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미국이 원한 '자유'의 모습인가
[자이툰 병사들을 데려오라 4] 민간학살·불법구금·문화테러
이것이 미국이 원한 '자유'의 모습인가
지난달 26일,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미군의 사망자가 마침내 2000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이들은 물었다. 그럼 민간인 희생자수는?

이에 대한 답을 시도한 국내외 언론이 일부 있었지만, 모두 추정지에 불과했다. 이라크 내에서 그나마 통계를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미군 당국이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 통계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이기 때문인가.

***민간인 최대 10만 명 사망설**

그러나 민간인의 피해가 결코 부수적일 수 없다는 당위는 차치하고라도,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이라크 민간인 희생자를 끝까지 추적하고 있는 일부 민간단체와 연구소의 통계를 보면 이라크인들의 희생 규모는 결코 '부수적'이지 않다.

언론 기사만을 근거로 사망·부상자를 집계하고 있는 이라크바디카운트(IBC, www.iraqbodycount.net)의 통계를 보자. IBC는 11월 10일 현재 2003년 3월 전쟁 개시 후 최소 2만6931명에서 최대 3만318명의 이라크인이 사망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군 사망자 수와 비교해 최소 10배 이상이다. 지난 7월 IBC가 낸 보고서를 보면 전체 사망자의 37%가 미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그토록 많아 보이는 저항 세력의 테러로 인한 희생자수는 9%에 불과하다. 전시 최대의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여성과 어린이들의 비중이 높은 것은 물론이다.

<사진1: 민간인 피해>

스위스 국제문제연구소의 지난 11일 발표를 보면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는 3만9000명으로 IBC보다 많다.

영국의 의학 주간지 <랜싯>은 이미 지난해 10월 민간인 사망자수를 10만 명 이상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는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컬럼비아대, 이라크의 알-무스탄시리야대 소속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진 조사 결과 나온 것이었다.

이것이 미국이 원한 자유의 모습인가. 이라크는 진정 자유로워졌는가.

***앰뷸런스까지 공격한 팔루자 대공습**

미군에 의해 행해진 민간인에 대한 학살과 비인도적 군사행동, 전쟁 포로 및 테러용의자에 대한 고문과 불법 구금은 제네바 협정을 광범위하게 위반한 것으로 미국이 추구하는 이라크 해방이 과연 무엇인지 재삼재사 묻게 한다.

미군은 지난해 4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반미정서가 높은 수니파 거주지 팔루자에 대한 대공습을 감행했다. 1차 공격에서 미국은 AC-130 중무장 항공기, 아파치 헬기, F-16 전투기 등을 동원해 민가와 이슬람 사원 등을 무차별 폭격해 20여 일간 7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 공격에서 미군은 사원 철탑과 건물 옥상에 두세 명씩의 저격수를 배치해 길 위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이 지역의 민간인 피해를 조사했던 사진작가 윤정은 씨가 전했다. 윤씨는 또 미군들이 앰뷸런스에까지 폭격을 가했다는 현지인들의 증언을 들려주기도 했다.

<사진2: 팔루자 민간인 피해>

지난해 11월 재선에 성공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군 1만2000명을 팔루자에 투입해 공격을 재개했다. 당시 저항세력 지도부는 이미 팔루자를 떠났고, 노약자를 비롯한 6만여 명과 순교를 각오한 저항세력 그리고 집과 가족을 지키려는 주민들만 그곳에 있었다. 공습 책임자인 토머스 메츠 미군 중장조차 "무장세력의 고위 지도부는 팔루자를 빠져 나갔다"고 말하는 데도 불구하고 시작된 공격은 2085명의 사망자를 냈다.

그러나 미군은 민간인 사망으로 인한 여론 악화를 의식해 민간인 사망자 집계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종합병원, 진료소 등 집계 가능 시설을 접수해버렸다. 하지만 팔루자 종합병원의 타미르 살리 박사는 당시 미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가옥에서 이라크인 700구의 시신을 발견했고, 그 중 여성과 어린이의 것이 504구라고 증언해 민간인 피해의 일단을 보여줬다.

2차 공격에서는 특히 부상 포로에 대한 사살과 식수공급 차단 등 비인도적 군사행위가 두드러졌다.

