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조단 "이승헌 교수 실험 난센스"…달아오르는 '흡착물 논쟁'
"추가 실험 필요 없어…양판석 박사 데이터 오류 주장도 잘못"
합조단 "이승헌 교수 실험 난센스"…달아오르는 '흡착물 논쟁'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른 흡착물질 논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합조단의 윤덕용 민간측 단장은 29일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가 제기하는 흡착물 데이터 조작 의혹에 대해 "과학자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반격을 가했다.

이에 따라 이승헌 교수가 어떤 재반론을 펼지 주목되는 가운데 합조단과 해외 전문가들의 주장이 충돌하는 지점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본다. 합조단은 이날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3단체가 구성한 검증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흡착물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와 실험 결과를 내놨다.

▲ 합조단이 29일 언론 3단체를 상대로 설명회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쟁점1. 폭발로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 나오나

지난달 20일 조사 결과 발표 당시 합조단은 천안함 선체(A)와 어뢰 추진체(B)에 흡착된 물질, 그리고 합조단이 자체 실시한 수중폭발실험 생성물(C)에서 같은 성분의 물질이 나왔기 때문에 천안함은 어뢰 피폭으로 침몰됐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이승헌 교수는 '에너지 분광'(EDS)라는 방식으로 흡착물을 분석할 경우 A, B, C 세 곳에서 모두 나오는 알루미늄이 '엑스레이 회절'(XRD) 방식으로 분석했을 때는 C에서만 나왔다는 사실을 지목하며 데이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알루미늄은 폭발물에 들어가는 핵심 성분이다.

합조단은 A와 B에 대한 XRD 분석에서 알루미늄이 보이지 않은 것은 폭발로 형성된 알루미늄산화물이 비결정질로 변했기 때문이라면서, 그것이 바로 어뢰 폭발의 핵심 증거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승헌 교수는 알루미늄이 100% 산화되기는 힘들뿐더러 100% 비결정질화하기는 더욱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알루미늄을 녹인 후 급속 냉각시키는 실험을 직접 해본 결과 대부분 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나왔다고 밝혔다.

미국물리학연구소(American Institute of Physics)가 발행하는 학술지 <피직스 오브 플루이드(Physics of Fluids)>에 1994년 실린 논문 "Ignition of aluminum droplets behind shock waves in water"의 내용은 이 교수의 주장과 일치한다.

유럽의 손꼽히는 알루미늄 권위자 크리스티앙 바르젤(Christian Vargel) 박사가 1999년 쓴 <알루미늄의 부식(The Corrosion of Aluminum)>이라는 책에도 "섭씨 350도 이상의 고온에서는 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이 나온다"고 되어 있다. (☞관련 기사 : "천안함 침몰=어뢰 폭발?…알루미늄은 진실을 말한다")

그러나 합조단 폭발유형분과의 이근덕 박사는 이날 "수중에서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을 발견했다는 건 산에서 고래를 만나는 것과 같다"고 이승헌 교수와 관련 서적·논문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어뢰 폭발을 통해 비결정질이 나왔으며 천안함 사례가 최초라는 주장이었다.

윤덕용 단장도 "어뢰 피격에 의해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이 생겼다는 걸 거의 최초로 명확히 입증했다"며 "외국 사람들도 이에 대해 박사 논문이 몇 개 나오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조단은 이승헌 교수의 실험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알루미늄을 1100℃로 40분간 가열해 2초 이내에 냉각시킨 그의 실험은 3000℃ 이상의 고온과 20만 기압 이상의 고압에서 수만~수십만 분의 1초 내에 폭발이 일어나는 현상과 물리·화학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근덕 박사는 "이승헌 교수의 실험은 대장간에서 달군 쇠를 담금질한 수준 밖에 안 된다"며 "그것을 폭발 현상과 비교한다는 건 난센스"라고 일축했다. 윤덕용 단장은 "실험실에서는 폭발 현상을 구현할 수 없다"며 "엉뚱한 조건에서 한 실험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시비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이어 "이 교수의 실험은 폭발이 아닌 '보통'의 조건에서는 알루미늄을 산화시키면 결정질이 나온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이는 역으로) 폭발이라는 아주 특수한 고온·급랭 조건에서는 비결정질이 나온다는 걸 보여주는 것으로 어떤 점에서는 합조단의 실험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 쟁점2.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은 XRD 데이터에 보이지 않나

합조단은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은 XRD 데이터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승헌 교수는 비결정질이더라도 XRD 데이터의 특정한 위치에 신호가 반드시 보여야 한다고 반론을 펴고 있다. 또한 비결정질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동시에 검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합조단의 말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문제도 있다.

그러자 합조단은 이날 '토파즈'라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들고 나왔다. XRD 데이터에는 나타나지 않는 성분도 다 잡아낼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을 돌려보니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보였다는 것이다. 이근덕 박사가 소개한 토파즈 분석 그래프는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가로축(X축) 전반에 걸쳐 낮게 나타나 있었다. 특정 지점에서만 나와야 한다는 이 교수의 주장과 달랐다.

이에 대해 합조단의 이근덕 박사는 "특정 지점에서 불룩하게 나타날 수도 있고 전 구간에서 불룩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며 "비결정체의 경우는 높이가 뚜렷한 피크가 없다"고 말했다. 윤덕용 단장은 "비결정질도 조금 결정화되면 피크들이 넓어질 수 있고 비결정의 상태가 정말로 불규칙하면 넓은 피크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합조단은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열처리 실험을 했다고 새롭게 밝혔다. 비결정질을 결정질로 바꾸는 이 실험은 'EDS 데이터에서 보이는 알루미늄이 XRD에서는 알루미늄산화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EDS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이승헌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근덕 박사는 "열처리를 해보니 알루미늄산화물의 결정이 크게 나타났다"며 "이는 흡착물질이 알루미늄을 비결정질로 가지고 있었다는 뚜렷한 증거"라고 말했다. 결정질만 있을 때는 낮게 나타났던 산화알루미늄 피크가 열처리 후에 높아진 것은 비결정질로 있던 것이 결정질화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 쟁점3. EDS 데이터는 조작됐나

EDS 데이터의 문제점은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 지질과학과 분석실장인 양판석 박사에 의해서도 제기된 바 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에 있는 산소와 알루미늄의 비율이다. 양판석 박사는 지난 24일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의 EDS 시뮬레이션 프로그램(NIST DTSA Ⅱ)을 사용해 얻은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그 데이터를 보면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의 산소/알루미늄 비율은 약 0.23이다.

그러나 A, B, C 세 흡착물에 대한 합조단의 EDS 데이터를 보면 그 비율은 각각 0.92, 0.90, 0.81로 산소의 비율이 매우 높다. 양 박사의 시뮬레이션 결과와 크게 다른 것이다. "결정질의 함량은 제로에 가까워 물리적으로 무의미하다"는 합조단의 말을 따른다면 결국 이 수치는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의 산소/알루미늄 비율이다. 이에 양 박사는 "천안함 흡착물질은 어뢰 폭발로 나타난 비결정절 알루미늄산화물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관련 기사 : "천안함 데이터 치명적 오류…알루미늄은 거짓말 안 해")

그러나 합조단의 이근덕 박사는 "양 박사는 흡착물질에 수분(H2O)이 40% 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반박했다. 합조단은 흡착물질에 대한 성분 분석 결과 수분 등이 36~42% 함유됐다고 말해 왔다. 이 수분에 들어 있는 산소가 더해져서 EDS의 산소 피크가 일반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수분이 있는 상태로 EDS 분석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시료에 수분이 있었다. 양 박사가 그걸 간과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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