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들도 "위안부 문제 해결하라" 시위
세계 8개국서 '연대의 물결'…일본 우익 "위안부는 매춘부" 망언
2011.12.14 18:18:00
일본 시민들도 "위안부 문제 해결하라" 시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1000회를 맞은 14일, 서울을 비롯한 국내 30개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을 뿐 아니라 경계를 넘어 한반도, 아시아, 세계에서도 연대의 움직임이 일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해외 8개국 42개 도시에서 지난 1000주의 투쟁을 기념하는 국제 공동행동이 추진됐다고 밝혔다. '당사국'인 일본에서는 14개 지역에서 연대행동이 계획됐다.

포위당한 일본 외무성…우익단체 "위안부는 매춘부" 망언

일본 도쿄(東京)의 외무성 청사 근처에서는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일본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열렸다. 일본 전역에서 모인 1300여 명의 시민들은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라고 요구하며 손에 손을 잡고 외무성을 둘러싸는 '인간사슬' 시위를 벌였다.

집회를 주최한 시민단체들의 연대체 '일본군 위안부문제해결 전국행동 2010'은(☞한국어 홈페이지 바로가기) 지난 9일 성명에서 "일본 정부의 본말전도의 '불쾌감'을 표시하거나 '중지'를 요구할 게 아니라 함께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피해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와 보상을 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먼저 솔선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 세계에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피해 여성들이 원하는 보편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길이며 한국과 아시아 국가, 세계의 진정한 평화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최남단 오키나와(沖繩)에서 최북단 훗카이도(北海道)까지 전국에서 기념 촛불집회, 강연회, 세미나, 콘서트, 영화 상영회, 피해자 추모식 등 다양한 행사가 기획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외무성 인근에서는 각종 망언이 종합 전시된 우익 집회도 함께 열렸다. '힘내라 일본 전국행동위원회' 등 우익단체 회원 1000여 명은 "강제 연행은 없었고 위안부들은 단순히 매춘부(성매매 여성)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중 일부는 '위안부가 성노예라는 것은 거짓말'이라거나 '수요 시위에 가담하는 것은 반일행동'이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있었다. 한 우익단체 회원은 <연합뉴스>에 "일본군이 위안부 모집에 관여했다고 하지만 강제 동원한 적은 없다"면서 "미군이나 한국군도 위안소를 운영하는데 왜 일본만 사죄를 해야 하느냐"고 강변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일본 시민들이 14일 낮 12시께 도쿄(東京)의 외무성 청사를 둘러싸는 '인간사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인들도 공감 "1000회째 수요집회, 불굴의 의지에 존경"

정대협은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미국, 독일 등 7개국 28개 도시에서도 집회와 토론회 등 46개 행사가 열렸거나 열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뉴욕에서는 13일(현지시간)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과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 만남을 가졌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한느 리브만, 에셀 캐츠와 위안부 생존자인 이용수, 이옥선 할머니는 동병상련의 연대감을 표시하고 전쟁의 잔혹함을 고발했다.

행사를 마련한 쿠퍼버그홀로코스트센터와 한인유권자센터는 행사 참석자들의 서명이 들어간 청원서와 동영상을 오는 16일 뉴욕 유엔본부의 일본 대표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 현지시간 14일에는 미국 워싱턴의 일본 대사관 앞과 뉴욕 등 7개 지역에서 한인단체 등이 주관한 '1000차 수요시위 연대집회'가 열린다.

캐나다에서도 14일 오타와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에드먼턴의 올드스코나아카데믹 고교에서는 학생들 주관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편지쓰기 행사가 개최되는 등 관련 일정이 계획돼 있다.

같은날 독일에서도 베를린과 쾰른 등에서 집회가 예고됐으며, 이탈리아에서도 시민단체 '안젤리나 카르텔라' 주최로 연대 행사가 열린다. 안젤리나 카르텔라는 서울의 수요집회에 보내온 연대 메시지에서 "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를 요구하기 위한 세계 연대행동을 열 것"이라며 "반인도적 범죄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고 일본 정부에 명확한 해결과 공식적 사죄를 요구하기 위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필리핀과 대만 등의 시민단체도 1000차 수요집회에 연대를 표명해 왔다. 필리핀에서는 마닐라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대만에서는 타이베이(臺北)의 일본교류협의회 앞에서 집회가 열린다. 필리핀 시민단체 '카이사카'(KAISA KA)는 "쇠약한 몸을 이끌고 변압없이 시위를 이어가는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지에 감탄한다"며 "그녀들의 불굴의 의지를 존경한다"고 밝혔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의 샬릴 세티 사무총장은 정대협에 보내온 메시지에서 "할머니들의 시위는 매우 고무적이며 그들의 정의(에 대한) 요구는 크고도 명확하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일본 정부의 명백한 사죄와 이들이 견뎌온 피해에 대한 인정"이라고 밝혔다.

세티 총장은 "일본군 성노예제 생존여성들이 시위를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기다려온 것이 오직 '정의'라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일본 정부는 이 용감한 여성들이 생을 마감하기 전에 자신의 의무를 이행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도 한 목소리…6.15 남측위‧북측위 공동결의문 채택

냉각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남북 여성들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다짐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6.15 남측위) 여성본부는 이날 6.15 북측위 여성분과위원회와 공동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과 그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적극 연대할 것"이라며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반드시 받아내기 위해 유엔 등 국제기구, 해외단체들과 폭넓게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위안부 문제는 유엔을 통해 이미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됐다"면서 "1000 회를 맞은 수요집회에도 일본의 사죄, 배상요구가 실현되지 못한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북측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련행피해자 문제 대책위원회'와 민화협이 공동 명의의 연대사를 정대협에 보내오기도 했다. 이들은 "1000회째 수요집회에 참가하는 귀 협의회와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에게 굳은 연대성을 보낸다"고 밝혔다.

북측은 팩스를 통해 보내온 연대사에서 "근 20년 간 중단 없이 계속돼 온 수요집회는 과거 일제에 짓밟힌 민족적 존엄과 몸서리치는 성노예 범죄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의 폭발"이라며 "우리 민족의 굳센 의지의 분출"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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