이를 위해 비례대표제 확대를 얼마나 고대하는지, 조금은 거칠지만 생생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열망을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기로 하였습니다. 정치의 해인 2012년에 비례대표제 확대가 우리 사회 주요한 사회적 아젠다로 자리매김하는데 청년들의 이 작은 몸짓들이 마중물이 되어주길 간절히 소망하며 '청년, 정치개혁을 말하다' 연재를 시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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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치개혁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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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슈퍼스타K가 아니다
-구럼비 파괴되던 날, 나는 비례대표제를 고민했다
-이게 선거인가! 이게 사는 건가!
-그래서 결국 경제 민주화는 누가,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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