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헌재 결정 기다릴 수 없다"…후속조치 강행 방침
"특혜는 없지만 신규 사업자에게는 다양한 형태의 지원책 강구"
2009.07.26 16:43:00
최시중 "헌재 결정 기다릴 수 없다"…후속조치 강행 방침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6일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 강행 처리에 따른 시행령 제정 등 후속 조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이 '재투표', '대리투표' 의혹 등으로 무효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임에도 방통위는 '강행' 방침을 밝힌 것.

최시중 위원장은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 관련법 통과 이후 일고 있는 각종 논란에 답했다. 특히 그는 '조중동 법안 아니냐'는 비판에는 "결코 특정 신문이나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 결정 내릴 때까지 기다릴 순 없다"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 강행 처리에 따른 후속 조치를 진행할 것이냐를 두고 방통위원 내에서도 논란이 많은 상황이다. 민주당 추천 이경자, 이병기 방통위원은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 강행 처리에 따른 방통위원회의 후속 일정이 헌법재판소 결정을 지켜본 뒤에 이뤄지지 않으면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지난 24일 밝혔다

민주당 추천 이경자 위원은 방통위 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방통위 후속조치가 헌법재판소 결정을 지켜본 뒤에 이뤄지길 바란다"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헌재 결정이 있을 때까지 후속조치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병기 위원도 "헌재 결정이 정리될 때까지 미디어법 시행령 제정을 착수하지 않는 것이 옳다. 그런 점을 좀 잘 고려해 일 처리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만약 그런 논의가 계속된다면 나도 논의 참석이 어렵다"고 말했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이에 대해 최시중 위원장은 "위원회는 행정부의 기관이기에 실무적 준비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우리 위원회는 행정부의 일원으로 국회에서 의안이 통과되면 그에 따른 시행령 마련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가 가처분 결정을 내릴 때까지 행정 업무를 중단할 수 없다"며 '강행'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만약 헌재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그때 가서 방향을 바꿔야하지만 그대까지는 마련하고 있는 모든 조치들이 그대로 시행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경자, 이병기 위원과 함께 토론하고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렇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신문, 특정 기업 특혜 없다"

최시중 위원장은 '조중동 특혜 법'이라는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아직도 방통위가 특정 신문이나 특정 기업에 방송을 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이는 시장의 현실에 눈감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결코 특정 신문이나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는 없을 것"이라며 "새 방송사업자 선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언론사나 기업의 '이름'이나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시장에서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으며 연내에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을 도입하겠다"라며 "가급적 8월 중 구체적 정책 방안을 발표한 후 사업자 승인 신청 접수와 심사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몇개의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고 자본금 규모도 마찬가지"라며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로 "단지 통신업체도 3개의 큰 사업자가 하고 있고 지상파 방송도 3개 정도 아닌가. 보도전문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도 그와 같은 형태가 바람직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종합편성채널은 이제 실험단계이기 때문에 1개나 2개 사업자 정도에서 시험해보고 그 이후에 늘리는 문제를 고민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송업에 대한 세제 우대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는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들어 "시장에 신규 진입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합법적 범위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지원책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C는 '정명' 찾고, KBS는 수신료 인상"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 기존 지상파 방송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 방송 저널리즘은 위기라고 본다. 공익성과 객관성을 지키려는 노력보다 시청률 경쟁에만 몰두하는 상황"이라며 "다큐는 조작, 예능은 표절, 드라마는 막장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비난했다.

그는 '문화방송(MBC) 민영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MBC가 민영인지 공영인지 정명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방송문화진흥회가 새로 구성되면 아마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한국방송(KBS)에 대해서는 "치열한 민영방송의 시청률 경쟁 속에 KBS도 매몰되면 중심축이 흔들릴 것"이라며 "시장의 민영방송 경쟁이 치열할 수록 국민이 맑은 마음으로 볼 수 있는 KBS가 자리 매김 하도록 기본 틀을 만들어야 한다. 수신료 인상을 논의해야하고 가능한 빨리 국회에서 KBS의 요구에 응해 결정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BS 이사회가 새로 구성되면 이사회에서 해야할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내년 초,중반께 수신료 문제가 정리될 것이다. 곧 KBS가 정치 권력의 향배에 신경쓰지 않도록 KBS의 위상에 관한 문제가 국민들의 공론에 띄워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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