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면죄부 특검'에 신난 <중앙>, 이제는 복수전?
<중앙>, "김용철 변호사 법정 소송하겠다"
2008.04.18 10:20:00
'삼성 면죄부 특검'에 신난 <중앙>, 이제는 복수전?
삼성그룹에 면죄부를 준 특검 결과에 <중앙일보>가 신이 났다. <중앙일보>는 18일 조준웅 특별검사의 발표 내용을 세세하게 전하면서 사설까지 동원해 삼성을 위로하고 나섰다. 특히 특검의 부실수사 의혹 등의 문제제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또 이날 중앙일보는 특검에서 '삼성의 중앙일보 위장 계열 분리' 의혹에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 외에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을 들어 김용철 변호사를 상대로 민·형사상 법정 소송을 할 것임을 밝혔다. 이 신문은 "특검 수사 결과 김 씨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김 씨에게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삼성이 중앙일보를 위장 계열 분리했다고 폭로하면서 그 근거로 중앙일보가 삼성 구조본 재무팀에 수시로 돈을 달라고 요구했고 계열 분리 당시 김인주 사장이 자신에게 명의신탁 각서 초안을 부탁해 만들어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등은 특검에서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특검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수사를 종결했다.

이건희 회장, 무조건 덮어주면 되고?

이 신문은 1면 머릿기사로 조준웅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 발표 내용을 전하면서 제목을 "삼성 '쇄신안 다음 주 발표"로 뽑았다.

여타 신문들이 "이건희 회장 1128억 조세포탈"(조선일보), "이 회장 3개 혐의 적용 불구속 기소"(동아일보), "삼성, 경영승계 조직적 개입/ 이 회장, 배임·조세포탈 혐의"(경향신문), "99일 특검수사 결국 '삼성에 면죄부'"(한겨레) 등 삼성 특검 결과에 초점을 맞춘 것과 대조적이다.

그외 기사에서도 <중앙일보>는 이건희 회장이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사채 발행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이나 이 회장이 임직원 1190명 명의로 4조5373억 원 규모의 비자금을 차명관리해왔다는 사실 등은 기사 본문에만 썼을 뿐 제목으로는 전혀 쓰지 않았다. <중앙일보> 제목만 봐서는 이 회장이 무엇 때문에 기소됐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대신 이 신문은 "특검 '김용철 진술 오락가락…신빙성 없어'"(4면), "차명 주식은 비자금 아닌 이 회장 재산 결론"(5면) 등을 기사로 특검이 김 변호사를 비난하고 삼성에 무혐의 결론을 준 부분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또 "기업 경영 둘러싼 소모적 논쟁 그만"(4면) 등 특검의 '면죄부 수사'를 반기는 재계의 목소리를 부각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신문은 '삼성, 특검 짐 벗고 나라경제 살려라' 사설에선 삼성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를 "과거 관행을 현재의 법으로 책임을 물은 것", "일등이기에 회피할 수 없는 시대적 책무" 등으로 표현하며 삼성그룹에 대한 부당한 공격인 것처럼 표현했다.

이 신문은 "삼성은 '왜 우리만이냐'고 불만을 말할 수 있다"며 "특검에서 삼성의 행위가 '개인의 탐욕에서 비롯된 배임이나 조세포탈과는 다른 점이 있다'는 점과 '개별적 특수성이나 시대적 상황 등을 외면할 수 없다'고 인정한 점 등을 볼 때 삼성으로서는 그나마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비슷한 논조의 사설을 냈다. 이 신문은 '특검 이후의 삼성, 실질적 쇄신으로 답하라'는 사설에서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검찰이 다시 수사할 수도 없고 특검을 또 할 수도 없다"며 '덮고 가자'는 주장을 폈다.

"무능한 검찰이 유능한 삼성에 당했다"

한편 그외 신문들에서는 특검의 부실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겨레>는 "99일 특검수사 결국 '삼성에 면죄부'" 기사로 특검의 부실수사 논란을 1면에 내세우면서 사설에서 "시간과 능력이 부족하다면 검찰로 넘겨 수사할 일"이라며 "그런데도 섣불리 혐의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니 결과적으로 범죄적 관행을 묵인해 준게 된다"고 질타했다.

<경향신문>도 '솜방망이 단죄로 끝난 삼성특검' 사설을 통해 "특검이 과연 시대적 소명에 부응했는지는 의문"이라며 "'지배구조의 위·편법을 재단하고 형사적 처단을 하는 것'을 자신의 역할이라고 밝힌 특검도 '삼성 앞에 서면 작아지는' 검찰과 다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도 '특검이 무능했나, 삼성이 유능했나'는 사설에서 "특검이 이런 수사결과를 내놓고 '이제 삼성사태에 대한 논란을 끝내자'고 하면 국민들은 과연 고개를 끄덕일까"라며 "많은 국민들은 이번 특검 수사 결과를 접하고 '무능한 특검, 유능한 삼성'이란 제목의 연극 한편을 관람한 기분일 듯하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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