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BBK 주가조작 사건 개입"
우리당 '증거자료' 제시하며 파상공세
2007.06.11 17:15:00
"이명박, BBK 주가조작 사건 개입"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BBK 투자자문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주가조작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11일 국회 정치.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 전 시장과 김경준 씨가 지난 2000년 함께 설립한 LKe뱅크와 BBK 등 38개 법인 계좌를 이용해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BBK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한 이 전 시장의 주장과는 달리 김경준 씨의 주가조작 사건에 이 전 시장의 연루 가능성을 구체적 근거와 함께 제기한 것이어서 파장이 주목된다.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의혹
  
  LKe뱅크는 이 전 시장과 김 씨가 동업으로 설립한 사이버 종합금융 회사로 김 씨는 당시 LKe뱅크의 자매회사인 BBK를 운영하고 있었다. 김 씨는 이듬해 BBK를 통해 '뉴비전벤처캐피탈(구 광은창투)'를 인수한 뒤 회사명을 옵셔널벤처스로 변경, 주가를 조작한 뒤 2001년 말 회사돈 390억 원을 빼내 미국으로 도피했으나 체포돼 감옥에 있는 상태이고, 우리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박 의원은 "옵셔널벤처스가 외국인에게 M&A 된다는 풍문을 이용, 주가가 2000원 대에서 8000원 대로 4배가 상승했다"며 "그 이후 횡령으로 상장 폐지되자 5200여 명의 소액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 옵셔널벤처스의 주가그래프 ⓒ프레시안

  그는 "한국 검찰이 범죄인 인도요청을 위해 미국에 보낸 주가조작 관련 수사기록에는 LKe뱅크 계좌와 BBK 계좌가 수없이 나타난다"면서 "주가조작 사건에 이용된 계좌로 명시된 LKe뱅크는 이 전 시장이 대주주이고 주가조작 사건이 벌어질 당시 대표이사였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근거로 범죄인 인도요청에 첨부된 가장매매 내역 사본을 공개했다.
  
▲ 가장매매 내역 ⓒ프레시안

  박 의원은 LKe뱅크와 BBK의 임대차계약서를 제시하며 두 회사의 사무실이 동일한 장소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주가조작 당시 LKe뱅크 이사였던 김백준 씨가 BBK의 리스크 매니저로 근무했던 점, 이 전 시장 캠프에 근무하는 이 모씨가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 당시 주식주문입력 등의 업무를 했던 인사라는 점 등도 BBK와 이 전 시장의 관련된 근거로 제시했다.
  
  박 의원은 또한 BBK가 2000년 5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정관개정 신청서를 제시하며 "이 전 시장 측은 개정된 정관이 김경준 씨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원래 정관에 김경준 씨가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한 신주인수권 조항을 삭제하고 이 전 시장이 이사회를 장악하도록 하는 조항을 김 씨가 몰래 삭제할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주장했다.
  
▲ BBK 신구정관 대비표 ⓒ프레시안

  "국정조사-특검 실시해야"
  
  박 의원은 이어 금감원에서 입수한 LKe뱅크의 e뱅크증권중개의 출자 주주관계 확인서도 공개했다. e뱅크증권중개는 BBK와 마찬가지로 LKe뱅크의 자회사다.
  
  이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의 지분은 35억 원, 김경준 30억 원, 김 씨의 누나 에리카 김은 9억 원, 이상은 9억 원, 김재정 9억 원, 크리스토퍼 김 8억 원 등 총 자본금이 100억 원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이상은 씨는 이 전 시장의 친형이고, 김재정 씨는 이 전 시장의 처남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김은 김경준과 동일인물로 추정된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이 중 김 재정씨는 이 전 시장의 처남임에도 불구하고 서류에 이 전 시장과 '특수관계인 관련 없음'이라고 명기해 허위사실 기재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검찰이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에 착수한 시점은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시되던 2002년 3월이었다"며 "검찰 수사기록에는 옵셔널벤처스에 대한 주가조작 혐의는 적시하고 있지만 불법이득의 규모와 자금 흐름에 대한 수사기록이 없고 김경준 씨의 380억 원 횡령 사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미국 법원에서 사기죄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다"며 "국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 특별검사제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텍 가압류 의혹
  
  송영길 의원도 LKe뱅크 계좌 사본 등을 제시하며 "LKe뱅크 설립 후 실적은 BBK를 통해서 계좌이용을 한 것 외에 뚜렷한 것이 없다"며 "LKe뱅크는 페이퍼컴퍼니 역할을 하고 실제로는 BBK에서 모든 일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 역시 BBK 정관을 공개하며 "정관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BBK 주식이 한 주도 없지만, 김경준 씨와 동일한 권한을 갖도록 돼 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특히 2001년 2월에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전 시장의 '심텍의 가압류 조치'라는 문서를 공개했다.
  
  김경준 씨 앞으로 보낸 이 문서에는 "심텍 측이 본인의 재산에 대해 소송절차의 일환으로 가압류 조치를 취했다"며 이에 대한 김 씨의 의견을 구하는 내용으로 이 전 시장의 친필 서명이 있다. 심텍은 BBK 금융사기사건의 피해자로 이 전 시장 재산에 대한 가압류 조치가 취해진 것은 BBK와 이 전 시장의 관련성을 추정할 단서라는 게 송 의원의 주장이다.
  
▲ 이 전 시장이 김경준 씨에게 보낸 문서 ⓒ프레시안

  이명박 "면책특권 이용해 함부로 정치공세"
  
  이와 관련해 이 전 시장은 "법적으로도, 사실적으로도 (BBK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국회의원들이 면책특권이라고 해서 함부로 정치공세를 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경준 씨가 BBK를 설립할 당시 나는 외국에 있었다. 돌아와서 아주 유능한 금융인이라 해서 금융회사를 함께 차렸지만 문제가 있어 중도에 포기했다. 그 이후 김 씨가 여러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한 "(내가 BBK) 주식을 소유했는지 여부는 국세청에 알아보면 되고 김경준 씨와 관계된 분이 검찰과 금감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완벽한 진술과 증거가 있으므로 더 이상 공세가 없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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