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조·중·동 광고주 압박' 게시글 삭제하라"
"'칭찬합시다' 반어 글도 삭제 대상" … 누리꾼 반발 클 듯
2008.07.01 20:04:00
방통심의위 "'조·중·동 광고주 압박' 게시글 삭제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포털사이트 '다음' 등의 '조·중·동 광고주 압박 게시글' 중 일부가 "기업의 업무를 방해한다"며 '삭제 권고' 결정을 내렸다.

"기업 이름, 담당자 전화번호 등 포함되면 삭제"

방통심의위는 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조·중·동 광고주 압박 게시글 80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58건에 '삭제 권고' 결정을, 19건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해당 없음' 결정을, 3건에 대해서는 현재 유통되는 정보가 없어 심의가 되지 않는 게시글 3건에 각하를 결정했다.

방통심의위는 '삭제 권고 결정'을 내린 58건의 글이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기타 범죄 및 법령에 위반되는 위법 행위를 조장하여 건전한 법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 '기타 정당한 권한 없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방통심의위 최옥술 과장은 삭제 권고를 결정한 58건에 대해 "광고주의 기업 명의나 담당자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면서 불매 운동을 지시, 권유하는 종류의 것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해당 없음'에 해당하는 글은 대체로 불매 운동과 관계 없는 내용의 게시글이다. 일부 불매운동과 관련된 글 중에도 '조·중·동을 보지 말자'는 정도의 내용을 담은 글은 '해당 없음'으로 분류됐다.

기준, 원칙 없어…'칭찬합시다' 글도 삭제

그러나 이날 방통심의위원회는 삭제 조치 대상인 게시글과 표현의 자유 범위 내로 인정되는 게시글을 나눈 뚜렷한 기준이 무엇인지, 해당 유형이 무엇인지도 제시하지 못했다. 심의 대상이 된 80개의 글도 공개하지 않았다.

방통위 관계자는 '기준이 무엇이냐', '삭제 유형을 제시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80가지 가운데 여러 가지 유형이 있기 때문에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다"고 얼버무리면서 "향후 각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삭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정리해서 문서나 구두로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삭제 결정된 글 중에는 '칭찬합시다'라는 식으로 조·중·동에 광고한 기업을 나열한 게시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순히 텍스트만 보고 단편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 "글의 유형이 다양해서 게시글 가운데는 (불매 운동을) 하지 말자고 하면서 (광고주 압박의) 의도가 전달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이 의뢰한 80건에 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은 2일 중 공문으로 전달된다. 만약 다음이 방통심의위의 삭제 요구를 다르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직접 나서 삭제를 명령할 수 있다.

누리꾼 '격렬' 반발 예상…'법적 대응' 예고

방통위가 조·중·동 광고주 압박 게시글에 '삭제 권고' 결정을 내림에 따라 누리꾼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다음 까페 '언론 소비자 주권운동 국민 캠페인' 누리꾼들은 지난 27일 기자 회견을 열어 방통심의위원회가 광고 목록 게시글을 삭제하라는 결정을 낸다면 법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언론 사유화 저지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도 1일 법적 소송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MBC <PD수첩>의 방송심의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오는 9일 전체회의에서 당사자의 의견 진술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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