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 출신 한학자 노촌 이구영 선생 별세
신영복 교수 등 '옥중 스승'
2006.10.20 11:05:00
장기수 출신 한학자 노촌 이구영 선생 별세
북한공작원 출신으로 22년간 복역했으며, 신영복 성공회대 명예교수의 '옥중 스승'이기도 했던 한학자 노촌(老村) 이구영(李九榮) 선생이 20일 새벽 2시 경기 안양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6세.

대대로 저명한 문인과 한학자를 배출한 연안 이 씨 집안의 종손으로 1920년 충북 제천 출생인 노촌은 일본 식민지 치하에서 민족의식에 눈을 떠, 1943년 독서회 사건에 연루돼 1년간 옥고를 치렀다.

그 이후 해방공간에는 사회주의 계열에 참여해 활동했고 한국전쟁 시기에 월북했다. 1958년 공작원으로 남파된 노촌은 경찰에 검거돼 22년간 복역하다가 1980년 출소했다.
▲ 노촌 이구영 선생 ⓒ이승혁

장기수로 복역하면서 그는 신영복 교수, 심지연 경남대 교수 등 시국사건 관련 투옥자들에게 한문과 서예를 가르쳤다. 특히 신영복 교수는 4년간 노촌 선생과 한방에서 지내면서 동양학과 서예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촌은 출소 이후 '이문학회(以文學會)'라는 한학 관련 모임을 만들어 후학 양성과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평생 써 온 글씨 100여 점을 모아 '글로써 벗을 모으고'라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또 부친 이주승과 작은아버지 이조승이 구한말 의병활동에 참여해 가문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의병.독립운동 자료 6000여 점을 노촌은 충북 제천에 세워질 의병도서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1남2녀가 있으며, 빈소는 강북삼성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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