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이란 핵 중단 사실 알고 있었다"
미 정보기관들, 이란의 핵무기 획득 의도 부인
2007.12.04 12:32:00
"체니, 이란 핵 중단 사실 알고 있었다"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란을 침공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미 부시 행정부는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조작된 정보를 구실로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한 바 있어 부시 행정부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지게 됐다. (☞관련 기사 : 美 정보기관 "이란, 2003년에 핵무기 개발 중단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의 16개 정보기관들이 작성한 국가안보평가(NIE) 보고서(☞평가보고서 전문 바로가기)가 3일 비밀해제되면서 알려진 사실들은 충격적이다.

이란은 이미 지난 2003년 가을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했으며, 2007년 중반까지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런 판단을 종합할 때,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조차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해 CIA에서 27년간 분석가로 근무한 레이 맥거번은 더욱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맥거번은 이날 미국의 진보웹사이트 <커먼드림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주창해온 딕 체니 부통령은 이 보고서의 초안을 올해 초에 이미 봤는데도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 이란의 핵프로그램 현황에 대해 이란의 핵협상 대표 사에드 잘릴리가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미 백악관이 이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이란의 핵무장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진전을 보여준 긍정적인 소식"이라는 취지의 성명을 낸 것도 위선적인 태도라는 것이다.

다음은
'Fact-Based Intelligence Prevails on Nukes and Iran'의 주요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편집자>

10개월에 걸친 산고 끝에 나온 보고서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정직한' 국가정보평가(NIE) 보고서가 발표됐다. 또한 이 보고서의 '핵심판단 사항'들은 언론에 공개됐다. 이 보고서는 그야말로 지난 10개월 동안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긴 산고' 끝에 나온 것이다.

딕 체니 부통령이 CIA 본부를 이 기간에 얼마나 자주 찾아왔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올해 초 이 보고서의 '초음파 사진'(초안)을 보자마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들었다. 얼마나 불쾌하게 생각했는지, 체니 부통령은 이 보고서의 '대부' 노릇을 하기를 거부했다.

이번에는 체니와 그의 네오콘 하수인들이 '낙태'를 시키지 못했다. 이 보고서가 언론에 공개된 이후 이 보고서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해명하기 매우 어렵게 됐다. 이 보고서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생산됐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 보고서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2003년 가을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했다고 판단한다."

"우리는 이란이 2007년 중반까지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개하지 않았다고 상당한 확신(moderate confidence)을 가지고 평가한다."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무기한 중단할 용의가 있는지 확신을 가지고 판단할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이란이 충분한 양의 고농축우라늄(HEU)을 2010~2015년 사이에 생산할 기술적 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상당한 확신을 가지고 판단한다."

"우리는 이란이 2015년 이전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재처리할 기술적 능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높은 확신(high confidence)을 가지고 판단한다."

NIE "이란이 핵무기 획득 의도가 있다고 추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결론들에 따르면, 이 보고서 서두에 이탤릭체로 "이 국가정보평가(NIE)는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추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이 놀랍지 않다.

이런 결론은 물론, "이란에 상당히 체계적인 새로운 핵프로그램이 있다"는 체니 부통령의 주장과 "이란의 지도자들조차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는 부시 대통령의 부정확한 단정에 도움을 주는 게 아니다.

이제 더 이상 정보기관 분석가들이 '신념에 기초한 정보'를 생산하도록 요구받지 않게 된 것 같다. 2002년 10월 1일 제공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이라는 국가정보평가는 미 정보기관 역사상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신념에 기초한 정보'였다.

진실을 말하자면, 이란에 대한 국가정보평가 초안에 기록된 한 가지 사실을 국가정보국장 마이클 맥코넬이 지난 2월 27일 상원군사위원회에서 공개했다. 이란이 향후 10년 기간 중 초기 또는 중반 정도까지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맥코넬은 2003년 가울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월 그는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면서 신념에 기초한 대응방식을 고수했다.

당시 린제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 획득 추진하고 있다는 것에 모두 동의한다"는 발언으로 청문회를 마무리하려고 했다.

부시 행정부, 어떻게 또 왜곡 시도할까?

최근 맥코넬은 국가정보평가의 핵심판단들이 더 이상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번에 국가정보평가의 핵심판단들이 공개된 것은 흥미롭다. 내 추측으로는, 국방부, 특히 중부군 사령관 윌리엄 팰콘이 맥코넬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것이 아닐까 한다.

몇개월 전 팰콘 장군은 "내가 재임하는 한 이란에 대한 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 지휘관들을 제외하고 팰콘을 비롯한 고위 군 지휘관들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것은 공개된 비밀이다.

부시 대통령과 길들여진 언론들이 이번 보고서를 지난 번처럼 '추정에 불과하다"고 일축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백악관이 이번 보고서를 어떻게 왜곡시키려고 시도할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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