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전쟁'은 美 대선용 기획?
[해외시각] 네오콘, '푸틴의 러시아' 악마화 돌입
2008.08.14 16:14:00
'그루지야 전쟁'은 美 대선용 기획?
'그루지야 전쟁'이 미국과 러시아의 대결로 비화했다. 미국은 그루지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명분으로 미 해군과 공군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미국은 러시아와 그루지야 중 양자택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관련 기사: 러시아-그루지야 전쟁, 新냉전 불 댕기나 )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미국이 그루지야를 내세워 러시아와 벌여온 신냉전이 군사적 충돌로 표면화된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그루지야를 관통하는 석유와 가스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한 에너지 전쟁의 성격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진보웹사이트 <트루스딕>의 발행인 로버트 시어는 최근 그루지야 사태를 올해 연말 대선을 겨냥한 '네오콘'의 음모라는 의혹을 제기해 주목된다.

  
  그루지야 정부 로비스트가 매케인 외교정책 수석자문
  
  시어는 'Georgia War a Neocon Election Ploy?' 라는 글에서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러시아가 개입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지난 8일 친러시아 성향으로 독립을 요구해온 그루지야의 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아를 공격한 샤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의 결정은 미국과의 교감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상식적인 의문을 던졌다.
  
  이어 그는 샤카슈빌리와 미국을 연결시킨 배후의 인물로 지난 4년간 그루지야의 공식 로비스트로 활동해온 랜디 슈네먼이라는 인물을 지목했다.
  
  그는 외국 정부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기간 동안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매케인 상원의원과 긴밀한 접촉을 해왔으며, 매케인 캠프의 외교정책 수석자문으로 합류한 이후에도 몇 개월이나 그루지야의 로비스트로 겸직한 것이 드러나 최근 미국 정계에 논란을 부르고 있다. 지금도 슈네먼이 고용된 로비업체는 그루지야 정부를 위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어는 그루지야 사태는 슈네먼 등 네오콘이 재집권을 위해 매케인의 대선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기획한 것으로 보았다. 러시아와 미국을 대립시키는 국면을 이용해 외교정책에서 매케인의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시키려는 선거운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 글(원문보기)의 주요 내용이다.<편집자>
  
  
  
▲13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함께 그루지야 사태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이번 사태를 꾸민 것이라는 주장이 가능할까? 그런 가능성을 일축하기 전에 랜디 슈네먼(Randy Scheunemann)의 역할을 고려해보자. 그는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존 매케인의 외교정책 고문이 된 몇 개월 뒤인 지난 3월에야 4년여에 걸친 그루지야 정부의 공식 로비스트 계약을 끝냈다.
  
  슈네먼은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구상' 책임자로 있을 때 이라크 전쟁을 기획한 네오콘 중의 한 명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00년 대선 때도 매케인 진영에서 일한 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옹호하는 이라크 해방위원회를 이끌었다.
  
  아무 보장 없이 러시아를 건드려?
  
  그가 최근 그루지야 사태에서 비슷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절친한 친구이자 고용주였던 그루지야의 대통령 미하일 샤카슈빌리가 어리석은 짓을 저지른 것을 달리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샤카슈빌리는 자치공화국인 남오세티아를 침공하라고 지시했는데, 러시아의 반격은 분명하게 예상된 것이다. 슈네먼처럼 영향력이 있는 미국인으로부터 미국이 뒷배를 봐줄 것이라는 모종의 보장을 받지 않고 샤카슈빌리가 위험한 도발을 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슈네먼은 매케인 대선 캠프에 합류하기 전부터 외교정책 분야에서 매케인에게 오랫동안 자문을 해왔다.
  
  지난 2005년 그루지야의 공식 로비스트로 활동할 당시 슈네먼은 매케인이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미 의회 결의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이듬해에도 슈네먼은 매케인과 함께 샤카슈빌리를 만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에 대한 샤카슈빌리의 호전적인 입장에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슈네먼은 이라크에서처럼 전쟁을 다시 일으키려는 매케인의 외교정책 노선을 지배해온 네오콘 일당의 중심에 서있다. 이들은 신냉전의 대상이 될 적을 찾아왔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되자 푸틴의 러시아가 점점 새로운 표적이 됐다는 것이다.
  
  너무 극단적인 주장 같이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점이 매케인 진영이 전쟁과 평화의 구상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美 군산복합체, 이라크에 이어 '푸틴의 러시아'를 표적
  
  매케인이 러시아의 지도자 푸틴을 악마화하는 것은, 사담 후세인을 이용해 미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가공할 적을 제공해 군국주의를 부추겼던 것보다 더 큰 계획이다.
  
  매케인은 신냉전에 대해 전의를 보이며 달려든 반면,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는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이느라 상대적으로 유약해 보일 것이다.
  
  한편, 매케인은 이라크에서부터 경제침체에 이르는 부시의 끔찍한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이런 유산은 무시될 것이다. 하지만 네오콘의 자금줄이 되어온 군산복합체는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의 군사비를 합친 것보다 이미 많은 미국의 국방예산을 더 늘릴 구실을 제공받게 될 것이다.
  
  러시아는 군비확장에 나선 적이 되고, 푸틴은 옛 소련의 이미지를 불러오는 스탈린의 환생으로 묘사되는 네오콘의 자기충족적 예언이 가동되고 있다.
  
  매케인은 러시아를 또다시 막아야 할 '복수의 화신'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푸틴은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지도자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지만, 그의 유전자 속 뿐 아니라 러시아 국민의 유전자 속에도 제국주의는 늘 도사리고 있다는 인식이 사실처럼 퍼져있다.
  
  코소보가 세르비아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지지한 미국이, 그루지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아(남오세티아와 함께 친러시아 성향의 자치공화국)에 대한 침공은 무시하는 것은 큰 모순이다.
  
  선거운동 기간 대외정책에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이점을 노려 매케인이 러시아를 악마화하는 슈네먼의 네오콘식 노선을 적극 수용한 것은 늙고 아주 무책임한 상원의원의 모습을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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