미 <NBC>는 11월 13일 팔루자의 한 사원에서 한 미군 병사가 부상을 입은 채 비무장 상태로 누워 있는 포로를 조준 사살하는 장면을 촬영해 공개했다. 장 지글레르 유엔 식량권 특별보좌관은 "미군이 이 사원 안에 있던 또 다른 저항세력 부상 포로 3명도 사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이 외에도 미군은 시리아 국경지역으로 확대된 공격과 탈 아파르, 라마디 지역에서의 저항세력 소탕 작전에서도 민간인 거주지역과 병원에 대한 폭격을 서슴지 않았고 청소년·이슬람학자들을 무차별 체포·사살하는 등 비인도적인 군사작전을 수없이 자행했다. 또 하나의 점령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은 지난 10월 탈레반 병사 사체 2구를 불태워 제네바 협정을 위반하기도 했다.

***아부 그라이브, 우리 시대의 '생지옥'**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의 포로 학대는 미군에 의한 고문과 불법 구금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지난해 4월 28일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요커>와 <CBS> 방송은 미군이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벌어진 포로 학대에 관한 보고서와 사진을 공개하면서 점령 이후 2004년 사건이 폭로되기까지 그 같은 고문과 상습이 '일상적'이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들에는 천으로 포로를 뒤집어씌운 뒤 상자 위에 올라서 있게 하고는 떨어지면 전기 감전사 시키겠다고 위협하거나 포로들을 발가벗긴 뒤 인간 피라미드를 쌓게 하거나 성 행위 장면을 연출하라고 강요하고, 여성 병사들이 손가락으로 남성 포로의 성기를 가리키는 등의 장면이 담겨 있다. 아브 그라이브에서는 또 수감자의 80%가 성학대를 경험했고, 여성 수감자에 대한 미군들의 강간과 살해 등이 광범위하게 자행됐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그 후 수많은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자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월 7일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포로들에 대한 육체적 폭력, 야만적이고 새디스트적이며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더 많은 사진과 비디오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사진3: 아브 그라이브 포로학대>

하지만 미 행정부는 이를 부사관과 사병들의 '잔혹한 악취미'로 축소 은폐하면서 교도소 관련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그러나 기소된 사병 등은 군사재판과정에서 군 정보요원과 중앙정보국(CIA) 등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학대 시건의 조사책임자인 안토니오 타구바 육군 소장은 감옥 헌병들이 "우호적인 신문을 위한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조성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이 잠 안 재우기, 독방 감금, 군견으로 위협하기 등의 내용이 포함된 포로관리의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그 후 미국의 유수 언론들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가혹행위는 2002년 아프간 점령 이후 관타나모 수용소 등을 운영하면서 미국이 고안했던 일련의 정책구상의 하나이며 부시 대통령, 체니 부통령, 럼스펠드 국방장관, 곤잘레스 백악관 법률자문 등이 깊숙이 개입된 국가정책이라고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관타나모, 우리 시대의 '수용소 군도'***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는 9.11테러 이후 억류된 테러 용의자들이 4년 동안 변호사 접견도 허용되지 않은 채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고안하고 대통령이 승인함으로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이른바 '강압적 신문기법'에 의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2002년 1월 11일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불법구금이 시작된 이래 단 4명만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고 약 200명 가량은 무혐의로 확인되어 석방되거나 본국의 조사 당국에 넘겨졌다.

지난 6월 13일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1년 12월 아프간에서 체포된 테러 용의자 모하메드 알 카흐타니의 심문조서를 폭로, 미군은 그의 입을 열기 위해 물고문, 성고문, 약물고문 등 갖은 방법을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카흐타니가 조사받던 중인 2002년 12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포로 심문을 위해 쓸 수 있는 16가지 방법을 승인했는데, 16가지' 심문법에는 ▲장시간 세워놓기 ▲30일간 독방에 가두기 ▲옷 벗기기 ▲강제로 면도시키기 ▲외설 사진 목에 걸기 등이 포함됐다.

* 보고서 작성의 실무를 담당한 '이라크모니터팀'은 파병반대 운동에 참여해 온 평화활동가들로 이라크 점령 상황 및 자이툰 부대 모니터를 위해 2005년 1월 이라크 모니터 팀을 구성, 2월 2일부터 주례 이라크 모니터 보고서 발간해 왔다. 대항지구화행동 이지은, 사회진보연대 정영섭, 이라크평화네트워크 지영, 참여연대 강이현ㆍ이태호, 통일연대 윤지혜, 평화네트워크 최민ㆍ이주영 씨 등이 그들이다.

▶ 이라크모니터팀 보고서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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